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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문장] 기만과 신뢰_인간실격(다자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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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배민정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2,758회   작성일Date 23-04-13 21:49

    본문

     유다는 스승을 통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스승을 사랑한 이유에는 조건이 있었다. 그 조건을 스승이 충족시키지 못하자 스승을 배반하였고 죽게 하였다그러나 그의 스승은 기만하고 배신한 유다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구원하였다.

     

    요조는 익살이라는 자기기만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싶다. 요조의 익살을 가장한 기만은 세상과의 괴리만 부추길 뿐이다. 인간의 세계와 동화되기 위해 자신의 본성(욕망)을 감추고 타인의 눈치만 살피기 급급했던 익살로 인해 자아로부터 멀어지고 욕망과 의지는 소멸되어 갔으며 결국 파멸에 치닫게 되었다.

    요조에게 세상은 기만이자 공포이다. 평화롭게 풀을 뜯는 소가 느닷없이 꼬리를 휘둘러 잔인하게 파리를 때려잡는 모습에서조차 기만으로 인한 공포를 느낀다. 순진무구한 신뢰로 인해 겁탈당한 요시코를 보면 세상은 더욱 무섭고 공포스러울 뿐만 아니라 신을 저주하고 싶어진다. 차라리 요시코도 세상을 기만하고 원망하며 자신처럼 무너지길 바래본다. 그렇지만 여전히 순결무구한 요시코를 요조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무구한 신뢰심은 정말 죄가 되는 걸까? 기만은 신뢰를 바탕으로 저질러질 때 가장 효과적이다. 믿는 사람일수록 그 상처는 더 치명적이 된다. 어쩌면 인간이 서로가 서로에게 속고 속이는 것은 본능이며 당연한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갖는 믿음 모두 다르니 속이지 않아도 속게 되는 것이고 속고도 속이는 줄 모를 뿐이다. 요조 아버지의 형편없는 연설을 듣고도 뒤로는 조롱과 험담을 그 앞에서는 칭찬이라는 기만적인 인간의 행동만 보더라도 약육강식의 지구상 생존원리를 간파할 수 있다.

    속고 속이는 불신이 충만한 사회는 그나마 밝고 명랑해서 다행이다. 기만과 신뢰 사이에서 내가 생존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욕망이고 의지이며 삶의 동력이다.

    요조는 어릴때부터 상대방의 요구에 맞추어 사는 것이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행동으며 점점 자아를 잃어갔다. 그래서 스스로의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지 못했고 주체로부터 점점 멀어졌다.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삶, ‘모든 것은 지나간다. 모든 것은 지나갈 뿐이다라며 방해꾼 돌을 돌아가는 두꺼비처럼 초라한 자신을 마주하면 비애감만 남을 뿐이다. 수동적으로 살수 밖에 없다면 제아무리 천재라 하여도 박제로 남을 뿐 읽는 내내 이상의 날개가 연상되는 것은 신뢰와 기만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는 것이 닮아서였을까?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읊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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