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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뉴스레터 #037] 새로워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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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092회   작성일Date 22-03-06 21:51

    본문

    새로워지는 일이 왜 그리 중요한가.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생존의 터전인 세계가 계속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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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뉴스레터 #037
    2022. 0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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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글은 <새로워지는 일>입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자세로서 '날로 날로 새로워져야 한다'는 『대학』의 장구를 인용하며 이야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어제의 과거보다는 내일의 다음을 꿈꾸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  이번 주의 <생존철학>은 28편을 소개해드립니다. 왕정시대와 민주주의를 가르는 것은 생각하는 백성의 출현이라고 하는데요, 아래에 영상과 글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세요. 

    • 이번 한 주도 늘 한 걸음 더 나은 삶으로 건너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철학자 최진석의 글을 소개합니다. 
     
    새로워지는 일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해는 차라리 ‘새로워진 해’라고 표현해야 더 맞겠다. 세계는 동사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해를 바라보고 감탄하고 다짐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보다는 자기 앞에 있는 바로 그해를 새로워지게 하는 것이 더 진실하다.

     

     새로워지는 일에 관해서는 오래된 중국의 고전 『대학』에 아주 잘 나와 있다. “날로 새로워지고, 날이면 날마다 새로워지며, 또 날로 새로워져야 한다(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다산 정약용은 이 책 제목을 ‘대학(大學)’이 아니라 ‘태학(太學)’으로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고급 교육이 아니라 통치자에게 하는 교육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내용은 위정자나 지배층에 있는 사람들이 새겨야 할 말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이제는 통치 지배력의 주도권을 시민이 가지는 민주의 시대이기 때문에 누구나 새겨야 할 말이다. 사회든 기업이든 리더라면 누구나 새로워지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새로워지는 일이 왜 그리 중요한가.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생존의 터전인 세계가 계속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

    변화에 적응하면 살아남아 번성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라진다.


     새로워지는 일이 왜 그리 중요한가.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생존의 터전인 세계가 계속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세계가 새로운 곳으로 계속 이행하는 운동을 우리는 변화라고 한다. 변화에 적응하면 살아남아 번성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라진다. 인간이나 동물에게 모두 맞는 말이다. 심지어는 역사나 사상 혹은 이념이나 가치관에도 모두 해당되는 원칙이다. 사람이 성장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이유는 세포가 계속 교체되기 때문이다. 옛 세포가 새 세포로 바뀌어 새로워지지 않으면 병들거나 죽는다. 뱀도 허물을 벗어야 한다. 허물은 옛집이다. 어떤 이유로든 옛집에 남아 안주하고 있으면 죽는다. 뱀만 그러하랴. 세계가 변화하는 것에 따라 이념이나 가치관도 바뀌지 않으면, 그 이념의 주인도 따라서 도태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에 밭을 갈아 먹고사는 농부가 있었다. 하루는 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토끼가 뛰어나오더니 밭 가운데 있는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쳐 목이 부러져 죽었다. 졸지에 토끼를 얻은 농부는 다음 날부터 농사를 팽개치고 그루터기만 지켜보며 또 그런 토끼가 나오기만 기다렸다. 하지만 한 마리도 얻지 못하고 결국에는 온 나라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꼬리를 달고 돌아다니는 이 이야기가 『한비자(韓非子)』의 「오두(五蠹)」편에 나온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오두’는 나라를 망가뜨리는 다섯 종류의 부류를 좀벌레에 기대어 한 비유다. 이 농부처럼 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뜻이다.

     

     송나라는 은나라 유민들이 세운 나라로, 유학의 기풍이 강했다. 고대 유가적 성왕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지키는 나라였다. 그래서 시선은 줄곧 과거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초나라와 전쟁을 하면서도 송나라의 양공은 과도한 명분과 고대 성왕들이 제시한 기준만 지키다가 대패하기도 한다. 여기서 한심한 도덕주의자나 명분주의자를 빗대어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는 말이 나왔다.

     

     나라가 망하려면 논의가 미래적이지 않고 지나치게 과거의 주제들로 채워지는 현상이 지속된다는 것을 한비자는 말하고 싶어 했다. 바보는 과거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한다. 세계는 계속 변화고 있는데도, 가만히 멈춰 서서 변해 가는 세상만 탓하고 있다면 누가 그 사람에게 창의적 번영을 가져다주겠는가.

     

     이렇게 말하면 옛것을 제대로 익힌 다음 새것을 알아야 한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들이밀지도 모르겠다. 매우 얌전하고 성숙한 말이다. 그러나 실재 세계에서 보통 사람들은 ‘지신’까지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욕을 먹든 말든 이미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 기득권을 만들어 준 과거가 더 찬란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온고’의 중력을 이길 내공을 가진 사람은 그렇게 많이 않아서, 대개는 ‘온고’만 하다가 세월 다 보낸다. 그래서 이 말은 차라리 순서를 바꾸어 ‘지신온고’가 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몸을 새로운 곳을 향해 기울여 놓고 과거를 알려고 해야 한다.

     

     과거는 목적이 아니라 가벼운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낫다. 과거의 논의로 현재를 채우고, 과거의 방법으로 현재의 문제를 풀려고 하면 ‘수주대토’한 농부처럼 웃음거리가 된다. 그런데 바보들은 언제나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서도 계속 같은 방법을 쓴다.



