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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뉴스레터 #035] 게으른 눈, 부지런한 손발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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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336회   작성일Date 22-03-06 21:49

    본문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나 현재를 돌파하는 일은 눈대중이나 계산을 벗어나는 일이다. 바로 꿈이다.
    나와 세상을 바꾸는 만남  
    (사)새말새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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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말새몸짓 뉴스레터 #035
    2022. 0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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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글은 <게으른 눈, 부지런한 손발>에 관한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거나 현재를 돌파하기 위한' 하나의 통찰을 얻으셨으면 합니다.   

    •  <생존철학>은 지난번에 이어 26편을 소개해드립니다.  '지적호전성'을 주제로 펼쳐지는 '궁금증과 호기심'에 관한 이야기를 확인해보세요.  아래에서 영상과 글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임인년 설 연휴에도 평안한 한주 되시길 바라며, 늘 한 걸음 더 나은 삶으로 건너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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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 최진석의 글을 소개합니다. 
      
    봅슬레이와 마늘 밭의 진리
     
      
      2016년 벽두에 캐나다에서 짜릿한 소식이 들려왔다. 국제봅슬레이켈리턴연맹(IBSF) 월드컵 5차 대회에서 원윤종, 서영우 선수가 남자 2인승 경기에서 우승을 한 것이다. 이번 금메달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딴 것이라고 하니 더욱 놀랍니다. 사실 봅슬레이가 우리에게는 그다지 대중적으로 알려지거나 크게 인기 있는 종목은 아니다. 열악한 차원이라는 평가도 과분할 정도로 국내의 제반 여건이 아직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경기장도 없다. 장비가 없어 외국 선수들이 타던 중고 장비를 구입해 연습을 했다. 심지어는 다른 나라 선수들의 썰매를 빌려 타며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2013년에야 네덜란드 유로테크썰매를 처음 구입해 대회에 출전해 왔다고 한다.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춘 것도 불과 4년밖에 안 되었다.
     
      서 선수는 말한다. “다른 나라는 이렇게 대회가 연달아 열리면 뒤에서 썰매를 미는 역할을 하는 선수를 바꿔 가면서 하는데, 우리나라는 대체 선수가 없어서 하리가 안 좋은데도 뛰었다.” 이 대목에서는 코끝이 찡해진다. 그런데 벌써 세계 랭킹 1위다.전후좌우의 조건들을 눈대중으로 따져 보고, 이리저리 계산해 보는 것으로는 절대 가능해 보이지 않은 일이다.
     
      반년 전에 저세상으로 떠나신 내 어머니는 배움은 없으셨어도 재치가 넘치셔서 경험으로만 빚어낸 몇 조각의 지혜를 불쑥 내어 주기도 하셨다. 어린 시절의 어느 날이 생각한다. 초등학교 4학년 정도였을 때다. 친구들하고 장난치고 놀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던 내게 어머니께서 집 앞에 있는 밭에서 마늘을 뽑자고 하셨다. 내게는 감당이 안 되는 넓은 밭이었다. 깜짝 놀라서 은제 이 많은 마늘을 다 뽑는당가?”라고 하면서 싫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하루 종일 해도 다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눈은 게을르제만 손발은 부지런헌 것이다.” 

      나는 원래 또 몸을 써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잘하지도 못했다. 어머니는 이런 나를 아랑곳하지도 않고 먼저 마늘을 뽑으면서 조용히 말씀하셨다. 눈은 게을르제만 손발은 부지런헌 것이다.” 꼼짝없이 어머니 옆에 붙어서 마늘을 뽑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에게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으로만 보였던 그 많던 마늘을 반나절 만에 다 뽑아 버렸다. 눈대중으로 도저히 가능해 보이지 않았던 일을 묵묵히 손발을 움직이다 보니까 어느새 해낸 것이다. 어머니 말씀이 옳았다. 눈은 정말 게으르고, 손발은 부지런했다.
     
