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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레터 #082] 옳은 것과 옳은 것의 다툼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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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662회   작성일Date 23-04-30 23:3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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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레터 #082
    2022. 12. 26.

    안녕하세요? 새말새몸짓입니다.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철학자 최진석의 글은 정치에 관한 것입니다. 2020년의 시점에서 "매력을 상실한 두 세력의 매력 없는 충돌"로 현실 비평을 하고 있는 글인데요. 본격적인 비평에 앞서 정치의 현실이 옳은 것과 옳은 것의 다툼이라는 부분을 발췌 소개합니다.  

     

    이번 한 주도 늘 한 걸음 더 나은 삶으로 건너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철학자 최진석의 글을 소개합니다. 

      

      말하는 자가 감당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짐은 뭐니 뭐니 해도 그 말이 옳은지의 여부다. 누구든지 자신의 말을 옳은 말로 확신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말을 하겠는가? 전문 사기꾼이라도 스스로 옳은 말을 하는 자로 확신하지 않으면 사기 행각은 성공하기 힘들다.


      세상의 모든 말은 각자에게 다 옳은 말이다. 틀린 말과 옳은 말 사이의 다툼은 간단하다. 틀린 말은 지고 옳은 말은 이겨야 한다는 당위를 동반하기 때문에 옳은 말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세상의 거의 모든 다툼은 옳은 말들끼리 벌어진다. 심지어 예수와 율법주의자들의 다툼도 이치는 같다.


      예수는 자신이 옳다 하고, 율법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옳다 했다. 우파는 자신이 옳다 하고, 좌파는 자신이 옳다 한다. 사회주의자는 끝까지 자신이 옳다 하고, 자본주의자는 끝까지 자신이 옳다 한다. 이러하다면, 세상의 거의 모든 다툼은 옳은 말과 옳은 말 사이의 다툼이다. 그래서 세상은 해결되는 일이 없이 언제나 혼란스럽다. 


      옳은 말과 그른 말 사이의 다툼은 간단한 일이지만, 옳은 말과 옳은 말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툼은 논쟁과 토론으로 해결이 안 된다. 우리는 대화로 서로를 설득하여 양쪽이 조금씩 양보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이는 관념에서나 가능하지 실제 세계에서는 없을 일이다. 양보가 실제로 일어났다면, 이는 필시 말로 한 대화의 힘이 아니라 말을 넘어선 어떤 것의 압력에 의한 것이다.


      그럼 주도권은 누구에게로 가는가? 그것은 옳고 그름 너머의 다른 어떤 힘을 가진 자에게로 간다. 그래서 주먹이 있고, 정치가 있고, 전쟁이 있다. 주먹도 정치도 전쟁도 옳은 말과 옳은 말 사이의 다툼을 넘어서는 특별한 방식이다. 말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최진석, 「나는 말한다, 좌파와 우파에 대하여」 중에서 발췌,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2021, 118-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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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석 이사장의 새로운 신간입니다.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최지넉의 자전적 철학  이야기』, 북루렌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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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말새몸짓의 소식을 전합니다. <기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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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3기 수업이 지난 12월 24에 전남 함평, 호접몽가에서 있었습니다.


    * 최진석 교장선생님은 <근대적 인간의 형성>라는 주제로 세 시간동안 강의를 진행해주셨습니다. 근대를 경험하지 못한 우리를 인식하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 최진석 교수님께서 수업중에 말씀해주셨던 내용중에 구독자님들과 함께 공유할 만한 문장을 소개합니다.  

      * <기본학교> 수업 중의 한문장을 공유합니다. 

    "'옳다'는 기준에도 생로병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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