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장] 85일째를 마주하기 위한 준비=나를 향해 걷는 것(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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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앙: 누구보다도 고기잡이에 요령이 있고 배짱도 있으며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과 신념이 있는 산티아고와 그런 산티아고를 무척 따르는 마음 따뜻한 소년 마놀린은 오늘도 희망을 안고 낚시 미끼를 준비한다. 할아버지와 손자뻘인 산티아고와 소년 마놀린, 얼핏 보면 소년은 노쇠한 노인 산티아고를 챙기고 용기를 북돋고 말동무가 되어주는 등 독거노인을 보살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의 놀림과 무시에도 끄떡하지 않고 신념과 자부심으로 오롯이 자신을 향해 걸어가는 산티아고를 소년은 추앙하고 있던 것이었다. 누군가로부터 추앙받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추앙을 받으려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까? 자기 자신을 믿고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흔들림 없이 나아가며, 귀감이 되고 신성할 수 있다면 추앙받아 마땅하다. 산티아고는 소년의 추앙으로 인해 거대한 청새치와 사투를 벌이고, 상어 떼를 물리치기 위해 생사의 기로에서 소년을 그리워하며 힘을 낼 수 있었다. 진심 어린 내 편은 가장 큰 무기가 되는 것이다.
2. 거북이 알과 상어의 간유: 고기잡이 요령이 많은 산티아고가 84일 동안 고기를 낚지 못한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드디어 85일째가 되었을 때, 이날을 위해 봄부터 바다거북의 알을 먹고 쓰디쓴 상어의 간유를 날마다 마시며 체력을 비축해 왔다. 운이 왔을 때 그것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노쇠한 신체를 치밀하고 노련하게 관리해 왔던 것은 85일째를 위해서였다. 사투를 벌여 커다란 청새치를 낚고 상어 떼를 물리칠 수 있었던 두 번째 조건이었다.
3. 사자의 꿈: 산티아고는 수시로 사자의 꿈을 꾼다. 니체는 사자를 자기 자신의 약점을 고치려는 자유의지라 표현했다. 의지를 가지려면 내가 있어야 한다. 즉 타인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내가 판단하고 자신이 주인이 되는 것이다. 사자의 꿈은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하려는 방편이다. 사자의 꿈은 산티아고의 정신을 점점 강인하게 만들었으며 사지에서 살아오게 하였다. 지금도 사자의 꿈을 꾸고 있는 산티아고는 더욱 강인한 어부로 거듭날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인간의 일생에 대해 떠올려 보았다.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산티아고의 고깃배처럼 사회라는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 마리의 고기를 낚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고 산티아고의 85일째처럼 그렇게 운이 닿을 때도 있을 것이다. 85일째를 마주하기 위해 나머지 나날을 근면 성실히 진실한 마음으로 준비한다면 기꺼이 운을 받아 낼 것이다.
설사 상어 떼의 공격에서처럼 필사적인 상황에 직면하여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자신을 향해 꾸준히 걸어온 사람이라면 파멸은 있을지 몰라도 패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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