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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문장] 자신감(自信感)의 진짜 의미 (싯다르타/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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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채영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2,743회   작성일Date 22-11-26 12:56

    본문

    자신감(自信感)의 진짜 의미


    기본학교 2기 이채영


         세상은 복잡하다. 이 복잡한 세상을 해석하고 품어내기 위해, 30 만년이나 되는 우리의 길고 긴 인류의 역사는 이 지구를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이 남긴 문장들과 함께 해왔다. 내가 서있는 21 세기에는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폭발한다. 수많은 n 차 창작물들이 책으로 또는 컨텐츠라는 이름으로 하루에도 수억개씩 세상에 등장한다. 이 수많은 문장들 사이 길을 잃지 않고 꼿꼿하게 내 자리에 서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자신감(自信感). 그래. 우리에게는 나의 자리에서 온전한 나를 느낄 ‘진짜’ 자신감(自信感)이 필요하다.


        [자신감(自信感)]은 한자를 직역하면 <나를 믿는 감각>이다. 믿는다는 것은 종교적인 특성을 가지므로, 이는 <내가 신>이라는 것을 믿는 것과 같다. 내가 0 순위가 되는 것. 나 외에는 그 어느 누구도 0 순위를 차지하게 둘 순 없다. 우리는 이 세상에 깜깜한 암흑의 우주와 함께 태어난다. 하지만 나의 이 깜깜한 우주가 주는 막막함을 견디지 못하고, 타인이 정교하게 가꿔놓은 우주를 진리인양 추앙하며 나의 0 순위를 기꺼이 내어주기도 한다. 어떤 모습이 될지 모르는 이 무궁무진한 설렘을 두려움으로 바꿔 타인의 우주에 흡수되려 노력한다.

        

         내가 0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류 전반에 걸친 발견의 DNA 를 활성화시켜 나의 밑으로 외부 세계의 것들을 사정없이 찢어보고 붙이며 새로운 것을 틔워내게 한다. 또 외부 세계의 문장에 흡수되지 않고 문장과 나 사이 아득하게 넓어보이는 행간을 메우며 전혀 다른 나의 문장을 뱉게 한다. 내 우주에 숫자를 등장시키고, 음악을 느끼게도 한다. 고유한 나의 경험들과 뒤섞여 어떤 것은 질투라 명명하고, 어떤 것은 사랑이라 명명하게 한다. 그렇게 내 안에서 피어나는 것들에 이름을 붙이며, 진짜 우주와 닮아있지만 나만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자신감(自信感)]의 진짜 의미는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내가 곧 신>이라는 발칙하고 괘씸해보이는 믿음은 <나의 우주>라는 공간적 한계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서로의 살갗을 경계로, <너의 우주>에서는 <너가 신>이라는 걸 느끼는 것까지가 이 단어의 건강한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정교하게 만들어낸 나의 우주에 취해, 이쪽에서 바라본 그의 성글은 우주는 유치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비어보이는 저 공간을, 감히 내가 헤집고 들어가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그의 우주에서 느낄 발견의 즐거움은 그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 그의 우주에선 통하지 않는 내 우주의 질서는 목구멍에서 튀어나오지 못하게 꿀꺽 삼켜버려야 한다.


         이쯤에서, 우리는 우리의 우주들이 사이좋게 공존하기 위한 규칙은 단 하나라는 것을 알아채야 한다. 각각의 우주들을 묵직하게 지키는 주인들로서 ‘신’나는 영혼의 대화를 할 것. 이 영혼의 대화에는, 타성에 젖은 공동의 목표가 만들어 낸 ‘반드시 안하면 안될 것’에서 촉발되는 불안감이 똬리를 틀며 우리를 조종할 자리는 없다. 각자의 우주를 흔들며 틔워낸 것들을 느끼고 감탄하며, 경이로운 진동을 함께 주고 받는 것 뿐이다.


         나는 지금 너의 우주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다. 너도 나의 우주가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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