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을 마무리하며, 돈키호테를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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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광기어린 상상이, 공상과 망상이 나에게도 늘 넘실대고 있었다. 불안하고 두렵고 지독하게 외로웠던 어릴 시절, 나는 끊임없이 공상의 세계로 훨훨 날아다녔고
어머니가 부르시면 얌전하게 다시 세상에 내려앉아 최선을 다해 현실의 신발을 신고 걸어 다녔다. 혼자였다. 나만의 세계는 무한대였고 아무도 몰랐고
나는 그 무엇이 될 수도 있었고 또한 어떤 것도 내 앞에 불러 올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서 나는 더욱 더 외로움이 사무쳤고 고무줄놀이하는 동네 아이들과 한 패를 이루기보다는
땅거미지는 골목길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곧이어 내 눈 앞에 나타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여인을 뛰어가 안기 위해서...
돈키호테의 둘시네아도 아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여인이었으리라. 한 번도 본 적 없는...
지금은 내가 골목길로 들어서고 있다. 땅거미가 지고 어디선가 밥 짓는 냄새가 나고 어둑한 기운이 감도는 맑은 하늘엔 거울같은 초승달이 샛별과 딱 한 뼘만큼 떨어져
시가 돼버렸다. 나에게...
돈키호테, 이제 그만 편히 쉬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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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님의 댓글
최진석 작성일 Date자! 되든 안 되든 우선 쪼그라진 심장부터 쫘아아아악 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