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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문장] 지하/탈출_지하로부터의 수기(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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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수미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2,827회   작성일Date 22-11-03 01:40

    본문

                                          지하/탈출  (김수미)

                                                       

    지하

    이 책의 텍스트는 지하에서 생산된다.

    지하는 인적이 드물고 햇빛도 잘 들지 않아 어두워서 은밀히 무언가 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영화나 소설에서 나오는 지하라는 공간은 끔찍한 살인이 일어나고

    어떤 사건의 쓰레기들을 지하에 숨겨둔다.

    관청에서 근무 하는 화자는 자신의 생활에서 쌓이는 무료함, 자신의 욕망, 제곱근을 구하려는 인간들에 대한 불만 등등을 지하로 끌고 내려 온다.

    죽음과 연관이 있을 것 같은 지하에서 화자는 자신을 잘게 조각 낸다.

    그 조각들은 자신을 찌르고 자르고 죽을 만큼의 고통을 준다.

    고통은 화자를 살리기 위해 복수와 쾌락을 명령한다.

    사회에 정 반하는 자신의 감정을 무기삼아 무언가 파괴하려 든다.

    이 부조리한 사회에서 영향력 있고 힘이 있는 장교를 대상으로 상상의 결투를 신청 한다.

    결투는 전략적으로 훈련되어지고 집요하게 반복한다. 그리고 끝내 성공한다.

    지하에서 자신을 부스고 자르고 찌른 고생이 보상으로 쾌감이 되었기에

    나의 사랑스러운 친구(결투를 신청한 장교)를 떠올리며

    지금은 잘 지내는지 누구를 짓밟고 있는지 전해지지 않는 안부를 묻는다.

    화자는 지하에 눌러 살게 되었고,

    회한과 눈물, 저주, 환의를 재료로 ‘모든 아름답고 숭고한 것’을 만드려는 공상을 한다.

    공상이 행복의 경지에 도달 했을 때 단 한명이라도 있어야 하기에 사람들 사이로 끼어든다.

    하지만 몇 년간 만나지 못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모욕과 멸시가 기다리고 있다.

    화자는 가장 불손한 방법으로 그들 모두를 모욕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친구들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열의를 가지고 전략을 짰다.

    친구들은 사라졌고 아름답고 순수한 진눈깨비 같은 리자(창녀)를 만났다.

    친구들에게 받은 모욕과 멸시는 리자를 무너뜨리는 게 필요한 욕망으로 전환되었다.

    리자에게 어느 창녀의 초라한 죽음을 공포 스럽게 이야기 해 주었고

    리자를 구원해 줄 수 있는 것 처럼 자신의 집 주소를 남겼다.

    시간이 지나서는 리자가 자신을 찾아 올까바 매우 괴로워 했다.

    너저분한 잠옷 차림에 낡은 가구가 놓여져 있는 자신의 가난한 형편을 들킬 까 두려웠고

    리자를 만나던 날 영웅인척하며 주소를 남겨준 자신의 행동에 몹시 분노하였다.

    화자의 집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는 상전 같은 하인에게 이 괴로움을 화풀이로 전달했다.

    그러는 와중에 리자가 찾아 왔다.

    리자를 구원해줄 영웅도 현인도 아닌 자신의 현실을 보고 있는 리자에게 모든 걸 얘기한다.

    그리고 리자의 손에 5루블을 쥐어 주면서 순수하고 하얀 진눈깨비를 마구 짓밟고 더렵혔다.




    탈출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만났다.

    제목부터 벌써 어둡고 침침했다.

    문장에는 모순된 욕망이 나열되어 있다.

    내가 좋아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화자가 맘에 안 들었고

    지하에서 40년을 살았다는 설정도 공감이 가지 않았다.

    멀미가 나고 어지러웠다.

    글을 쓰기로 한 나와의 약속을 지켜야 했기에

    제곱근을 구하려고 이 책을 뚫어져라 쳐다 보고 있었다.

    스트레스가 한계를 넘어가고 있었고(엄살) 글은 한 개도 연결되지 않았다.

    동시에 마감 시간에 쫓기고 있었다.

    글을 생산해 내려다 시간을 다 보내고 포기를 할 것만 같았다.

    이 순간 내가 애쓰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다.

    책 내용을 정리 하는 거였다.

    너무도 공감이 가기도 했고 너무도 이해가 안 되고 어지러웠다.

    최근 얼마 전에 내 삶이 효율적이지 못하는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었다.

    나는 효율적인 삶을 원하면서 내가 행복하기를 원했다.

    나의 이 욕망을 나는 알고 있다.

    알고 있다는 나의 생각이 나를 자만하게 만들었고 아는 걸로만 세상을 다루려고 하였다.

    오늘 나는 아는 척 하고 싶지 않고 나에게 덕지덕지 무언가 덧붙이고 싶지 않다.

    모름으로 이 지하에서 탈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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