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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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인류란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머나먼 목표, 아무도 그 모습을 모르고 어디에도 그 법칙이 적혀 있지 않은 그런 아득한 미래였다.”-p.198
1919년에 씌여진 데미안은 낯설음보단 익숙함이 더 많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100년 전의 이야기인데도 말이다. 만약에 그즈음에 이 땅에서 데미안이라는 책을 접했더라면, 다른 의미에서 다가왔거나 그저 놓인 허구였을 뿐이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쓰라린 기분을 느끼게 한다. 또한 내 자신의 빛 이면의 그림자에 관해 소통을 하도록 시도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에 싱클레어가 마음의 깊은 곳 어두운 거울을 마주했을 때 바라보았던 그 얼굴이 그에겐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것은 결국 또 다른 시작이고, 싱클레어는 다시 또 다른 운명의 여정을 걷지 않았을까? 분명 내 기준에선 힘들고 고독한 길이었을 것 같다. 혹은 누군가의 데미안이 되어주진 않았을지...
다시 읽어본 데미안은 세월에 더욱 두꺼워진 나의 껍질의 감각을 느끼게 해주었고,
깨어져 나온다 해도 본능적으로 가야 할 길이 이젠 자욱한 안갯속에 희미하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일종의 앓이처럼... 독서 후에도 무언가 이 고독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나에게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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