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진석입니다. 또 반갑습니다.
최초의 철학자는 누구입니까? 바로 텔레스라는 철학자입니다.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는 문장을 말함으로써 최초의 철학자라는 칭호를 얻습니다. 최초라면, 그 이전 사람들은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하지 않았다는 뜻이죠. 그럼 탈레스 이전 사람들은 만물의 근원을 무엇이라고 했을까요? ‘만물의 근원은 신이다.’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믿었습니다.
‘만물의 근원은 신이다.’라고 믿던 사람들 속에 살면서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는 주장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는 주장이 물리적·화학적으로 참인가 거짓인가 하는 것은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이 문장이 어떻게 태어났는가 하는 것입니다.
탈레스가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고 할 때, 탈레스는 그 이전 사람들이 익숙하게 가지고 있었던 믿음의 태도나 신의 계시를 찾는 태도에서 벗어나서 오직 자신만의 생각하는 능력으로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는 주장을 하게 된 것입니다.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는 이 주장을 탈레스를 최초의 철학자로 만들 때,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무엇이냐? 그것은 탈레스가 믿음이나 계시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하는 능력에만 의존해서 이 명제를 만들었다. 이 점을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그래서 탈레스를 최초의 철학자라고 말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탈레스가 믿음이나 계시에 의존하지 않고, 이제 생각에 의존하게 되었다. 자기 생각을 사용해서 이 세계에서 사는 전략을 펼쳤다. 그것을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탈레스 이전 사람들은 믿음에 의존했고, 계시에 의존했습니다. 믿음에 의존하고 계시에 의존했다는 것은 신을 가장 중심적인 지위, 가장 높은 지위에 놓고 살았다는 뜻이죠. 그 시대에는 신이 역사의 책임자였습니다. 물론 신이 중심이던 그때를 역사의 시대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설명을 하다 보니까 역사라는 단어를 쓸 수밖에 없네요. 어쨌든 그때는 신이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책임졌습니다. 삶의 방향, 제도, 왕을 세우는 거나 안 세우는 일. 이런 모든 일들. 이것을 신이 결정하고 신이 책임졌습니다. 인간은 그 밑에서 얼마나 더 용맹하게 신을 떠받드는 것으로 인간의 위격이 정해져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탈레스가 나와서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고 말하면서, 최초의 철학자로 등극했다는 뜻은 이제 사람은 혹은 인간은 믿음이나 계시에 의해서, 계시에 의존해서 사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에 의존해서 사는 존재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한 것입니다.
이 철학을 통해서 인간은 맹목적 믿음의 대상인 신으로부터 독립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 인간은 역사의 책임자로 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인간은 ‘내가 사는 삶의 모습, 또는 어떤 삶의 풍경, 사회적 어떤 형태들. 이런 것들을 이제 인간이 정해서 가야겠다.’라는 자각을 한 것이죠. 그래서 인간은 역사의 책임자로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인간이 역사의 책임자로 등장하면서 이제 인간은 철학을 가지게 되었고, 생각을 하는 존재라는 자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신으로부터 독립하여 인간이 자기 존재성을 확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생각입니다. 역사가 시작되었는데, 역사가 시작되는 이 출발선상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가장 신뢰받는 무기는 바로 ‘생각’이었습니다. 그만큼 생각은 인간을 인간으로 살게 해주는 능력으로 인간 스스로 발견한 것입니다. 인간이 인간으로 사는 이 일을 함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스스로 생각하느냐, 생각을 하지 않느냐가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