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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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얼마나 고단한가?
노인은 84일동안 고기 한마리 잡지 못하고, 함께 고기잡이를 하던 소년조차 다른 배로 옮겨가 혼자남아
먼 바다에서 운좋게도 배보다도 큰 청새치를 잡았으나, 상어떼에게 빼앗기고 녹초가 되어 돌아오는 길은
그야말로 수도승의 고행 그것과 다르지 않으리라.
나를 알아주는 한사람.
노인에게는 다섯살때부터 고기잡이를 함께 했던 이웃집 소년이 있다.
소년은 비록 노인의 운이나쁘다는 부모들의 성화에 못이겨 다른 배에서 고기잡이를 하지만
조석으로 노인을 챙기며 노인의 건강과 행운을, 그리고 진심으로 큰 고기를 잡을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바다에서 외로울때, 커다란 청새치를 혼자서 감당할 수 없었을때 노인은 속으로 말한다.
" 그 애가 지금 내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을때 노인은 자기 자신과 바다가 아닌
소년에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반가워 " 네가 보고싶었단다" 라고 말한다.
그 소년은 노인이 살아 돌아왔다는 것. 손과 어깨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에 안도와 안쓰러움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리고는 노인에게 말한다.
"이젠 할아버지 하고 같이 나가서 잡기로 해요"
"운은 제가 갖고 가면 되잖아요" 라고.
세대를 초월하여 이루어진 신의. 기쁠때나 슬플때나 힘이들때 묵묵히 지켜주는 그 한사람만 있다면 우리의 삶은 마냥 고달프기만 하진 않을 것이다.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겸손.
노인은 지칠때마다 그리고 힘을 내야 할 때마다 자신에게 줄곧 말을걸어 자신을 일으켜 세운다.
" 계속해서 그 고기놈만 생각해야지.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만 생각하란 말이야.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절대로 안돼"
"늙어서는 어느 누구도 혼자 있어서는 안돼"
" 저 고기 놈이 되어 보고 싶구나. 오직 내 의지, 내 지혜에 맞서 모든걸 갖고 싸우고 있는 저놈 말이야"
" 난 녀석에게 인간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참고 견대낼 수 있는지 보여 줘야 겠어"
" 이보게 늙은이, 자네나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도록 하시지"
"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 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희망을 버린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 지금은 갖고 오지 않은 물건을 생각할 때가 아니야. 지금 갖고 있는 물건으로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란 말이다"
"너를 이토록 녹초가 되게 만든것은 도대체 뭐란 말이냐. 아무것도 없어. 다만 너는 너무 멀리 나갔을 뿐이야"
노인은 자신이 행운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삶을 사는 것을 한번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올 때에도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바다와 고기와 별과 바람, 새들은 삶을 함께 살아내는 친구이기도 하며,
때론 나약한 인간으로서 겸손의 자세로 신에 의지하기도 한다.
삶이라는 망망대해에 조각배 하나 띄워놓고 자연에 순응하고,
고독과, 자신의 나약함과 싸우며 녹초가 되어서도 다시 내일을 꿈꾸며 빈손에도 포기하지 않는 삶.
이 노인의 삶은 다름아닌 바로 우리의 삶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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