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지금 직장인인가요? 아니면 직업인인가요?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한다. 즉 ‘직(職)’을 갖는다. 그 사람은 그 ‘직’을 행하며 산다. 여기서 ‘살아간다’는 말은 ‘직’이라고 하는 하나의 역할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구현한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그 ‘직’은 자신의 ‘업(業)’이 된다. ‘직’은 자기가 맡은 역할이고, ‘업’은 사명 혹은 자아실현을 의미한다. 직업의 출현이다. 직업이라는 말은 자신이 찾은 그 역할을 통해 자기를 완성해감을 의미한다. ‘직’은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직’과 ‘업’은 일체다. 이 말은 자신과 ‘직’이 일체를 이룬다는 뜻이다. 이때 자신은 자신으로 살아 있다. 그 직업 안에서 자신은 행복하고 충족감을 느낀다. 당연히 민감성과 예민함이 유지된다. 몰입도가 유지되어 창의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그러나 직과 업이 누구에게서나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점점 ‘직’에 익숙해지면서 긴장감이 떨어지다 보니 ‘업’에 대한 각성이 느슨해지고, 서서히 ‘직’과 ‘업’이 분리된다. 자신이 맡은 역할은 그저 생계를 유지하거나 돈을 만드는 수단으로 전락한다. 일을 할 때도 ‘직’에는 자신이 존재하지 않고, 요구르트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잡담을 나누는 곳에 오히려 자신이 존재한다. (중략) 사회가 낡고 병들면 많은 사람들이 직업인이 아닌 직장인으로만 존재한다.군인도 영혼이 빠지면 직장인으로 전락한다. 그러면 국방에 대한 민감성이나 예민함도 사라져 경계가 느슨해지고, 심지어는 부패한다. 이렇듯 ‘직’과 ‘업’이 분리된 사람들로 채워진 조직에는 부패가 만연하고 생기가 없다. ‘직’과 ‘업’이 분리된 사람들로 채워진 사회는 급격히 쇠퇴한다. 하지만 자신이 맡은 ‘직’을 ‘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돈 몇 푼에 영혼을 팔지 않는다. 부패하지 않는다. 그리고 몰입할 수 있다. 창의적인 도전을 할 수 있다. (중략) 여러분은 지금 직장인인가? 아니면 직업인가? 이것은 결국 내가 나로 존재하느냐, 그러지 못하느냐의 문제이다. 최진석, 『탁월한 사유의 시선』, 21세기북스, 2018, 247~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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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시선이 무엇이고, 그 시선을 작동시키는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젊다. 젊은이라면 시대를 읽고, 시대를 답답해하고, 시대를 돌파해나가려는 꿈을 가져야 한다.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아파해야 한다. 거친 야망으로 가득 찬 짐승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미 있는 것들을 들여다보고만 앉아서 그것들이 옳으니 그르니 하며 기존의 구조 속으로 편입되려는 사람은 사실 젊은이라고 할 수 없다.
나는 이 대목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다산 선생의 순진한 낙관론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기실 그분이 내건 삶의 기치는 대단했다. 다산 선생은 당신의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제1집 「시문집詩文集」제 16권의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에서 학문을 하는 목적을 분명히 밝힌다. 나는 나의 낡은 나라를 새롭게 하겠다. (산아지구방 新我之舊邦) 낡은 나의 나라를 새롭게 하는 것이 다산 선생이 평생 품은 포부이자 사명이었다. (중략) 우리는 해를 해로만 보거나 달을 달로만 보는 지(知)에 매몰되어 한편을 지키는 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해와 달을 동시적 사건으로 장악하는 명(明)의 활동성을 동력으로 삼아 차라리 황무지로 달려가야 한다. 이미 있는 것에 편입되어 안정되기 보다는, 아직은 이름 붙지 않은 모호한 곳을 향해 쉽 없이 나아가야 한다. 흔들리는 불안을 자초해야 한다. 훈고에 갇힌 조국에 창의의 기풍을 생산하려 덤벼야 한다.
최진석, 『탁월한 사유의 시선』, 21세기북스, 2018, 249~25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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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건너가기 <어린왕자>의 마지막 편입니다. 위 영상에는 『어린왕자』에 대한 최진석 이사장님의 '한 줄 뽑기' 내용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내가 별이어야 돼요 그럼 고립된 한 존재가 아니라 한없이 개방된 승화된 존재가 돼요" - (영상 中)
이번주도 한 없이 승화된 나로 거듭나는 시간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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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말새몸짓 홈페이지, <책읽고건너가기> 게시판 올라온 회원님들의 글을 소개합니다.
