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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소개] <창간 75주년, 철학자에 듣는다> 崔 새말새몸짓 이사장 인터뷰 <매일신문,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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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4,748회   작성일Date 21-07-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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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75주년, 철학자에 듣는다] 崔 새말새몸짓 이사장 인터뷰
    "새말새몸짓으로 새 세상 열어야"…"단순한 지식 생산국이 아니라 선도국가로 가야"
    집권세력 비판 "진영 정치가 생각하는 능력 앗아갔고 독선과 오만 빠져"
     

    최진석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이사장(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이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최진석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이사장(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이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문재인 정부는 첫 조각에서부터 자신이 스스로 내세웠던 '인사 5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이것은 아니다'라고 봤고, 이 정부가 결국 잘못된 길로 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다. 말의 신뢰가 바로 정치의 핵심이다. 거짓말하는 내면은 건강한 정치를 보장하지 못한다."

    정년도 한참 남았는데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교수직(서강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17년 퇴직)을 박차고 나와 '새말새몸짓' 기본학교를 운영 중인 철학자 최진석(62)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이사장. 그는 지금의 집권세력에 대해 호된 꾸지람을 했다.

    "거짓말로는 결코 도약할 수 없다"고 그는 일갈했다. 촛불집회에 직접 나갔었다는 그는 "촛불혁명은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창간 75주년을 맞아 매일신문은 대한민국의 오늘을 성찰하고, 새로운 내일, 달라질 미래를 담보할 열쇠는 무엇일지를 탐구해보고자 최 이사장을 만났다. 최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청담동의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새말새몸짓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었고 학교까지 운영하고 있다. 새말새몸짓이란?

    ▶익숙한 방식과 세계관에서 벗어나 새 태도와 새 세계관으로 무장, 새 세상을 열어보자는 취지다. 우리는 이제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는 습관을 극복하고, 없는 길을 열면서 가는 선도국가, 전략국가, 일류국가로 도약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했다. 한 단계 도약해 단단한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새말새몸짓이 반드시 필요하다.

    - 새말새몸짓 기본학교에 가면 뭘 배우나?

    ▶지난해 10월부터 올 5월까지 수강 기간을 거쳐 1기생을 배출했다. 15세부터 49세에 이르기까지 학생, 변호사, 군인, 유튜버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토요일마다 전남 함평까지 와서 공부했다. 수강생의 60%가 서울에 산다. (교육을 받기 위해 너무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 아닌가 물었더니) 서울에서 함평까지 왕복 8시간이다. 교육은 변화를 의미한다. 고독한 시간을 겪어야 변화한다. 왕복 8시간의 고독한 시간이 가장 강력한 교육이다. 철학, 블록체인, 산업혁명, 베토벤, 걷기, 글쓰기 등 지덕체(智德體)를 함양하는 커리큘럼이다.

    - 교수직을 버리고 왜 이 길을 가나?

    ▶나는 교수직을 떠난 것이지 '교수'의 역할을 버린 것은 아니다. 교육하고 연구하는 일은 계속된다. 나는 나를 나로 완성하는 길을 걷다가 세상을 떠나고 싶다. 나의 행복과 공동체의 행복, 나의 자유와 공동체의 자유, 나의 독립과 공동체의 독립을 일치시키는 것이 완성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그러자면, 현실로 깊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모든 이론은 현실에서 피워낸 꽃이다. 우리는 아직 지식 생산국이 아니라 지식 수입국이다. 지식 생산자가 되려면, 이론의 습득에만 머물면 안 되고, 문제의 발견으로 태도가 확장되어야 한다. 내 몸으로 현실에 참여하고, 거기서 문제를 포착한 후, 그것을 해결한 이론화를 해야 한다. 그래서 이 길을 걷고 있다.

