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이것은 생각하는 자들이 행사할 수 있는
세계를 여는 위대한 활동입니다.
감각적인 레벨에 있으면, 창의성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약 30년전, 20년 전 부터 모든 교육기관이나 관공서등에 창의라는 말이 많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가 창의의 결과를 수용하던 나라에서 창의를 하던 나라로 도약해야 된다는 염원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 창의적인 국가에 진입했는가? 우리는 독립적인 국가에 진입했는가? 우리는 민주적인 국가에 진입했는가? 우리는 자유를 추구하는 단계에 진입했는가?
저는 아직은 부족하다고 봅니다. 창의의 영역은 이 사유의 레벨에서 작동합니다. 그런데 인간이 감각적인 레벨에서 살고 있으면, 이 창의 같은 것은 나타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1996년부터 1998년 2월까지 미국 하버드 대학의 visiting scholar로 체류했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가방을 메고 하버드 대학 주위의 서점을 순례했습니다. 물론 대학 안에 있는 교내 서점도 몇 개 있지만 밖에 있는 전문 서적들과 서점들이 재미있거든요. 그때 서점을 순례할 때 제가 들른 곳이 약 30개 정도의 서점이었습니다.
저는 가보지는 않았지만 거기서 유학 생활을 하고 온 분한테 여쭤봤더니 동경대학 주변에도 그렇게 서점이 많이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북경대학을 졸업했으니까, 그쪽 형편은 잘 압니다. 모르긴 몰라도 한 200개 이상의 서점은 있습니다. 도서성이라고 서점들만 모여 있는 것이 북경대 바로 옆에 있거든요. 그리고 북경대 주변 골목에 작은 서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형편을 보죠. 저는 서강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서강대 주변에 신촌 로터리가 있거든요. 거기에는 서강대, 홍익대, 연세대, 이화여대의 학생들이 많이 이용을 하는 그런 공간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서점이 하나 있습니다. 4개 대학 학생들이 사용하는 지역에 서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유흥가는 전부 대학 주변에 있습니다. 많은 술집과 옷 가게와 화장품 가게와 음식점들로 대학 주변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이 대학을 유흥시설이 포위하고 있습니다. 이게 지금 우리나라 현실입니다.왜 그럴까요?
대학생들이 그 만큼 많이 소비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왜 술에 그렇게 가깝게 하였을까요? 그것은 삶을 행사하고 쾌락을 얻는 방식이 매우 감각적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지식인이 감각을 지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지적인 활동이 감각적 욕망의 지배를 받고 있는 한, 사유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들, 이것은 할 수가 없습니다. 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왜 창의적이지 않은가? 여러가지 제도적인 문제도 있고, 문화적인 문제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창의적이지 않는 이유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 창의를 책임지는 인재들이 사유보다는 감각적 삶 속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쾌락을 얻는 방식이 감각적인 것에 익숙해져 있으면,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용기보다는 누군가가 야기해 놓은 용기를 받아들이는데 더 편안함을 느낍니다.
우리는 용기 있는 인간이 되고 싶어 합니다. 독립적인 국가를 만들고 싶습니다. 자유로운 삶을 살다 가고 싶습니다.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풍요롭게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희망이 이루어져지려면,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자기가 감각을 이길 수 있어야 됩니다.
그리고 생각할 줄 알아야 됩니다.그리고 생각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는 인식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생각하지 못하면 창의적이지 못합니다. 생각하는 능력이 거세되면, 감각적 쾌락이 이승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쾌락인 줄 알고 살다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