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장 2기] 自彊歌(자강가)-(징비록-류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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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彊歌
강민서
컴한 하늘 숲에 흐르는 비바람 소리
흉흉한 소문 습한 운무 앞세운
사악한 이리떼 소리죽여 뭍에 오를 때
무지한 임금 음해와 역모가 난무하는 조정
빈약한 상상력 다급한 세상일에는 청맹과니로구나.
천지가 꽃문을 여는 잔인한 4월
산천을 뒤흔드는 총탄 번득이는 칼자루 앞세우니
승리의 봄빛에 취해 펄럭이는 적의 깃발 아래
어진 백성 나약한 목숨으로 허망하게 짓밟힌다.
기강과 군율은 무너지고 다부진 성벽은 힘을 잃었으니
오만하고 무능한 장수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
통곡이 난무하는 피난길 초라한 어가(御家) 갈곳을 잃고
목숨을 부지하는 일조차 구걸로 구차하구나
軍을 모르는 君은 적의 손에 강토를 넘겨주었다.
노자에 이르기를
‘모든 위험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은
적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라’ 하였거늘
백성을 버려두고 한때의 영화와 권력을 탐하며
헛된 망상으로 비굴한 만행을 살뜰히 감추면서
이후로도 당쟁을 계속하겠는가?
원통한 진주성 포루의 꿈마저 노을빛에 사라지고
광양과 순천 적군에게 허리 잘려 쓰러진 날
온갖 모함과 근심에 싸인 고독한 장수
홀로 뱃전에 앉아 서늘한 바람을 맞는구나.
전쟁의 판세는 기약할 수 없고
싸움에는 정해진 법이 없는 법
천 마디 말도 만 가지 계획도 부질없다
오직 뛰어난 장수 한 사람을 얻는 것이 최고라
命을 놓고 나온 장수 이겨 놓고 싸우니 그 누가 당하랴
일당 천 사생결단으로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하늘이 위로하사 승리의 북소리 바다에 일렁이네.
공과 죄는 가리고 덮을 수 없으나 영웅은 가고
강산은 말이 없네 다시 우리가 하나 된 담대함으로
다시 우리가 면면이 일어서야 하나니
남을 믿어서도 의지해서도 아니 되는 일
우리가 다시 중흥해야 우리가 다시 독립해야
제힘에 따라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 하나니
제각각 제나라 부강케 하는 일 말고 무엇이 시급하랴.
하던 대로 따라 하고 잠시의 편안함만 취하며
임시변통으로 때우고 경박한 안이함으로
앞 수레가 넘어진 것을 보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옛 일을 두고서도 경계하고 살피지 않는다면
아아! 이 어찌 위태로운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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