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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뉴스레터 #036] 배반의 출렁거림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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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491회   작성일Date 22-03-06 21:50

    본문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나 현재를 돌파하는 일은 눈대중이나 계산을 벗어나는 일이다. 바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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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뉴스레터 #036
    2022.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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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글은 <배반의 출렁거림>입니다. 이 글은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정해진 마음에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늘 그런 자신을 배반하며 변신을 도모합니다. 아래에서 전문을 확인해보세요. 

    •  아울러, <생존철학>은 27편을 소개해드립니다. <정해진 마음에 갇히면 위대한 빛을 볼 수 없다>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채널에 공개되었는데요, 위의 글과 연결하여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번 한주도  늘 한 걸음 더 나은 삶으로 건너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철학자 최진석의 글을 소개합니다. 
      
    배반의 출렁거림
     
     
     광주 사람의 자부심은 예향(禮鄕)이라는 별칭을 통해 확인되고 더욱 키워진다. ‘예향(禮鄕)’예술의 기운이 흐르는 동네정도로 이해하면 충분하겠다. 그런 연유인지 광주에는 예술가도 많다. 변두리 조그만 다방에만 들어가도 수묵화 몇 점 걸려 있는 풍경을 보통으로 접할 수 있다.
     
     예술은 모든 정해진 것들에 저항하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그런 예술적 생명력이 저항하며 흘러 남긴 흔적들이 미술사를 이루고 음악사를 이룬다. 저항의 기운은 그래서 예술의 원천이다. 삶의 탁월성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는 일이다. 그래서 광주에 가면 탁월한 입맛도 누릴 수 있다. 혁명의 기운은 길고 깊게 베어 있다. 모두가 광주가 예향이기 때문이리라.
     
    예술은 모든 정해진 것들에 저항하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
    인간에 대한 혹은 문명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체득이 드러나야만 
    예술로 받아들여진다.

     ‘예술의 기운이라, 그것은 도대체 뭔가. 피아노를 친다고 또는 그림을 그린다고 모두 음악이나 미술을 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음악이나 미술을 한다고 모두 예술가의 반열로 올려줄 수는 없는 일이다. 인간에 대한 혹은 문명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체득이 드러나야만 예술로 받아들여진다. 즉 음악이나 미술의 세계만을 표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음악이나 미술이라는 형식을 통해 인간을 표현할 수 있으면, 혹은 인간과 세계 자체를 표현 할 수 있으면, 우리는 그를 궁극적 인간의 형상을 한 예술가로 불러야 할 것이다. 야박하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럼, 인간에 대한 체득은 어디서 오는가? ‘인간이 움직이는 동선이나 인간이 그리는 무늬(人文)’를 접촉하면서 비로소 시작된다. 예술가가 인문학과 만나는 지점이다. 예술가가 인문학적 지식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이게는 학문적 지식을 단숨에 건너뛰어 버리는 인문적 통찰력이 있다. 지식이 마침내 넘고자 하는 봉우리를 불안한 고뇌로 빚어진 고도의 감각으로 단숨에 넘어간다. 그가 예술가라면 그렇다는 말이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하나의 의미로 고정될 수 있다면 이미 무늬도 아니다. 예술가의 고뇌는 여기서 시작된다. 이 무늬에서 저 무늬로 이동하는 인간(문명)을 포착하다가 이곳에 있는 자신이 저곳을 봐 버린 것이다. 이곳과 저곳 사이에 걸쳐져 있는 자신은 분열을 겪는다. 저곳으로 건너가기 위해 이곳에 저항하는 모습이다. 익숙한 이곳에 대한 배반이며 변신이다. 혁명가와 예술가가 중첩되는 지점이다.
     
     배반의 출렁거림은 종종 정신병을 유발한다. 예술가가 자신을 창조적이지 못하다고 자학하는 것은 바로 저곳으로 잘 건너가지 않는 자신에 대한 지독한 자발적 학대일 뿐이다. 예술가는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예민한 감각으로 인간이 나아가는 길을 먼저 보는 사람이다. 우리가 갤러리에 가는 이유도 그 도도한 흐름을 먼저 봐 버린 사람이 남긴 것들을 통해 내가 어디로 향해 가는지 느껴 보기 위해서다. 결국 자신의 길을 발견하는 영감을 얻기 위한 것이다.
     
     이런 영감을 창출하는 것을 사명으로 가진 사람이 이미 지난 것에 갇혀 있다면 예술가가 아니다. 예술가가 정치가나 이념가로 전락하는 일은 이렇게 일어난다. 혁명가였던 사람이 혁명의 기억에 갇히면 반항아로 전락하듯이, 예술가도 과거 자신이 했던 창조의 기억에 갇히면 기예가나 화공으로 전락한다.
     
     예술가여! 예술의 정신은 먼저 보는 일에 있음을 기억하자. 먼저 보는 일은 익숙한 자신에 대한 저항에서 출발한다.저항의 힘을 잃고, 저항했던 기억의 지배를 받는다면 당신은 이제 예술가가 아니다.
     
     잭슨 폴락의 그림에서는 폴락 사후 25년이 지난 후에나 체계적으로 발표된 프랙탈 이론이 발견되고, 반 고흐의 몇몇 그림에서는 50년 후에 발표될 유체역학의 콜모고로프 척도( Kolmogorov scaling)’가 구현되어 있다고 한다. 먼저 본 사람은 남몰래 봐 버린 그것을 갑자기드러낸다. 예술의 힘이다.
     