    - 촛불혁명이 실패했다고 단언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 질서가 효력을 잃으면, 그 질서를 갑자기 무력화시키는 야만에 빠졌다가, 새로운 질서를 탄생시킨다. 이것이 혁명이다. '촛불' 이후, 권력의 주도권이 바뀐 것 이외에 새로워진 것이 없다. 오히려 퇴행을 겪고 있다. 공정은 선택적 공정, 정의도 선택적 정의에 빠졌다. '내로남불'이 가장 두드러진다. 검찰 장악을 검찰개혁으로 포장했다. 과거에 했던 언론장악, 검찰 장악을 사람만 바꿔서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이게 나라냐'고 물으며 덤볐던 사람들이 그대로 다시 '이건 나라냐'라는 소리를 듣는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지경이다. 혁명도 실력이다. 집권세력은 없는 실력에다 포장만 하고 있다. 혁명이 실패한 것은 혁명하려는 자가 스스로는 혁명되지 않은 채 가식적으로 혁명하기 때문이다. 권력투쟁 이상은 할 줄 모른다.

    - 이 집권세력이 철학의 빈곤을 겪고 있기 때문일까?

    ▶그렇다. 지금의 집권세력은 정치의 근본 토대인 국가를 민족과 구분하지 못한다. 근대국가는 민족 관념을 극복하고 성립했다. 근대국가는 민족 감정이 아니라 헌법의 지배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헌법에서 명시한 군통수권자로서의 인식보다는 헌법에도 없는 민족의 지도자로 행세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사람을 홀대하거나 적대시하고, 대한민국을 상대로 싸운 사람을 오히려 높이려 한다. 천안함 희생자를 홀대하고, 약산 김원봉을 서훈하려고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민족과 국가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면 국가 운영에 큰 장애가 된다. 국가는 법의 지배를 받는 이성적 기구인데, 민족을 우선하면 감정에 빠져 국가를 도덕주의나 공허한 유사 휴머니즘을 근거로 경영하려 한다. 이렇게 되면, 국가가 합리적인 진화를 하기 어렵다.

    - 이 정부는 민주주의의 중대한 원칙인 상호존중을 무시하고 야당을 적대시한다는 비판도 많이 받는데?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강연에 간 적이 있다. '우리는 대화하고 협치를 하고 싶은데 상대가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당신 판단이다. 본인이 협치하고 대화하려는 의사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민주주의나 공화주의는 우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산다는 관용을 기초로 한다. 관용은 생각하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진영에 갇히면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진영에 갇히면 진영논리만 확대 재생산하면 될 뿐,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종내에는 독선과 오만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최진석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이사장(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이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최진석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이사장(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이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 5·18 민주화운동 왜곡 표현 처벌법에 대해 혹독하게 비판했는데?

    ▶혹독한 비판이 아니라 당연한 비판이다. 5·18 민주화 운동을 왜 했는가를 보면 된다. 고작 전두환에 저항하기 위해서? 아니다. 이 나라를 더 민주적이고 더 자유로운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한 투쟁이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다. 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핵심을 포기하고 얻을 것이 무엇인가. 5·18을 순수한 5·18 자체로 되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한 비판이었다. '국가가 역사해석을 독점하면 안 된다'며 역사 교과서를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5·18의 해석은 법으로 묶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그 이중성에 할 말을 잃는다.

    - 우리 정치에 대한 비판이 여전하다. 제도의 문제인가? 권력자, 즉 사람의 문제인가?

    ▶제도보다는 권력자의 문제가 더 크다. 권력자들이 국가경영에 대한 기본 인식과 철학이 너무 박약하다. 우리 역사에서 정치인으로 시작하여 권력을 잡은 후 국가경영자로 제대로 변신한 경우는 박정희·김대중 두 대통령뿐이지 않은가 한다.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은 내각을 통해 국가를 경영한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청와대 중심이고 내각은 유명무실하다.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것이다. 이 정도 커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이제 어떤 한 분야에서 얻은 명성이나 인기에 기대 권력을 잡으면 안 된다. 기본 교양을 갖추고 역사와 철학에 대한 기초 소양은 있어야 한다. 국가, 인간, 문명, 역사, 민족, 독립, 자유, 풍요 등등에 대해서 인식도 철저하지 않고 생각해 본 적도 없이 권력자가 되면 위험하다.

