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장3기] 살아남은 자를 위하여(공터에서 -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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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를 위하여 (공터에서-김훈)
태선영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것은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화두이다. 소설은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쳐 1980년대까지이다. 아버지 마동수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살아낸 인물이며 그의 두 아들은 한국전쟁 이후에 태어나 우리나라의 급성장기를 살게 된다. 김훈 작가는 가슴 속에 파편처럼 남아있던 이들의 모습을 글로 옮기고 싶었다고 했다.
6·25전쟁 이후 국가를 재건하려는 몸짓은 중국군이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남하하는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상처 입은 서로를 보듬어 줄 겨를도 없이 경제성장을 향하여 주변을 돌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심을 잃고 휘둘리다 가장자리로 밀쳐진 듯한 모습이다.
아버지 마동수는 일제시대에 어린시절을 보내며 부모와 형을 잃고, 중국과 한국을 떠돌며 비루한 삶을 살았다. 그의 큰아들 마장수는 전쟁 난민의 부모에게서 태어나 베트남전에 참전되었다가 부대원에 대한 죄책감으로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해외에서 떠돈다. 그의 둘째 아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어머니를 모시며 결혼을 하고 원만한 가정을 일구며 서서히 안정을 찾는다.
절망과 패배 의식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전쟁, 죽음, 살인, 고문 등 인간성이 파괴되는 상황을 오랜 기간 경험했다. 아버지는 절망과 무기력, 의욕 상실을 가지고 있었고 평생을 그 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이는 아들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절망을 극복하여 자율성과 책임의식, 희망을 가지고 진취적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절망을 극복하려면
첫째, 자신의 한계를 뚫고 나가자.
아버지는 자녀와 가정이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세월을 외부에서 생활했다. 큰아들도 조국과 가정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한계 안에서 맴돈다. 에픽테토스는 끔찍하다 여겨지는 일들을 일상적으로 대면하기를 권장했다. 한계를 뚫고 나아가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더라도 외면하지 말고 사려 깊게 생각해야 한다.
둘째, 인간의 가치를 훼손하는 효율성의 덫을 걷어내자.
베트남전에서 전우를 희생시키고 건강한 대원들만 살아 돌아왔다.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 효율성의 가치로 인간을 평가한다면 죄책감이 크게 남는다. 살아남은 자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며 이로 인해 자유롭지 않았을 것이다. 효율성을 위해 인간의 가치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인간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
이들에게는 힘이 되어 줄만한 어른이나 스승이 없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스스로를 고립시켜서 더욱 안타까웠다. 허물없이 따뜻하게 보듬어줄 가정과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
넷째, 우리에게 내재된 자양분을 끌어내자.
우리나라는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끈기와 저력으로 사회·정치적으로 안정을 이루었다. 놀라운 경제발전도 이루었다. 이러한 발전과 반대로 이면에 있는 절망, 무기력, 패배의식도 여전히 숨어있다. 경쟁사회에서 빚어지는 어두운 면이 빛과 그림자처럼 상처로 남아있다. 누구나 자신 안에 힘이 있다. 자신을 성찰하여 내재된 힘과 지혜를 꺼내어 보자.
우리나라는 수많은 어려움을 딛고 빠른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루었다. 부모 세대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이들을 거울 삼아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시대 변화에 맞는 방향 설정과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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