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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이 없는 나라 - 김태유 저>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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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배지영 (124.♡.207.54)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58회   작성일Date 26-07-05 12:12

    본문



    이 책은 공학, 경제학, 인문학을 아우르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연구해 온 저자가 그의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문명사적 기회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대안을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필자가 보기에 저자는 이 책을 정책결정권자에게 제시하기 위해 썼다.


    저자는 대한민국이 당면한 초저출산 문제를 단순히 출산율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출산율을 높이는 데만 집중하는 기존 정책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저출산의 본질은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인해 높아지는 부양비에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정책의 목표 역시 출산율 자체가 아니라 부양비를 낮추고 경제활동인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한 첫 번째 해법으로 저자는 이모작 사회를 제시한다. 100세 시대에 맞춰 고령자를 부양의 대상이 아니라 경제활동인구로 전환하고 임금체계를 연령이 아니라 능력과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며 연령별 비교우위에 따른 세대 간 분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은퇴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역할로의 ‘전환’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교육체계와 노동시장, 재취업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학력/저학력, 청년/고령층을 구분한 맞춤형 교육과 고용정책을 통해 청년은 가치창출 산업으로, 장년층은 가치이전 분야로 ‘역할을 재배치’하는 것이 국가경제를 젊게 유지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두 번째 해법으로는 국토의 공간구조를 재편할 것을 제시한다. 저자는 수도권 과밀이 초저출산의 또 다른 근본 원인이라고 보고 전국에 자원을 균등하게 분산하는 방식보다 비수도권 거점도시에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중심축으로 동남권인 부울경을 제2의 메가시티로 육성하고 개통된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세계적인 해양·물류 허브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울 수도권과 부울경을 양 축으로 하는 2극 체제를 구축하면 궁극적으로는 5극 국가체제를 완성함으로써 국가경쟁력과 인구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결국 저자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모작 사회를 통해 부양비를 낮추고, 북극항로 시대를 맞이해 부울경에 제2의 메가시티를 구축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적 전환은 부분적인 정책이 아니라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국가 차원의 결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책은 일반 독자보다는 정책결정권자나 연구자들을 위한 책이라는 점이었다. 이모작 사회와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을 통한 2극 체제라는 방향성 자체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적극 공감했고 지금 시점에서 충분히 시의적절한 제안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이러한 아이디어에 대한 사회적 공유와 공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별개로 개인 차원의 태도와 역량, 마음가짐은 다소 평가절하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령 저자는 저출산의 원인을 설명하면서 과도한 경제적 부담과 양육 부담 등을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여러 통계를 인용한다. 물론 현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지만 그것이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 청년이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자녀를 낳고도 사교육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고 좋은 학군을 고집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반드시 수도권에 살아야 한다는 기준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청년들이 외부의 기준보다 자신의 삶의 기준을 중심에 두고 살아갈 수 있다면 지금과는 다른 선택도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변화 역시 개인의 의지만으로 이루어 지기는 어렵고 구조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교육적 차원의 해결 시도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문제에는 구조적 원인이 존재하지만 개인의 선택과 책임의 영역이 다소 지워진 듯한 인상을 받았다.

    또 하나 눈에 들어온 부분은 논리에 사용된 통계자료의 시점이다. 이 책은 2025년 5월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당시 기준으로 낮은 합계출산율 0.72를 반복해서 인용한다. 그러나 최근 2026년 1분기 출산율은 다시 0.95까지 상승했고 이를 두고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가 결혼과 출산 연령에 들어서면서 반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물론 일부 분기의 수치만으로 출산율 회복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실제 현상을 진단하는 과정에서는 이러한 변화 역시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저출산 문제의 핵심을 부양비에서 찾고 출산율이 아니라 부양부담을 줄이는 것을 정책의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은 매우 인상 깊고 공감했다. 지금까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저출산 정책을 돌아보면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한 문제의식이며 우리나라 정책 방향을 개선하는 데 꼭 필요한 관점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여전히 구조적으로 제도와 정책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개인들이 실제로 이모작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남는다. 비교우위의 원리에 따라 청년층은 가치창출 활동을 하고 고령층은 가치이전 활동을 담당하면 이상적이겠지만 실제 청년과 고령층이 그러한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충분히 상용화되기 이전의 과도기에 이러한 정책이 효과를 내야 한다는 저자의 논리 역시 현실에서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모작 사회는 학력과 연령으로 나누기 이전에 지역이라는 변수 또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역마다 산업구조와 인구구조가 다르고 연령별 종사 직종 역시 크게 다르다. 아직 국토가 균형 있게 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자가 제시한 네 가지 분류 틀이 현실적으로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지방은 여전히 가치창출 일자리보다 가치이전 일자리가 많고 청년과 고령층이 동일한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인 경우가 상당수다. 이에 더해 지방 거주 고령층과 수도권 거주 고령층의 살아온 삶의 형태가 많이 다르기에 삶에 대한 태도와 노후 인식 역시 다르다. 결국 국가가 인센티브를 통해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과연 유의미한 규모의 사람들이 실제로 그 방향으로 움직여 줄 것인가, 개개인의 선택을 국가가 얼마나 유도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연금제도의 유연화나 임금제도의 유연화 역시도 현실적으로 고령층이 얼마나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이상적으로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방향이지만 실제 정치와 사회에서 이를 추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과연 이것을 현 대통령이 추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심스럽다.

    마지막으로 북극항로와 부울경 메가시티 전략 역시 아이디어 자체에는 깊이 공감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에서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지금도 지역균형발전과 지방 발전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황에서, 특히 정치권과 정부에서 호남발전을 주로 외치는 지금의 시점에서 다시 동남권을 국가 전략의 중심축으로 발전시키자는 논의가 얼마나 진행될 수 있을까. 저자는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가 같은 문제의식과 목표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에서는 그 전제 자체가 가장 어려운 과제처럼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사용된 일부 통계자료와 몇몇 논리 전개의 아쉬움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의 위기를 바라보는 문제의식과 대안의 방향성에서는 매우 인상적이고 공감되는 책이었다. 특히 부양비를 중심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접근, 연령별 분업을 통한 이모작 사회, 북극항로 시대의 부울경 메가시티 육성 전략은 기존 저출산 논의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새로운 관점이자 국가에서 시도해봄직한 대안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바로 실현되어야 의미가 있는데 현재 대한민국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이 남는다. 먼저 대한민국 정치와 교육의 실패라는 뼈아픈 진단이 내려져야 하고 그 결과로 인해 현재 국민들의 의식 수준에 대한 냉정한 성찰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러한 사회적 기반을 바꾸는 문제보다는 정책결정권자와 정치권의 당장의 결단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나에게는 그 기대가 오히려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 토론해볼 만한 주제

    1.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삶의 선택(결혼,출산,직업, 거주지 등)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찬/반)

    2. 좋은 ‘경제정책’보다 국민의 의식 변화가 저출산 해결에 더 중요하다. (찬/반)

    3. 부울경 메가시티 전략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실현 가능한 국가 전략’이다. (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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