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진석입니다.
또 반갑습니다. 저만 여러분들을 반가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매우 반갑습니다. 생각에 대해서 계속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생각에 대해서는 ‘이제 그만 얘기했으면 좋겠다. 왜 이렇게 길게 이야기하느냐’라는 불만도 예상이 됩니다만, 제 인식으로는 생각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능력이 아직은 좀 부족해서이기도 할 것입니다. 참고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는 가장 기본적으로 혹은 본능적으로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식은 다양한 형태로 작용하죠. 그런 의식의 활동 가운데 자신의 삶을 더 좋은 삶으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다양한 전략을 펼치는데, 특히 이 전략을 펼치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개입됩니다. 그래서 생각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리 생각을 또 다른 하나의 관점으로 정리한다면, 이렇게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의 삶을 더 나은 삶으로 꾸려 나가는 다양한 전략을 펼치는데, 내 의식을 그냥 의식의 흐름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교정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활동. 이것을 생각이라고 말해 보겠습니다.
좀 더 줄여서 말씀을 드려본다면,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의식의 전략적 사용. 전략적 활동. 이것을 생각이라고 해 봅시다.
제가 또 어떤 다른 글에서 쓴 내용입니다. 물고기들을 비유해서 한번 말씀드려보겠습니다. 물고기들이 친구들끼리 모여서 물속에서 놀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면을 뚫고 미끼를 단 낚싯바늘이 내려옵니다. 그 중에 어떤 물고기 친구가 그것을 덥석 뭅니다. 그리고는 수면 밖으로 달려 올라갑니다. 다시는 내려오지 않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낚싯바늘이 미끼를 달고 또 내려옵니다. 이때 대부분의 물고기들은 그 미끼를 단 낚싯바늘을 다시 덥석 뭅니다. 그리고 수면 위로 달려 올라가서 다시는 내려오지 않습니다. 이때 물고기들 가운데 생각이 있는 물고기가 한 마리 있다면, 그 물고기는 ‘친구가 저것을 물더니 수면 밖으로 달려 올라가서는 다시는 내려오지 않더라. 그러니까, 나는 이제 저 미끼를 물지 않아야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자신의 습관적인 행동방식을 교정합니다. 그래서 미끼를 무는 습관에서 교정해서 다시는 물지 않는 습관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생각이 있으면 자신의 의식을 의식의 흐름에 맡기지 않고, 자신의 삶의 전략을 펼치는데 사용합니다. 그래서 행동을 교정하여 더 나은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최근에 들은 말씀 하나 옮겨드리겠습니다. 공산주의를 읽기만 한 사람은 공산주의를 끝까지 추종한다. 그런데 공산주의를 이해한 사람은 공산주의를 끝까지 추종하지 않는다. 이 공산주의를 자본주의라고 바꿔도 되고, 자유주의라고 바꿔도 됩니다. 이것을 우리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여기서 다루는 일은 피하도록 합시다.
이 문장만 보도록 하죠. 공산주의를 읽기만 한 사람은 왜 끝까지 추종할까요? 그것은 생각을 하지 않고 읽었기 때문입니다. 공산주의를 이해한 사람은 끝까지 추종하는 일을 하지 않을까요? 자신의 행동을 교정할까요? 그것은 생각을 하면서 읽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삶의 전략과 연결시켜서 읽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삶과 전략과 연결시키지 않으면, 그 내용을 하나의 진리로 오해하고, 거기에 자신을 모두 맡기게 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자신의 삶의 전략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삶의 전략을 개입시키는 생각을 한 읽기’는 그 사람을 바보로 만들지 않고, ‘자신의 삶의 전략을 개입시키는 생각을 한 읽기’를 하는 사람은 이해를 하게 되서 자신의 행동을 교정하게 됩니다.
저는 갑골문을 공부하면서, 갑골문에 ‘갑이 거북이 껍질이다, 거북이 가죽이다’하는 것을 알고서는 그걸 저도 모르게, 거북이 등껍질로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사실은 거북이 등껍질에 글을 새기는 것이 아니라, 거북이 뱃가죽에다가 글씨를 새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한참 지나서까지도 그러니까 아주 오랫동안, 거북이 등껍질에다가 새긴다고 믿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또 그렇게 제가 한동안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이 갑골문은 중국 고대 은나라때 유물이거든요. 제가 고대 중국 은나라의 수도터인 은허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거기에 상당히 많은 양의 갑골문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그 유물이 당연히 거북이 뱃가죽일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저는 것을 등껍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제가 얼마나 바보 같습니까. 저는 갑골, 즉 구갑우골(龜甲牛骨). 거북이 껍질과 소의 견갑골이라는 뜻인데요. 이 거북이 껍질이라는 구갑을 저는 저 혼자 거북이 등껍질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갑골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갑골을 읽기만 한 것이겠죠. 이것이 교정되는 데 상당히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이 경험으로 봐서도 우리가 생각을 한다. 생각을 해서 행동을 교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어려움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