    최진석, 『경계에 흐르다』, 소나무, 2017, 16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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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 28편의 내용 일부를 발췌합니다. )
     
    왕에게 생각을 맡기겠습니까,
    왕으로서 직접 생각하시겠습니까?
            
         

     안녕하세요? 최진석입니다.

     철학의 탄생은 바로 생각의 탄생이고, 생각의 탄생은 인간이 역사의 책임자로 등장하는 사건이다. 역사의 책임성을 더 이상 신에게 두지 않는다. 인간 이외의 존재에 두지 않는다. 역사의 책임자로 등장하는 이 독립적 사건과 함께 철학이 탄생합니다. 물론 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정치도 함께 태어납니다.

     

     정치나 철학은 생년월일이 같습니다. 모두 다 이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지적 장치들입니다. 물론 당연히 철학이나 정치도 새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또 없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것은 같습니다.

     

     역사의 책임성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 바로 제도의 어떤 다양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역사의 책임성을 왕이 혼자 가지고 있을 때, 그때를 우리는 왕정이라고 합니다. 왕정시대에는 왕이 재화의 생산과 분배를 결정하거나, 재화의 생산과 분배권을 왕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 재화의 생산과 분배하는 능력을, 그 권한을 행사할 때 왕은 이 생각에 의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왕정시대에는 우리가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생각하는 존재는 왕 한사람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 다 왕의 생각을 집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생각하는 존재가 역사의 책임자이고, 이 책임자가 왕일 때, 그때를 왕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재화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일이 어떤 생산도구나 생산관계 혹은 사회경제적 조건이 달라지면서 왕 혼자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이제 능력이 의심받거나 사라져서 역사의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왕이 하던 책임성, 왕이 가지고 있던 책임성, 그 다음에 왕이 하던 생각, 그 다음에 왕이 가지고 있었던 재화의 생산과 분배권, 이러한 것들을 왕이 놓치게 됩니다. 그러자, 그 밑에 재화의 생산과 분배에 직접 관여하는 능력을 갖게 된 사람들이 그것을 가지게 됩니다. 그 한 명, 한 명, 한 명이 이제는 재화의 생산과 분배권을 가지게 된 것이죠.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시민이라고 하고, 이 시민이 주도권을 가지고, 다시 말해서 역사의 책임성으로 무장해서 재화의 생산과 분배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제도를 우리는 민주주의라고 합니다.

     

    "민주주의는

    시민이 역사의 책임성과 주도권을 가지고 사회를 운용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은 생각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민주주의는 시민이 역사의 책임성과 주도권을 가지고 사회를 운용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은 생각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재화의 생산과 분배 권한을 가졌습니다. 역사의 책임성도 가졌습니다. 그 이전에 왕이 가졌던 것을 시민들이 골고루 나눠 가졌습니다. 그 시민들이 그런 왕이 가졌던 권한을 골고루 나눠가졌기 때문에, 이제는 시민들이 역사의 책임자가 되었죠.

     

     그래서 이제 시민은 생각하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라는 이 제도가 잘 운영되느냐 운영되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이냐? 바로 시민이 역사의 책임자라는 자각이 있느냐 없느냐. 시민이 믿음에 빠져 있느냐 생각하느냐. 시민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대행하고 사느냐 스스로 생각하면서 사느냐. 이런 점에서 이제 민주주의가 잘 되느냐 안 되느냐가 결정되게 됩니다. 그래서 시민은 모두 다 한 명, 한 명, 한 명이 그 이전에 왕이 했던 역할을 대신하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시민은 작은 왕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작은 왕들이 모여서 이 자가가 사는 공동체를 작동시키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죠.

     

     그러니까 이 시민이 ‘자기가 스스로 왕이다.’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 이것이 민주주의가 잘 되느냐 잘 되지 않느냐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강조하면, 시민은 왕처럼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왕처럼 행동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이 공동체, 이 역사는 내가 책임자다.’ 그 다음에 또 하나 뭡니까. ‘왕이 하던 생각을 이제는 내가 한다, 내가 생각한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나는 역사의 책임자다’라는 의식으로 무장해 있는 거죠. 왕정시대의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수군중을 우리는 백성이라고 부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 공동체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 군중을 우리는 시민이라고 합니다. 왕정시대의 특징은 왕이 생각을 집행하고 백성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민 사회의 특징은 시민이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백성은 생각하지 않는 시민이다. 시민은 생각하는 백성이다. 생각하지 않으면 백성이고, 생각하면 시민입니다.

     

    "‘내가 이 공동체의 책임자다’라고 하는

    근본적인 각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 생각이 펼쳐지는 모습은 어떠할까요? ‘내가 이 공동체의 책임자다’라고 하는 근본적인 각성이 있어야 합니다. 생각이라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 간단한 이야기 속에서 알 수 있듯이 내가 나로 사느냐 살지 못하느냐. 시민으로 사느냐 백성으로 사느냐. 역사의 종으로 사느냐 책임자로 사느냐. 하는 것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입니다.

     

     감사합니다.



     

    최진석, <생존철학>ep_28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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