     혁명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따라 계속 변절하는 힘의 활동이다. 예술은 변절을 감행하는 자가 오로지 자신만의 눈빛을 믿고 뚜벅뚜벅 앞으로 힘차게 걸어가는 일이다.나의 고향 예향은 여전히 예향인가?


    최진석, 『경계에 흐르다』, 소나무, 2017, 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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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 27편의 내용 일부를 발췌합니다. )
     
    '정해진 마음'에 갇히면 위대한 빛을 볼 수 없습니다
            
         
     안녕하십니까최진석입니다제가 1년 전인 것 같습니다. 어른 학생들 30~40명을 모시고 제주에 간 적이 있습니다. 제주에서 군산오름에 올랐어요. 제주의 오름들이 아주 참 좋지 않습니까. 근데 거기 군산 오름에 가면 그때 식민지 시절에 일본 군인들이 와서 파놓은 참호가 하나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그 역사도 기억하고 또 미래도 다시 다짐하는 의미에서 그 조그마한 참호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제 앞에 한 10여명이 먼저 올라가시고, 또 제 뒤에 한 15~20명이 따라오시고. 제가 그 중간에 가고 있었는데. 먼저 가서 보고 어떤 분들이 나오시더라고요. 그러니까 뒤따라가던 분들이 거기 뭐 있어?”, “볼만해”, “볼만한 것 있어?” 이렇게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러니까 먼저 보고 온 사람들이 별거 없어,” “볼 거 없어이렇게 대답을 했어요. 그러니까 그 대답을 듣고 어떤 분들은 직접 가서 확인하러 가시고, 또 어떤 분들은 별거 없다고 하니까, 그냥 안보고 지나쳐버리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저는 여기서 무엇을 느꼈냐면, 우리가 볼게 있어?’ ‘볼만해?’하는 이런 말들은 어떤 정해진 기준에 맞느냐, 안맞느냐를 좀 따지는 모습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볼만한 거라면, “자기 안에 어느 정도 되는 것이 볼만한 거라는 인식이 있고.” ‘볼게 있어?’라고 하면, “어느 정도가 돼야 볼 것이다라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볼 것이 있느냐, 볼 게 있느냐고 하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볼 것 혹은 볼 만한 것에 관한 기준에 맞느냐 안맞느냐 하는 것을 따지는 것이죠. 이것을 우리는 사실정해진 마음이라고 해왔던 것입니다.
     
     자 여러분 그 조그마한 참호에 제가 들어가 보니까 3미터도 채 안 되는 깊이였어요. 저는 지식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냥 파다가 전쟁이 지니까 그냥 서둘러 도망간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머릿속에 있는 참호하고는 그 규모나 정비된 모습이 전혀 맞지 않죠. 그런데 여기서 어떤 사람은 볼 게 없어,’ ‘볼만한 것이 없어하고 그냥 지나 치지지만 어떤 사람은 거기서 그 참호 안에서 전쟁 속에서 망가져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고뇌하고, 그 다음에 있는 힘을 다해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젊은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고뇌 속에서 그 젊은이는 그 참호를 파는 자기 자신을 보면서 노벨문학상에 버금가는 작품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어떤 분은 거기서 건축적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한편의 시를 쓸 수도 있겠죠. 어떤 분은 한 곡의 슬픈 노래 혹은 힘찬 노래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대상에는 즉, 이 세계에는 가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
    우리가 더 넓은 세계를 인식하고 더 높은 삶을 꿈꾼다면,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이 정해진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됩니다.
    그리고 이 정해진 마음을 조금이라도 줄이거나 희석시키려고 노력을 해야 됩니다.
     
     대상에는 즉, 이 세계에는 가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볼 만한 것. 이것은 전적으로 자기가 정한 것입니다. 우리가 더 넓은 세계를 인식하고 더 높은 삶을 꿈꾼다면,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이 정해진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 정해진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됩니다. 그리고 이 정해진 마음을 조금이라도 줄이거나 희석시키려고 노력을 해야 됩니다. 정해진 마음이 조금이나마 희석되고 줄어들면, 나는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고, 세계의 더 깊은 곳까지 가볼 수 있습니다. 정해진 마음이 있으면, 자기가 가진 세계가 자기가 죽기 전까지 평생 가질 수 있는 세계의 전부입니다. 정해진 마음이 있으면, 이 세계를 자기 품으로 끌어당겨 안으려 하기보다는 자기 마음을, 자기 생각을, 자기 뜻을 이 세상에 부과하려고 합니다. 자기 뜻과 자기 기준을 세계에 부과하려고 할 때, 바로 자기 자신은 세계와 어깃장이 납니다. 세계와 불화를 겪습니다. 세계와 어깃장이 나면 얻는 것이 적어집니다.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무리 사소하게 보였던 것일지라도 거기서 위대한 빛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인간입니다. 그것을 하게 하는 힘은 정해진 마음을 줄이려고 하는 노력이고 그것을 못하게 하는 마음은 정해진 마음에 더욱 강하게 갇히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최진석, <생존철학>ep_27중에서

    ** 새말새몸짓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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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2기 8번째 수업이자 김문수 교수님의 마지막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지만, 함평 호접몽가에 오셔서 함께 수업에 참여하기도 했었는데요, 마지막 수업은  NFT의 본질과 사례, 탈중앙금융의 도전등의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미래 세계에 대한 새로운 문법을 접할 수 있어서 생경했지만, 이것이 결국은 우리에게 놓여져 있는 현실임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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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새말새몸짓 홈페이지에서는 새말새몸짓의 활동을 소개하고 참여하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만, 늘 새말새몸짓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저희는 비영리법인으로 후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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