[새문장2기]열하, 나를 찾는 여정(열하일기_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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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시선이 계속 방 한쪽에 있는 보따리에 간다. 모두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몹시 궁금한 모양이기에, 내가 창대를 시켜 보따리를 끌러 속속들이 헤쳐 보이게 하였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고 가지고 간 붓과 벼루 뿐이다. 두툼하게 보인 것은 모두 필담을 휘갈겨 쓴 것과 구경한 것을 기록한 일기였다."
아는만큼 보인다.
붓과 벼루만으로 연경 여행길에서 중국의 벗들과 교유하며 지성을 꽃 피운 연암, 열하일기에서 내게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어딜 가나, 캐리어 한가득 관광기념품과 선물들로 채우던 내 모습! 뭔가 허한 마음을 그것들로 채웠었나보다.
열하일기의 대장정을 따라가며,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답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지적 호기심과 욕구가 컸었는데, 연암의 발자취에서 내가 살고 싶고 되고 싶은 삶의 모습을 보게 된다.
"내가 한양을 떠나 여드레만에 황주에 이르렀을 때 말 위에서 생각하기를, 본래 학식이 없는 내가 중국에 들어가 중국의 큰 학자를 만나면 무슨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며, 무엇을 물어보아야 할 것인지...? 이에 대해 번민한 적이 있다. 그리하여 마침내 예전에 남에게서 주워들은 것 중 지전설과 달 속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내어 안장에 올라앉은 채 말고삐를 잡고 있을 때마다 졸면서도 수십만 마디 말을 내 나름으로 풀어내었다. 그리하여 가슴 속의 글자 아닌 글과 허공의 소리 없는 글이 하루에도 몇 권 분량이 되었다."
나는 지성을 꿈 꾸면서 얼마나 절실히 노력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나? 내면의 지식세계를 넓혀야 한다. 아직 완전히 사그러들지는 않은 나의 지적 호기심의 불씨를 되살려 지식ㆍ지성의 용광로를 만들어 보리라.
열하의 문인들과 사귀고 연경의 명사들과 교유하며 그곳 문물제도를 보여준 연암의 시선을 통해 그간 그다지 관심ㆍ동경심도 없던 중국에 대해 매료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큰 세상에 눈 뜨이는 경험..
연암이 길 위에서 만난 이들과 펼친 지적 교류ㆍ우정은 내게 감동과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열하! 낯선 그 곳에서 되고 싶은 내 모습, 나를 만나는 것 같다.
연암의 발자취, 그 자체로서 '시선'을 말해준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 이 표현 중에 가장 중요한 단어는 '시선'이라는 최진석 교수님의 말씀이 몸소 이해되는 경험이었다.
여행길에서 '구경에는 억척스럽다'는 놀림을 받았던 연암!
마지막 유언으로 깨끗하게 씻어달라는 말 만을 남겼다는데, 저 세상(다음 세상)에서조차 홀가분하고 호기심어린 마음으로 유람하였을 것만 같다. 장복이, 창대도 없이 말이다.
아는만큼 보인다.
붓과 벼루만으로 연경 여행길에서 중국의 벗들과 교유하며 지성을 꽃 피운 연암, 열하일기에서 내게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어딜 가나, 캐리어 한가득 관광기념품과 선물들로 채우던 내 모습! 뭔가 허한 마음을 그것들로 채웠었나보다.
열하일기의 대장정을 따라가며,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답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지적 호기심과 욕구가 컸었는데, 연암의 발자취에서 내가 살고 싶고 되고 싶은 삶의 모습을 보게 된다.
"내가 한양을 떠나 여드레만에 황주에 이르렀을 때 말 위에서 생각하기를, 본래 학식이 없는 내가 중국에 들어가 중국의 큰 학자를 만나면 무슨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며, 무엇을 물어보아야 할 것인지...? 이에 대해 번민한 적이 있다. 그리하여 마침내 예전에 남에게서 주워들은 것 중 지전설과 달 속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내어 안장에 올라앉은 채 말고삐를 잡고 있을 때마다 졸면서도 수십만 마디 말을 내 나름으로 풀어내었다. 그리하여 가슴 속의 글자 아닌 글과 허공의 소리 없는 글이 하루에도 몇 권 분량이 되었다."
나는 지성을 꿈 꾸면서 얼마나 절실히 노력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나? 내면의 지식세계를 넓혀야 한다. 아직 완전히 사그러들지는 않은 나의 지적 호기심의 불씨를 되살려 지식ㆍ지성의 용광로를 만들어 보리라.
열하의 문인들과 사귀고 연경의 명사들과 교유하며 그곳 문물제도를 보여준 연암의 시선을 통해 그간 그다지 관심ㆍ동경심도 없던 중국에 대해 매료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큰 세상에 눈 뜨이는 경험..
연암이 길 위에서 만난 이들과 펼친 지적 교류ㆍ우정은 내게 감동과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열하! 낯선 그 곳에서 되고 싶은 내 모습, 나를 만나는 것 같다.
연암의 발자취, 그 자체로서 '시선'을 말해준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 이 표현 중에 가장 중요한 단어는 '시선'이라는 최진석 교수님의 말씀이 몸소 이해되는 경험이었다.
여행길에서 '구경에는 억척스럽다'는 놀림을 받았던 연암!
마지막 유언으로 깨끗하게 씻어달라는 말 만을 남겼다는데, 저 세상(다음 세상)에서조차 홀가분하고 호기심어린 마음으로 유람하였을 것만 같다. 장복이, 창대도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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