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밤,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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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욕망을 잘 들여다보지 못해 몇 주간 스스로 내린 벌(?)을 받았다. 오늘 벌의 시간이 끝났고, 데미안도 끝냈다.
청소년기, 데미안을 통해 얻은 강렬한 느낌. 하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알을 깨고 나오려는 새에 대한 이야기 - 정도로도 충분히 압도적이었다.
20대, 30대에 한 번씩 더 읽었고 제법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펼쳤다.
놀랍게도 새로운 것들, 이해하지 못했던 의미들이 가득했다. 세상에나.
밑줄에 밑줄이 더해지며 책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짐을 느꼈다. 가장 무겁게 다가왔던 문장 일부를 옮겨 본다.
- 각성된 인간에게는 한 가지 의무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무도 없었다.
-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진실한 직분이란 다만 한 가지였다. 즉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 운명을 자신속에서 완전히 그리고 굴절 없이 다 살아내는 일이었다.
- 정말로 자신의 운명 말고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자, 그에게는 그 때부터는 자기 비슷한 사람이 없어. 완전히 홀로 서있지.
- 혁명가가 되려 해서도, 모범이 되려 해서도, 순교자가 되려 해서도 안돼.
어쩌면 밑줄은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오래 질문했고, 질문한 덕분에 답을 발견했다.
몇 가지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이 남았다. 하지만 곧 충분히 이해되는 순간들이 오리라는 생각을 한다.
아마 이러한 나를 위해 누군가가, 나의 길에 '한 순간 길잡이로 봉사해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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