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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레터 #132] "Because I lik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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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171회   작성일Date 24-04-30 10:23

    본문

    욕망만이 자기 자신입니다. 욕망에서 출발한 일만 잘할 수 있어요.
    나와 세상을 바꾸는 만남  
    (사)새말새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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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레터 #132
    2023. 12. 11.

    안녕하세요? 새말새몸짓입니다.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철학자 최진석의 글은 '덕'에 관한 것입니다. 이번주에도 역시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 수록되어 있는 글을 가져왔습니다.  활기찬 한 주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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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 최진석의 글을 소개합니다. 
      


     (중략) 저는 직업이 교수이니까 외국 사람을 만나더라도 내개는 학술회의에 참석해서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술회의에 가서 미국이나 유럽 학자들을 만나면 그때 논의되는 학문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대개는 ‘왜 그 주제를 연구하는가’를 서로 물어보면서 말문을 엽니다. 제가 유심히 관찰해 보니, “왜 그 주제를 연구합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한국이나 동양의 학자들은 이유를 매우 거창하고 장황하게 설명합니다. 자기가 한 연구 주제를 한국의 상황이나 동아시아의 상황, 심지어는 인류 전체의 상황에까지 관련시켜 의미화하고 설명을 합니다.

       그런데 서양 학자들에게 “당신은 왜 이 공부를 합니까?” 하고 물으면 묻는 사람이 머쓱할 정도로 간단한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답의 길이도 매우 짧습니다.

     

    “Because I like it”

     

      그 사람들은 “나는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죠”라고 단순하고 명쾌하게 대답합니다. 거창하지 않아서 별 의미 없어 보이지만, 저는 이 대답에서 중요한 힌트를 얻습니다. 왜 그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창의적인가? 왜 그 사람들의 사회가 우리 사회보다 부패지수가 더 낮은가? 왜 그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행복한가? 제가 보기에 이유는 바로 “Because I like it!” 이라는 대답 습관에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그걸 좋아하니까 한다는 거예요. 이런 사람들은 자기 욕망에 기초해서 자기 행위를 결정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을 자기가 할 수 있어요. 어떤 일을 신념이나 이념의 지배를 받아서 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자기’가 하는 것이지요. 왜? 욕망은 바로 자기니까. 욕망만이 자기 자신입니다. 욕망에서 출발한 일만 잘할 수 있어요. 자기가 하니까 독특하게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창의적 결과가 나오는 거예요. 자기 욕망이 실현되니까 행복할 수밖에요. 자기가 움직이므로 자신에 대한 존엄을 매우 중시하지요. 그래서 존엄한 자기를 함부로 부정부패 속에 던져 버리지 않습니다. 부패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요. 그 힘이 무엇이라고요? 그렇습니다. 덕이 있는 거예요.



    최진석, 『인간이 그리는 무늬』, 소나무, 2013, 19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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