    - 국가경영자로 적합한 새로운 리더십이란 어떤 것일까?

    ▶우리나라가 굉장히 커졌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커진 나라를 어떻게 경영해나갈까? 시선의 높이를 올려야 한다. 후진국 수준에서 나라를 새로이 만들 때 법학적 통찰이 필요하고, 중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때 경제학적 수준의 통찰이 필요하다. 지금 선진화된 나라를 지향하는 우리 지도자는 이제 깊은 인문적 통찰이 있어야 한다. 급조된 지도자는 위험하다. 국가 지도자가 되려면 우선 국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깊은 숙고를 해 온 사실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국가를 이끌기 위해서 자기 영역에서 자신만의 실천 경험도 있어야 한다. 지도자는 연습하고 훈련하는 자리가 아니다. 대통령이 되는 순간이 닥쳐서야 급조된 어젠다를 갖고 나오는 정도의 리더십으로는 나라를 제대로 경영할 수가 없다.

    - 일본 메이지유신의 정신적 지도자로 불리는 요시다 쇼인의 흔적을 매년 거르지 않고 답사한다고 들었다. 그 이유는?

    ▶나는 친일파가 아니다. 극일파다. 극일을 위해 일본을 공부하다가 우리를 식민지로 만든 힘의 원천으로 요시다 쇼인을 발견했다. 일본은 교육을 통해 산업혁명을 이뤄냈다. 그 과정에서 요시다 쇼인은 혁명적 역할을 해냈다. 그가 가르쳐 배출한 90여명의 인재 중 절반이 혁명 과정에서 죽고, 나머지 반이 살아남아 메이지유신을 일궈냈다. 당시 조선은 무려 400여 곳 안팎의 교육기관이 있었지만 주자학만 주구장창 가르쳤다. 실질적인 힘을 기를 수 없었다. 시대의 급소를 잡지 못한 것이다.

    - 시대의 급소란 무슨 뜻인가?

    ▶시대의 급소란 시대가 부여한 사명이다. 한 시대에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이것을 잡고 몸부림치면 흥하고, 곁가지에 매달려 급소를 겨누지 못하면 약해진다. 지금 우리에게 부여된 시대의 급소는 추격 국가에서 선도 국가로, 전술 국가에서 전략 국가로 올라서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과감하게 올라타야 한다. 이 새로운 흐름이 우리에게는 축복이다. 혹은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나의 역할이 비록 제한적이지만 새로운 교육에 대해 내가 직접 나선 것은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 인재를 배양하는 것이 새 정치다.

    - 새 인재는 어떤 인재인가?

    ▶건너가는 존재다. 대답보다는 질문을 잘하는 인재다. 질문을 잘하려면 호기심이 살아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우선 자기 자신을 궁금해 한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자기는 누구인지? 자기는 무엇을 원하는지? 이런 기본적인 질문이 자신에게 제기될 때, 비로소 '여기서 저기로' 건너가려는 야망이 생긴다. 야망이 없으면, 자본주의의 부스러기나 붙잡으려고 안달할 뿐, 생산적인 삶을 살 수가 없다. 인재는 마음속에 거친 야망을 품은 자다. 이런 인재는 세계에서 이미 이행된 결과를 단순하게 이해, 분석, 평가하는 데에 멈추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건축하려고 길을 나선다. 새말새몸짓을 위한 나의 도전도 이러하다.

    ◆ 최진석 새말새몸짓 이사장

    전라남도 함평 출신

    광주 대동고·서강대 철학과

    베이징대학교 철학과 철학 박사

    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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