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문화적 존재이다. 무엇인가를 하거나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존재이다. 그 변화를 야기하는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인간은 도구를 만드는데, 그 도구 중에서 가장 강력한 도구가 지식이다. 지식은 인간이 이 세계를 이해하고 분석하고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만든 가장 고효율의 추상 장치이다. 우리가 여기까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지식이 나오는 과정에 [대한] 인간의 태도는 어루만지기입니다.“‘인간은 이 세계를 소유하는 존재가 아니라 어루만지는 존재이다.’ ‘사랑하는 존재다.’ ‘관심을 갖는 존재다.’ ‘설명하는 존재다.’”하는 말들은 다 같은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고고학적 유물을 소유하는 것보다 고고학을 가진 것이 더 세다고 할 때, 이것을 우리는 고고학적 유물을 소유하는 것보다 고고학적 유물을 설명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 더 세다고 말했습니다. 그 설명하는 능력이 상징 기호들을 통해서 체계화 되어 남은 것, 이것을 지식이라고 했습니다.그런데 또 우리는 이 지식을 소유하는 것보다 지식을 어루만지는 것이 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식을 소유하는 일은 지식에 갇히는 일이고, 지식을 어루만지는 일은 지식을 활용하고, 사용하는 일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지혜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왕왕 지혜를 추구하면서 지식을 소홀히 하기도 하는데, 그러할 때에 큰 실수를 할 수가 있습니다.지식과 지혜는 매우 깊은 연관관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에 겸손한 축적!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그 축적의 양에 따라서 지혜의 높이가 달라진다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세계를 어루만지는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어루만지기는 자기 자신을 어루만지는 일입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 자기 자신을 궁금해 하는 일, 자기 자신을 설명해 보이는 일.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고 모든 위대함은 여기서 나온다 하는 것까지 또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지혜를 발휘하는 일과 자신을 어루만지는 일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자, 어떤 사람들은 약 100kg 만큼의 지식을 가지고 깨달음 즉, 지혜에 이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50kg의 지식을 가지고도 깨달음에 이릅니다. 왜 사람들마다 이런 차이가 있을까요? 어떤 사람은 또 평생 지식을 쌓기만 하다가 세월을 다 보낸 경우도 있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나올까요?
저는 한 가지 비밀을 발견했습니다.자신을 어루만지는 일을 한 사람들은 그 어루만지는 강도에 따라서 지식을 지혜로 승화시키는 일을 훨씬 더 잘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기를 어루만지는 일, 자기를 궁금해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가끔 다른 사람들의 표현을 함께 사용하면서, 꿈, 비전 혹은 야망 뭐 이렇게도 말합니다. 저는 야망이라는 단어를 쓰기 좋아합니다. 좀 더 야성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왜 지식을 쌓는 일만 하게 되느냐? 그것은 지식을 활용할 내면의 동작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면 지식을 활용할 내면의 동작이 왜 일어나지 않는가? 그것은 활용해서 쓸데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활용해서 쓸데가 마땅치 않은 것은 뭐냐? 그것은 꿈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야망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떤 분들은 꿈을 강요하지 마라, 꿈을 강요하는 것에 피곤을 느낀다고 말하는데. 저는 이 말을, 제가 좀 더 극단적으로 반응하면, ‘나는 인간적으로 살고 싶지 않다, 왜 나한테 자꾸 인간적으로 살라고 그러냐’라고 말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야망이 있는 사람들은 항상 그 야망이 자기를 바라보고 있다는 의식을 하기 때문에, 그 야망이 바라보는 그 힘으로 자기 내면이 항상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야망이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내면이 부글부글 끓고 있기 때문에, 지식이 차곡 차곡 차분하게 쌓이지 못하고, 그 안에서 동요를 일으키고, 소용돌이를 일으킵니다. 이 동요와 소용돌이가 자기 자신만의 필요에 의해서 그 지식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지혜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 지식을 자기 필요에 맞게 재생산하고, 재배치하는 일입니다. 지식을 자기 필요에 맞게 재배치, 재생산하는 능력을 우리는 지혜라고 하는 것입니다.그런데 재배치하고 재생산하고 이 강도나, 시기는 그 사람이 어떤 야망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가가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식을 부단히 축적하면서 그 지식을 지혜로 전환시키고자 합니다. 이건 누구나 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식보다 지혜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혜를 갖고 싶으면, 그 지식이 쓸 곳을 만들어 줘야 됩니다. 그것이 야망이죠.
그래서 지식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혜를 발휘해서 자기 삶을 더 질적으로 고양시키고 싶은 사람은 가장 먼저 자신을 궁금해 해야 합니다. 자신을 어루만져야 돼요. 그러면 거기서 자기 자신이 무엇을 원하지는 지가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가 발견됩니다.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지가 발견됩니다. 그러면 야망이 만들어집니다. 그 야망의 인도에 지식을 맡기면 그 지식은 적절한 필요에 맞추어서 효율적으로 적용이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지혜로운 삶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삶을 살고 싶으면 우선 야망이 있어야 됩니다. 야망이 있으려면 우선 자기가 자기한테 분명해야 됩니다. 자기가 자기한테 분명하려면, 우선 자기를 궁금해 하고, 자기를 어루만지고, 자기를 설명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