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로그인
  • 참여
  • 공지사항
  • 참여

    공지사항

    [새말새몸짓 레터 #089] 이제는 질문이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543회   작성일Date 23-04-30 23:42

    본문

    미래를 여는 지적 활동은 질문이다.
    나와 세상을 바꾸는 만남  
    (사)새말새몸짓
    2663_1503300334.png
    새말새몸짓 레터 #089
    2023. 02. 13.

    안녕하세요새말새몸짓입니다.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철학자 최진석의 글은 '질문'에 관한 것 입니다. 이 글의 핵심은 '질문'이 미래를 여는 지적 활동이라는 것입니다. 근래 챗GPT가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질문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오늘도 나만의 질문으로 내일을  여는 순간을 맛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한주도 늘 한 걸음 더 나은 삶으로 건너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철학자 최진석의 글을 소개합니다. 


    이제는 질문이다.

      


     대답은 이미 있는 이론과 지식을 그대로 먹여서 누군가 요구할 때 뱉어내는 일이다. 이때 가장 중시되는 일은 누가 더 빨리 뱉어내는가, 누가 더 많이 뱉어내는가, 누가 더 ‘원래 모습’ 그대로 뱉어내는가다.

     

    대답이라는 활동이 가장 높은 단계에서 제도적으로 운용된 것이 ‘고시(高試)’일 것이다. 대답의 최상위 전문가들을 선발하는 제도다. 여기서 급소는 ‘원래 모습’이다. 원래 모습을 시제로 따지면 현재나 미래가 아니라 과거다. 그래서 대답은 어쩔 수 없이 과거를 어루만지는 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대답에 익숙하도록 훈련된 사람들은 미래보다는 과거를 살게 된다. 대답에 익숙하도록 훈련된 인재들이 채우는 사회의 모든 논쟁이 다 과거 논쟁으로 빠지는 이유다.

     

    과거를 한 점 오류 없이 철저히 따져야 진실하게 산다는 생각이 들도록 훈련되었기 때문에 입으로는 미래를 말하면서도 정작 몸은 과거에 붙어 있다. 또 ‘원래 모습’이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기준에 맞으면 선(善)이라 하고,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악(惡)이라 한다. 그래서 대답에 익숙하도록 훈련된 사람들로 채워진 사회의 거의 모든 논쟁은 다 선악 논쟁이다.

     

    우리가 도덕과 명분에 갇힌 이유도 우리 영혼을 이런 식으로 훈련해서다. 또 ‘원래 모습’은 기준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원래 모습에 맞으면 참이고 맞지 않으면 거짓이다. 당연히 대답에 익숙하도록 훈련된 인재들로 채워진 사회의 거의 모든 논쟁은 옳으냐 그르냐를 제일 중요한 위치에 놓고 따지는 진위 논쟁으로 흐른다. 각자 자기만의 정의에 갇혀서 상대방을 적대시하며 극단적인 분열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이와 관련이 없지 않다.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논쟁이 진위 논쟁이자 선악 논쟁이며, 총체적으로 과거 논쟁인 이유는 우리가 대답으로만 양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세계에 출현하는 새로운 것, 위대한 것 가운데 진위 논쟁을 거치거나 선악 논쟁을 거쳐서 나온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어떤 물건이나 제도나 사상이건 간에 옳다는 이유나 선하다는 이유로 등장한 것은 없다. 문제나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서 나올 뿐이다. 진위 논쟁이나 선악 논쟁은 과거를 따지고 지키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미래를 여는 일에는 과거를 지킬 때만큼 효과적이지 않다.

     

    미래를 여는 지적 활동은 질문이다. 질문은 내 안에 있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안에 머물지 못하고 밖으로 튀어나오는 일이다. 그런데 궁금증과 호기심은 이 세계의 어느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는다. 자기에게만 있는 매우 비밀스럽고 사적인 것이다. 그래서 질문하는 인간, 즉 궁금증과 호기심을 발동하는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만 있는 것을 근거로 활동하기 때문에 ‘독립적 주체’라는 호칭을 얻는다.

     

    세계를 앞서서 이끄는 선도자 역할은 다 이런 독립적 주체들이 독점한다. 궁금증과 호기심은 이미 있는 것을 밟고 서서 아직 드러나지 않는 것, 아직 오지 않은 것, 아직 해석되지 않은 것을 알거나 가지려고 도모하는 일이기 때문에 개방적이고, 확장적이며, 미래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미래적이지 않다면,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발동하는 데 아직 미숙하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모든 발전은 현재의 다음 단계를 궁금해하고 꿈꾸다가 거기에 몰입하면서 이루어진다.


    최진석,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소나무, 2021, 139-141쪽


    48760_1676233294.jpg
    48760_1668340092.png
    * 새말새몸짓의 소식을 전합니다. 
    48760_1676234018.jpg
    <기본학교>
    * 새말새몸짓 기본학교3기 수업은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 진행되었습니다. 
    * 최진석 교장 선생님의 수업으로 진행된 이번 수업에서는 "추상과 모험"을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기능의 단계에서 과학의 단계을 넘어 초과학의 단계에서의 추상의 깊이와 모험의 중요성을 다루었습니다.
    *12일 일요일에는 새벽 일출산행을 진행했습니다. 양향자 국회의원님께서도 등산에 동참해주시고, 기본학교 학생들을 위해 아침식사도 사주셨습니다. 미래를 여는 기본학교 학생들의 활동에 늘 응원한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48760_1676233926.jpg
    *2월 12일 함평, 고산봉 정상에서의 일출장면  
    48760_1675605410.jpg
     
    추천1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