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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세이건, 코스모스에 대한 철학적 단상(2) / 기본학교 필사모임_우주쓰다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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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정재윤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4,626회   작성일Date 22-04-08 15:5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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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그는 파피루스 책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는 것을 보았다. 남쪽 변방인 시에네 지방, 나일 강의 첫 급류 가까운 곳에서는 6월 21일 정오에 수직으로 꽂은 막대기가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다... 보통 사람 같으면 쉽게 지나쳐 버릴 관측 보고였다. 나무 막대기, 그림, 우물 속의 비친 태양의 그림자, 태양의 위치처럼 단순하고 일상적인 일들이 무슨 중요한 의미를 품고 있으랴? 그러나 에라토스테네스는 과학자였다. 그는 이렇게 평범한 사건들을 유심히 봄으로써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어떻게 보면 세상이 다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실험 정신이 강한 학자였다... 800킬로미터의 50배이면 4만 킬로미터, 이것이 바로 지구의 둘레인 것이다. 제대로 나온 답이었다. 그때 에라토스테네스가 사용한 도구라고 할만한 것은 막대기, 눈, 발과 머리 그리고 실험으로 확인코자 하는 정신이 전부였다. 그 정도만 가지고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의 둘레를 겨우 몇 퍼센트의 오차로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2,200년 전의 실험치고는 대단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따라서 에라토스테네스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한 행성의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칼세이건, 「코스모스」, 사이언스북스, 47~50쪽 >


    인간은 우주와 자연의 일부분이다. 따라서 우주는 곧 나다. 내 존재가 바로 질서와 조화 속에 있는 코스모스다. 여기 두 명의 인간이 있다. 한 사람은 자기를 자기 이상으로 넘어서지 못하고, 자기라는 코스모스를 침묵시킨다. 또 한 사람은 자기를 자기 이상으로 끊임없이 넘어서며, 자기라는 코스모스를 세계에 발현한다. 전자는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자신이 모든 가능성과 잠재력의 코스모스를 품고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후자는 자기라는 코스모스를 발현하고 세계와 감응하며 새로운 코스모스를 창조한다. 에라토스테네스가 바로 후자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그는 과학, 천문, 역사, 지리, 철학, 시인, 연극 평론가로 자기라는 코스모스를 무한대로 확장한다. 그 과정에서 단련되어온 자세, 감각, 지성, 직관, 정신을 통해 지구 둘레의 인식이라는 전에 없던 코스모스를 문명에 선사한다. 자기라는 코스모스를 조율하고 발현하여 새로운 코스모스를 창조하려는 인간. 인간의 존재와 삶의 이치에 통달하려는 내가 향하는 길이다. 누군가가 구조 지은 코스모스를 헤집고 사는 베타(β)가 될 건가? 나의 코스모스를 확장하여 인간 존재와 삶의 이치라는 우주를 발견하는 알파(α)가 될 건가?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비범한 통찰로 낚아챌 수 있는가? 또는 그러한 경지에 오르기 위해 갈고닦고 있는가? 에라토스테네스가 내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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