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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문장3기] 우리는 정말 스스로 삶을 선택하며 살고 있는가(나를 보내지마-가즈오 이시구로)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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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태선영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0회   작성일Date 25-08-14 22:43

    본문

    나를 보내지마(가즈오 이시구로)

     

    우리는 정말 스스로 삶을 선택하며 살고 있는가

    태선영

    해일셤라는 외부와 차단된 기숙학교에서 자란 캐시와 그녀의 친구들은 졸업 후 장기기증자와 장기기증자의 간병인으로 살아가는 복제인간이다.

    기숙학교에서 지내던 시절은 친구들과의 순수한 우정과 갈등, 선생님들의 교육과 기숙사에서의 생활이 그려진다. 졸업 후 대기하는 숙소를 거쳐 몇 차례 장기기증을 하고 나면 죽음을 맞게 된다. 캐시와 죽음을 앞둔 친구들과의 우정과 화해, 연민이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이들도 인간과 같이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고, 관계를 맺고 살아가지만 이들이 태어난 목적은 장기기증에 있기 때문에 이에 충실해서 장기기증 후 죽음을 맞이한다.

    복제인간이 인간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그리고 인간 역시 일정한 틀 안에서 길러지는 복제인간이 아닐까하는 당혹스러운 의문을 갖게 되었다.

     

    우리는 자유롭게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과거의 봉건사회나 공산주의 사회에서 살았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자유가 더 억압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개인의 자유는 제한되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과 다른 나라와의 교류도 활발하여 개방성이 증가되고 자유로와졌다지만 가정과 사회, 그 사회의 관습과 문화는 인간을 양육하는 토대이며 동시에 구속력을 갖는다.

    한가지 예로 우리나라는 영유아가 일찍부터 부모의 손을 떠나 어린이집에 맡겨지고, 학교에 들어가면 공통된 교육과정을 배우기 때문에 개별성을 북돋우고 도전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약하다. 청년들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의지가 약하고 일부 직종으로 취업하고자 몰리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청년들의 다양한 꿈을 지지하고 도전하도록 격려해 주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쉽다.

    우리 사회의 교육 시스템은 복제인간의 기숙학교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에게 동일한 가치와 목표를 주입하며,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다른 길을 상상할 힘을 서서히 약화시킨다.

    복제인간이 기숙학교에서 생활하는 동안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을 꿈 꿔 보지만 복제인간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 포기하였다. 이렇게 된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폐쇠된 공간에서 암묵적인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이리라.

    과거의 주어진 정체성에 갇히게 되면 새로운 미래를 꿈꾸지 못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중요시하는 사람인가라는 물음을 토대로 과거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

    사회의 부속품이 아닌 주인으로 살아가기

     

    외부의 막대한 후원금으로 운영된 해일셤은 인간의 질병 치료와 복제인간의 인간적 양육 간의 모순을 가진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주며 후원금이 줄어들어 폐교에 이른다.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크게 생존 욕구, 관계 욕구, 자아실현 욕구로 구분된다. 그중 자아실현의 욕구는 인간 특유의 개별성을 드러내고 자신이 누구인지(정체성)를 발견하고 확장하는 과정이다. 새로운 정체성을 세우는 것은 자아실현을 향해 나아가는 방향 설정이 된다. 반대로 자아실현의 경험은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쓰게 된다. 이처럼 두 요소는 서로를 만들어 내며, 그 기반 위에 생존과 관계의 욕구까지 함께 충촉된다면 매우 이상적일 것이다.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해 가는 과정은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며 생기 넘치고, 자유롭고, 내면의 빛을 발산하게 된다. 이러한 개인이 모여 만드는 사회는 개인들의 모습을 닮아 활기차고 성과도 높을 것이다.

    루시 선생님의 말의 떠오른다. “첫 기증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해. 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너희가 앞으로 삶을 제대로 살아 내려면, 너희 자신이 누구인지 각자 어떤 삶이 놓여 있는지 알아야 한다.”

    캐시는 장기기증이라는 정해진 운명 속에서도 해일셤 친구들을 돌보려고 했고, 관계를 소중히 하는 삶을 선택한다.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자아실현이었다. 현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 가정형편에 따라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하지만, 그 안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둘 다 주어진 조건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세우고,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결국, 복제인간이든 제도 속에서 사는 인간이든, 자신의 삶과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고 스스로의 선택을 이어가야 한다. 이것은 자아실현을 하려는 순수한 용기로부터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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