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소개] 알베르 카뮈 ‘페스트’ <광주일보 2020.09.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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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책] 알베르 카뮈 ‘페스트’
지금 우리는 보이지 않는 지독한 어떤 것과 싸우는 중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1913~1960)의 소설 ‘페스트’는 1940년대 가상 도시에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문학작품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독자들에게 그 무게감을 전하지만, 그 작품이 어떤 시대적 상황과 맞딱드릴 경우엔 훨씬 더 실감나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우리는 지금 전염병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시대를 거쳐 전 세계를 패닉 상태로 빠트린 ‘코로나 19’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페스트’는 단순한 소설 속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 책 속 봉쇄도시 오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나 등장인물들의 삶 속에서 바로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된다.
‘철학자 최진석과 함께하는 책 읽고 건너가기-광주일보와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 9월의 책으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선정됐다.
“지금 우리는 보이지 않지만 지독한 어떤 것과 싸우는 중이다. COVID-19다. 오래 전 유럽에는 페스트가 돌았다.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페스트와 싸웠던 사람들 속에 우리가 있다. 카뮈의 말을 직접 듣는다. “나는 페스트를 통해 우리 모두가 고통스럽게 겪은 그 숨 막힐 듯한 상황과 우리가 살아낸 위협받고 유배당하던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한다. 동시에 나는 이 해석을 존재 전반에 대한 개념으로까지 확장하고자 한다.” 거의 누구도 감염시키지 않을 선량한 사람이란 방심을 안 하는 사람이다. 방심하지 않으려면 의지가 있어야 하고, 긴장해야 한다. 잘 존재하려면 긴장할 필요가 있다.”
최 교수가 이 책을 선정한 이유다.
카뮈가 1947년 발표한 ‘페스트’는 전염병이 창궐한 고립된 도시에서 극한의 절망과 마주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책이다. 출간 즉시 한 달 만에 초판 2만 부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운 ‘페스트’는 그해의 ‘비평가 상’을 수상하며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인구 20만의 해안 도시 오랑에서는 죽어가는 쥐떼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정부는 페스트를 선포, 도시를 봉쇄한다. 외부와 차단된 도시에서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에 휩싸이고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하려 애쓰는 리유, 부당한 죽음을 거부하는 타루, 오랑에 체류중이던 신분기자 랑베르, 신의 뜻을 따르자고 설교하는 파늘루 신부 등 다양한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황에 대처하지만 사태는 점점 악화돼 간다.
책에는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사람은 저마다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 세상 그 누구도 페스트 앞에서 무사하지 않으니까요” 등의 인상적인 대목이 많다.
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는 소설가이자 철학자다. 젊은 시절 장 그르니에를 만나 사상적 스승으로 삼은 그는 1942년 ‘이방인’을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고 에세이 ‘시지프 신화’, 희곡 ‘칼리굴라’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페스트’ 출간 후 마흔 세살의 젊은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1960년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올해는 그의 60주기다.
‘페스트’는 민음사 등 국내 대표 출판사들이 펴내고 있는 세계문학시리즈에 모두 수록돼 있다. 뭉크의 작품 ‘죽음의 침대’가 표지로 쓰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의 ‘페스트’는 2011년 카뮈에 정통한 불문학자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에서 카뮈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권에 달하는 ‘알베르 카뮈 전집’을 번역,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카뮈 전문가로 불린다.
문학동네는 2015년 서울대 불문과 유호식 교수의 번역으로 ‘페스트’를 출간했으며 열린책들은 지난 2014년 최윤주가 번역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229번째 시리즈를 내놓았다. 또 출판사 ‘더 스토리’는 1947년 프랑스 초판본 표지를 활용한 ‘페스트’를 변광배 번역으로 출간했다.
9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책 읽는 개그맨’ 고명환씨와 ‘페스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가 열린다. 토크 내용은 광주일보와 새말새몸짓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또 10월 첫주에는 최 교수가 읽은 ‘페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지역 작가 그림과 함께 광주일보 지면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우리는 지금 전염병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시대를 거쳐 전 세계를 패닉 상태로 빠트린 ‘코로나 19’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페스트’는 단순한 소설 속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 책 속 봉쇄도시 오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나 등장인물들의 삶 속에서 바로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된다.
카뮈가 1947년 발표한 ‘페스트’는 전염병이 창궐한 고립된 도시에서 극한의 절망과 마주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책이다. 출간 즉시 한 달 만에 초판 2만 부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운 ‘페스트’는 그해의 ‘비평가 상’을 수상하며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인구 20만의 해안 도시 오랑에서는 죽어가는 쥐떼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정부는 페스트를 선포, 도시를 봉쇄한다. 외부와 차단된 도시에서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에 휩싸이고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하려 애쓰는 리유, 부당한 죽음을 거부하는 타루, 오랑에 체류중이던 신분기자 랑베르, 신의 뜻을 따르자고 설교하는 파늘루 신부 등 다양한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황에 대처하지만 사태는 점점 악화돼 간다.
책에는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사람은 저마다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 세상 그 누구도 페스트 앞에서 무사하지 않으니까요” 등의 인상적인 대목이 많다.
‘페스트’는 민음사 등 국내 대표 출판사들이 펴내고 있는 세계문학시리즈에 모두 수록돼 있다. 뭉크의 작품 ‘죽음의 침대’가 표지로 쓰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의 ‘페스트’는 2011년 카뮈에 정통한 불문학자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에서 카뮈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권에 달하는 ‘알베르 카뮈 전집’을 번역,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카뮈 전문가로 불린다.
문학동네는 2015년 서울대 불문과 유호식 교수의 번역으로 ‘페스트’를 출간했으며 열린책들은 지난 2014년 최윤주가 번역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229번째 시리즈를 내놓았다. 또 출판사 ‘더 스토리’는 1947년 프랑스 초판본 표지를 활용한 ‘페스트’를 변광배 번역으로 출간했다.
9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책 읽는 개그맨’ 고명환씨와 ‘페스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가 열린다. 토크 내용은 광주일보와 새말새몸짓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또 10월 첫주에는 최 교수가 읽은 ‘페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지역 작가 그림과 함께 광주일보 지면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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