      눈대중이나 계산속에 빠져서는 도약 같은 것은 아예 꿈조차 꾸지 못한다. 주변 조건의 제약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보들은 대개 조건의 제약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보들은 대개 자신의 어려움을 주변 조건과 남 탓으로 돌리는 데 익숙하다. 이런 태도로는 미래를 기약하지 못한다. 더 나아질 수가 없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현재를 밀고 나아가 아직은 분명한 모습으로 정해지지 않은 어떤 곳을 향해 나아가야만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그런데 다가올 미래는 미래의 문법으로 따져야 하겠지만 미래의 문법은 아직 충분히 숙성되지 않아서 미래를 보는 일마저도 현재의 문법으로 계산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다.
     
      숙성된 미래의 문법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을 때, 충동적인 누군가는 비문법적 행동을 새로운 곳을 향하여 건너뛰려 덤빈다. 이것을 보통은 무모함이라 말하고 모험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무모함이나 모험은 분명히 미래를 향한 행위들이다. 이런 무모한 실천과 행동이 없이 그저 눈대중이나 계산속으로 나온 판단에만 의존해서 이 궁리 저 궁리에 빠져 있거나 갑론을박하는 논쟁에만 빠져 있으면 현재는 급격히 부식된다.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나 
    현재를 돌파하는 일은 
    눈대중이나 계산을 벗어나는 일이다
    바로 꿈이다. 

      어떤 계산으로도 봅슬레이 우승은 점쳐질 수 없다. 내가 반나절 만에 그 많은 마늘을 다 뽑는다는 것은 상상도 되지 않는 일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나 현재를 돌파하는 일은 눈대중이나 계산을 벗어나는 일이다. 바로 꿈이다. 문제는 꿈을 꾸느냐, 안 꾸느냐다. 꿈을 꾸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꿈을 향해 무모함을 감당하느냐, 감당하지 않느냐의 문제다.
     
      결국은 손발을 움직이는 일이다. 행동이다. 무모함을 통과하지 않고 빚어진 새로운 역사는 없다. 모험, 즉 위험을 뒤집어쓰지 않고 강을 건널 수는 없다.미래가 벌써 암울하게 느껴지는가. 혹시 겁을 먹고 있지는 않은가. 봅슬레이의 꿈과 마늘 밭의 손발이 진리다. 썰매도 경기장도 없던 한국의 봅슬레이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섰다.   


    최진석, 『경계에 흐르다』, 소나무, 2017, 168~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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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 26편의 내용 일부를 발췌합니다. )
     
    문명을 선도하려면 '지적 호전성'을 갖춰라 (2)
            
         
    (지난호에 이어서
      호전적이냐, 아니냐가 이 문명의 주도권을 갖느냐, 안 갖느냐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개념, 어떤 현상들을 개념화하는 능력이 없으면, 즉 지적 호전성을 발휘하는 능력이 없으면, 창의적일 수 없습니다.
     
    개념화와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일, 개념화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일. 이것들은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개념화를 할 때, 우리가 발휘하는 궁금증, 호기심, 이것을 저는 지적호전성이라고 표현합니다.
     
    "개념화를 할 때우리가 발휘하는 
    궁금증호기심
    이것을 저는 '지적호전성'이라고 표현합니다."

      지적 호전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문명을 건설하는 입장에 서지 못하고, 문명을 다른 사람들이 건설해 놓은 것을 수용하는 것으로 채우게 됩니다. 우리가 이 앞에서 말했듯이, 대답에 익숙하도록 훈련된 인재들은 이미 있는 이론과 지식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그 기준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중요하게 살피게 됩니다. 그 기준에 맞으면 선, 맞지 않으면 악, 그 기준에 맞으면 참, 맞지 않으면 거짓. 그렇기 때문에, 대답에 익숙하도록 훈련된 인재들은 대개 거의 모든 논쟁을 진위 논쟁으로 끌고 가거나. 선악 논쟁으로 끌고 갑니다.그래서 결국은 도덕 지향적인 태도를 갖게 됩니다. 그 사람이 도덕적이냐, 도덕적이지 않냐 하는 것과는 크게 상관없이 도덕적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도덕적 지향성을 갖게 되는 것이죠.
     
