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장2기] 합평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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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평후기-‘징비록’을 읽고 나서
‘징비록’을 품고 두 번째 시간을 마주하였다.
1기 선배님이 공간을 단장하는 사이, 어떤 이는 완행열차를 앞세우고, 어떤 이는 대중교통의 덜컹이는 리듬 속에 한 아름 먹거리를 안고 와서 공간을 데웠다.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눈빛의 온도를 느낄 수 있는 만남은 얼마나 설레는 만남인가.
첫 합평 때와 마찬가지로 각자 써 온 원고를 읽었다. 내가 쓴 글을 타인 앞에서 소리내서 읽는다는 것은, 참 황송하고도 민망한 일이다. 끙끙거리며 완성한 부족한 나의 글은 타인에게 어떤 맛으로 느껴질까? 한없이 부족한 글을 내보일 수 있는 용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왜 나는 읽고 쓰며 고통스러워 하는가? 소리는 언어가 되고 언어가 의미로 공명하며 떨리는 공간에서 나는 한없이 작은 사람이 되었다.
선정한 ‘징비록’은 8권의 책으로 변신해 날개를 폈다. 시각이 다르고, 핵심을 내려친 곳이 다르고, 사유의 방향과 깊이가 다르고, 빚어낸 모양과 색깔이 제각각이었다. 학우들은 진심을 다해 읽은 글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었다. 더 깊고 날카롭게 사유하기,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도전하기,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용기를 발휘하기, 구조가 갖추는 완결성을 고려하기, 자신만의 문제를 끈질기게 파고들기, 일관된 글의 흐름을 유지하기 등 진지하고도 긴장감이 팽팽한 성찰이 느슨한 삶을 파고들었다.
함께 읽기는 힘이 쎄다. 글을 쓰는 일은 고요 속에 자신을 놓는 일이다. 합평하는 일은 떨어지기 직전의 자이로 드롭이다. 그러나 스스로 <새문장>을 선택한 나의 결정에 최고 별점(★★★★★)을 주며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벌써 ‘열하일기’를 꺼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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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송선형님의 댓글
송선형 작성일 Date제가 시력이 좋지 않아 마우스를 잘못 조작해서 비추천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수정이 되지 않습니다. 추천입니다. 추천! 매우 수정하고 싶습니다!
강민서님의 댓글
강민서 작성일 Dateㅎㅎㅎ 선형님...괜찮습니다. 잘 지내시고 다음 합평 때 환한 얼굴로 만나요^^.
전인순님의 댓글
전인순 작성일 Date
스스로 새문장을 선택하신 결정에 최고 별점을 주셨다니..
누가 되지 않도록 분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