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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뉴스레터 #015] 내 안의 아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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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4,804회   작성일Date 21-09-28 10:42

    본문

    내 안의 아큐

    나와 세상을 바꾸는 만남  
    (사)새말새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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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뉴스레터 #015
    20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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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안의 아큐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절에 갈 때마다 듣는 말이 있다. “()을 짓지 말라.” “성불(成佛)하십시오.” 여기서 은 마음속에 스스로 지은 틀이다. 보통은 누구나 이 틀을 통해 세상을 보고 판단한다. 자신의 의견이나 관점도 대부분은 이 틀이 드러난 것일 뿐이다.
     
      ‘상을 짓지 말라는 말은 자신만의 틀로 세상과 관계하면 전혀 이롭지 않다는 경고다. 왜냐하면 세상은 넓고 복잡하며 유동적인데, 좁고 굳은 틀을 갖다 들이대면 세상의 진실과 접촉하지 못하고 넓디넓은 세상의 좁다란 한 부분만 접촉하거나 유동적인 세상의 굳은 한쪽만을 지키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넓은 것을 좁게 보고 움직이는 것을 정지한 것으로 보면 이롭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중략)
     
      아편전쟁으로 완전히 망가지고 나서도 어떤 부류의 중국인들은 물질문명에서는 졌지만 정신문명이나 도덕성은 중국이 서양에 앞선다고 주장한다. 이것도 구체적인 사실을 왜곡하여 정신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정당화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유형의 패배주의적 인간에게 루쉰은 아큐(Q)’라는 칭호를 붙였다. 아큐는 패배주의적 심리 상태 속에서 큰 능명을 당하고도 마음속으로는 이겼다고 자위한다. 이긴 것으로 자위하려면 돌아가는 판을 자신의 상에 맞춰 멋대로 해석하고, 보고 싶은 대로만 본다. 옆에서 악마가 자라고 있어도 그것은 다른 악마에 대항하려는 것이지 자신과 같이 선한 사람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게다가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제압할 수 있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허풍도 친다. 내 안에 아큐는 없는지 항상 확인이 필요하다.
     
      아무리 크고 아름다운 말도 상에 갇히면 추하고 악하고 비효율적이다. 행복, 자유, 평등, 평화, 봉사, 독립, 깨달음 등 다 좋은 말이지만 항상 좋기만 하도록 태어자니는 않았다. 뿌리를 고정하지 않고 세상의 흐름에 맞춰 유동성을 발휘할 때만 좋은 의미 그대로 드러날 것이다. 평화도 자신의 상에 갇혀 주의가 되면, 악마를 부르는 호루라기가 될 뿐이다. 깨달음도 자신의 상에 갇히는 순간 그저 완고한 고집으로 전락한다. 상을 따라 보고 싶은 대로 보거나 봐야 하는 대로 보는 일은 아큐가 걷는 실패의 길이다. 성공하고 싶으면 상을 걷어내고 보이는 그대로 보는 과학적 태도와 친해야 한다.

    최진석,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북루덴스, 2021, 282~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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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책읽고건너가기 시즌1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을 다시한번 소개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루쉰의 <阿Q정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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