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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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관이 다 차면 구급차가 싣고 떠났다. ...관이 비워지고 시신들은 헛간 같은 곳에서 순서를 기다렸다....관은 소독약이 뿌려진 후 다음 병원으로 옮겨졌고...
공터에 거대한 구덩이 두 개가 파여 하나는 남자용, 다른 하나는 여자용이었다.
구덩이 밑바닥에는 어마어마한 산화칼슘(석회)이 부어지고 부글부글 거품이 끓어오른다.
...마지막 수치심도 사라지고 남자건 여자건 가리지 않고 뒤죽박죽으로 쌓아놓고 ..
다시 또
들것을 들고 와서 쏟아 붓고 그위에 다시 산화칼슘이 부어지고 다음 손님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 놓는다.
개들의 그것과 다른 점은 가족들이 사인한 명부가 있다는 것이다.
전염병 창궐에 대해 이보다 더 정확하고 사실적인 설명은 없으리라. 페스트뿐이겠는가?
크고 작은 전쟁과 사회적인, 개인적인 삶의 갈등 또한 그렇게 잔인하게 정점으로 치달아 혼돈으로 몰고 가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상황을 덮어버리고 내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두 번의 단란한 장면을 나는 본다.
때때로 무너지고는 있지만 결코 다 무너지지는 않는 질서를 유지하는 힘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재앙이나 부조리를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으로 삽입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사람들.
인정과 선의가 교감하는 신선하고 감미로운 빛.
그건 암울한 절망속에 더 반짝이는 인간애人間愛의 공감이었다.
“지금 이 순간을 우정을 나누는 시간으로 하면 어떨까요?”
리유와 타루는 밤바다에서 잠시 페스트를 잊고 헤엄을 치며 행복하다고 느낀다.
우리는 어쩌면 이런 순간이 있기에 살 수 있는게 아닐까?
그리고 어머니, 자신을 내세우는 일 없이 창가에 조용히 앉아 다정하게 안도감을 주는 존재. 그들은 고백한다.
“어머니와 함께라면 모든 일이 정말 늘 쉬워 보였다.”
“언제나 내가 다시 찾아가 만나고 싶던 사람은 나의 어머니였 다.”
나는 주변 누구에게나 진정 이런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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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송선형님의 댓글
송선형 작성일 Date
공감합니다!
저도 이 부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신정애님의 댓글
신정애 작성일 Date네, 우리는 균을 퍼뜨리지 않는 정도의 한계를 뛰어넘어 치료약과 백신이 되는 모습의 존재가 되기를 꿈꾸어야 됙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