      서양에서는 지혜의 여신을 미네르바라고 합니다. 아테나라고도 그러죠. 지혜의 여신 동상이나 사진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지혜의 여신은 완전 무장 상태입니다.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방패를 들고 창이나 칼을 들고 있습니다. 서양에서 지혜라는 것은 크게 전쟁과 목공에 관여합니다. 목공은 요즘말로 하면 산업이 될 것입니다. 지식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단하는 일, 다시 만들어내는 일, 지혜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혜는 지식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에 맞게 사용하는 힘이기 때문에 지혜는 상당히 공격적인 태도를 갖습니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를 전쟁이나 목공에 관여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개념을 만드는 일, 물건을 만드는 일, 제도를 만드는 일, 이것들은 다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같은 일을 하는 사람과 해놓은 결과를 수용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 궁금증과 호기심인데, 이 궁금증과 호기심은 기본적으로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태도를 갖습니다.
     
    "창의성은 기본적으로 
    이 세상을 자기 뜻대로 펼치고자 하는 
    과감한 공격성과 관련이 있어요. "

      우리가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될 때, 그 창의성은 기본적으로 이 세상을 자기 뜻대로 펼치고자 하는 과감한 공격성과 관련이 있어요. 자기 뜻대로 이 세계를 펼쳐서 살겠다. 자기 뜻대로 이 세계를 디자인해서 살겠다. 하는 이런 포부가 없는 사람들은 전략적인 높이보다는 전술적인 높이에서 살게 되죠. 그러면은 전술적인 높이에서는 남들이 발휘해놓은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결과들을 수용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이것들을 어떻게 다루느냐, 이것들을 어떻게 존중하느냐 하는 것만 중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도덕 지향적이 되는 것이죠.
     
    (중략)
     
      지금 우리는 어떻습니까?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인 부분이 매우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더 독립적이고, 더 자유롭고, 더 창의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힘은 지식을 생산하는 태도를 갖는 것인데. 이 지식을 생산하는 태도를 갖는다는 것은 삶의 전략을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우리가 펼쳐서 산다는 뜻입니다. 우리 삶의 전략을 우리가 만든 필요에 따라서 우리 뜻대로 이 세상을 펼쳐 살려면, 반드시 거기에는 궁금증과 호기심 같은 지적 호전성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우리 삶의 전략을
    우리가 만든 필요에 따라서
    우리 뜻대로 이 세상을 펼쳐 살려면,
    반드시 거기에는 궁금증과 호기심 같은
    지적 호전성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호전이라는 단어가 불쾌하게 들리 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선도하는 즉, ‘문명을 선도하는 위치에 한번이라도 서보고 가고 싶다라는 꿈이 있다면, 이 지적호전성은 절대 피해가면 안됩니다. 우리를 앞서게 할 것이냐, 뒤에 머무르게 할 것이냐, 한 단계 도약하게 할 것이냐, 더 낮은 단계로 내려가게 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태도입니다.  감사합니다.     

    최진석, <생존철학>ep_26중에서

    ** 새말새몸짓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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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말새몸짓 기본학교 2기 7번째 수업이자 김문수 교수님의 두번째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지만, 함평 호접몽가에 오셔서 함께 수업에 참여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주 수업의 주제는 <한국의 CBDC와 원화의 국제화전략>, 부제로는 '한국 금융의 시야 확장'이었습니다. 

    * 김문수 교수님의 해박한 지식과 따뜻한 설명으로 참여자 모두 강의에 몰입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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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새말새몸짓 홈페이지에서는 새말새몸짓의 활동을 소개하고 참여하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만, 늘 새말새몸짓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저희는 비영리법인으로 후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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