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로그인
  • 참여
  • 공지사항
  • 참여

    공지사항

    [새말새몸짓 레터 #075] 우리 시대의 철학과 문학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548회   작성일Date 23-04-30 23:24

    본문

    철학은 시대의 산물이고, 시대의 산물이어야 하지만 저는 문학도 그래야 한다고 봐요.
    2663_1503300334.png
    새말새몸짓 레터 #075
    2022. 11. 07.
    48760_1667751863.jpg
    •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새말새몸짓입니다. 매주 월요일 철학자 최진석의 글과 (사)새말새몸짓의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헌 말 헌 몸짓에서 새 말 새 몸짓으로 나아가자는 저희들의 외침이 한 단계 더 성숙한 '나', 더 상승하는 '우리'가 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철학자 최진석의 글은 철학과 문학에 관한 글입니다. 『나 홀로 읽는 도덕경』에 수록되어 있는 이 글은 인문적 활동으로서 철학과 문학이 구체적인 현실 세계의 문제를 인식하고 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럼, 아래에서 그 내용을 확인해보세요.

    • 지난 5일(토)에는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3기의 입학식이 있었습니다. 

    • 이번 한 주도 늘 한 걸음 더 나은 삶으로 건너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철학자 최진석의 글을 소개합니다. 

    우리 시대의 철학과 문학은?

     

    철학은 시대의 산물이라는 말을 앞에서 했습니다. 저는 이 점을 더 강조하여 철학은 시대의 산물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설령 그것이 철학적인 이론 구조를 가졌더라도, 시대의 구체성에서 출발하지 않았다면, 저는 별로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플라톤도 그렇고, 니체도 그렇고, 공자도 그렇고, 장자도 그렇습니다. 철학자들은 모두 그 시대를 진실하고도 치열하게 산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살던 세계의 바로 그 시점에서 자신이 발견한 구체적인 문제를 고도의 추상적인 사유의 높이에서 읽고 해결하고자 했지요.

     

      혹자는 그런 사유의 결과를 수용하는 것을 철학이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플라톤의 『국가론』을, 노자의 『도덕경』을 철학이라고 생각하지요. 『국가론』이나 『도덕경』은 철학 자체가 아닙니다. 철학을 한 결과물들입니다. 철학적 활동이 담겨 있는 책이죠. 철학적인 높이에서 한 사유가 생산한 산물입니다. 철학은 구체적인 문제를 추상적인 고도의 높이에서 사유하여 보편화하는 지적 활동입니다. 명사적이라기보다는 동사적입니다.

      

      철학은 시대의 산물이고, 시대의 산물이어야 하지만 저는 문학도 그래야 한다고 봐요. 어떤 철학이든 어떤 문학이든 그것이 한번 보편으로 승화되고 나면, 보편의 바탕이 되었던 토양은 잘 포착되지 않거든요. 토양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고 위에 창백하게 남은 이론 체계만, 즉 보편으로 승화된 이론적 구조물만 남잖아요. 철학이 됐든 문학이 됐든 그것이 보여주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철학자나 작가가 그들이 살던 구체적인 시대 안에서 다음과 같은 물음에 고유하게 답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시대에 누구였는가?”, “당신은 무엇을 봤는가? 거기서 무슨 문제를 발견하고 무슨 불편함을 느꼈는가?”, “그 불편함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당신은 무엇을 했는가?”, “도대체 당신은 누구인가?”, 이런 질문들에 수준 높게 반응하는 것이 철학이고 문학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시대에 누구였는가?”


    “당신은 무엇을 봤는가?

    거기서 무슨 문제를 발견하고 무슨 불편함을 느꼈는가?”

    “그 불편함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당신은 무엇을 했는가?”


    “도대체 당신은 누구인가?”

     

      제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인문적 활동은 구체적인 세계의 문제를 역사적으로 관찰하고 철학적으로 승화하여 문학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런 활동이 자신의 삶이 되고, 또 그것을 문장으로 남길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막연한 이상을 품고 살다가 하나 깨달은 것이 있어요. 그 정도의 문장은 쓴다고 해서 써지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살아낸 자의 삶이 자연스럽게 글이 되어 드러나는 것이라고. 결국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최진석, 『나 홀로 읽는 도덕경, 시공사, 2021, 180~182쪽.

     
    추천1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