<어린왕자를 읽고> 장현수 님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왕자 中-
지금까지 내가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힘들어했던 모든것들이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여서 내가 그만큼 특별하게 생각했던거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나의 차이는 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걸 그 사람도 알고 있는가?의 차이일것같다.
특별하지 않은것 같아서 슬퍼했던 어린왕자의 장미꽃처럼... 정말 중요한건 당장에 눈에 보이지 않고, 내가 그 존재의 특별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 나에게 중요한 것인가 보다. ( 위 글은 <책읽고 건거가기> 43번 게시글을 가져왔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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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줄만 봐도 소스라쳤던 내가 독사에게 스스로 물릴 수 있을까?> 최명해 님
두근거림으로 시작해 먹먹하고 부끄러움으로 멈쳤다.
관념적 틀의 벗어남, 그것 없이 '내 별이 있는' 본래 자리(本際)에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그건 스스로 독사에게 기꺼이 물릴 수 있는, 어쩌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결단'에 가깝다.
너무나 어른이 되어 버린 나에겐 마음 먹는다고 쉬이 될성 싶지 않다. 어둔 길 새끼줄만 봐도 소스라쳤던 나였다. 그런 내가 독사에게 스스로 물릴 수 있을까...
'어린왕자'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인습적 명칭들에 길들어진 내 마음이 비춰진다.
( 위 글은 <책읽고 건거가기> 64번 게시글을 가져왔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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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온 나의 어린 왕자> 정병춘 님
하늘에서 내려온 나의 어린 왕자
부모님의 사랑으로 어머니 뱃속에 잉태된 나는 뱃속에 있는 동안 하늘로부터 빛을 내려 받아 성장한, 나의 멘토 참나가 있었습니다. 육체적인 나의 길들여진 부족함을 그는 상상력으로 관리해 주었습니다. 그가 나의 사랑하는 "어린왕자" 임을 이번 기회에 깨닫게 되어 기쁨의 환희 속에 빠져드는 행복감을 맛보고 있습니다. 저는 30여년을 투병생활을 하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병마에 지지 않고 직장생활을 충실히 하면서 지금까지 살아 온 것은 분명 사유 속에서 주인의 몸 건강을 생각해주었던 "나의 어린왕자님의 덕"이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지구생활을 철저히 정리하여 후세들에게 넘겨주고 나의 어린 왕자가 안내하는 그 별을 향해 웃으면서 천천히 뚜벅뚜벅 걸어가렵니다. 새말 새몸짓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위 글은 <책읽고 건거가기> 72번 게시글을 가져왔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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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별입니다> 전화윤 님 교수님 실시간 라이브 방송 잘 보았습니다. 언어의 연금술사이십니다. 교수님의 장자 강의를 들으면서 망치로 얻어 맞은 느낌을 받은 문장은 '진구비강도주요순"이었습니다. 하찮고 보잘것 없는 나의 작은덕으로 도주요순을 만들수 있다는 말씀이었는데 내가 별임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날의 행복과 충만감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새말새몸짓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이 별임을 알때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자신의 자존을 지킬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 세상이 더욱 빛나겠지요. 제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이세상에 대한 책임 또한 나눠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교수님 덕분에 나이 오십이 넘어서 사람이 되어갑니다 ^^ 항상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위 글은 <책읽고 건거가기> 65번 게시글을 가져왔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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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고 건너가기> 게시판에 소감을 오려주신 분들입니다. 『어린왕자』편 장현수, 성기백, 전화윤, 김달님, 이면우, 강영기, 김지현, 유경철, 이볕, 김상하, 김성미, 정경미, 김은주, 서정금, 송선형, 임동진, 최명해, 장지현, 노귀임, 정다연, 강상욱, 이성호, 정병춘, 박재오, 서상서. (게시글 작성순서 순) 『돈키호테』편 노귀임, 방은정, 정병춘, 정경미, 권철민, 유경철, 이성호, 서상서, 정민숙, 김효순, 한은옥, 이볕, 김민석, 최명해, 김영희, 김호, 성기백, 이민영, 서정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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