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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모스 서평 - 시간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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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윤미정 (222.♡.110.39)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435회   작성일Date 25-04-17 15:02

    본문


    어려서 죽은 아이보다 더 오래 산 자는 없다. - 
    장자, 기원전 3세기
    공간과 시간은 서로 얽혀 있다. 시간적으로 과거를 보지 않으면 공간적으로 멀 리 볼 수가 없다.(chapter 8)
     


    코스모스를 이번에 세 번째로 읽었다. 신기하게도, 그리고 약간은 당혹스럽게도, 코스모스는 읽을 때마다 전혀 다른 책이다. 그전에 내가 읽은건 무엇이 였을까? 나는 같은 책을 읽은것이 맞나? 어떻게 이렇게 매번 읽을때마다 새롭나... 매우 신기한 경험이였다. 첫 번째 읽을때는 우주의 규모가, 두 번째에서는 그리스 철학자들이 다가왔다면, 이번에는 '시공간'이라는 개념이 가장 강렬하게 나를 붙잡았다. 나는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엇인가? 그리고 도대체 '시간'이란 무엇인가?
     

    <코스모스> 제8장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여행"에서 칼 세이건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우주를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빛보다 빠르다는 것이 의미 하는것을 이번에 어렴풋이나마 (이제서야 !!) 이해 했다. (했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밝혀낸 것처럼, 시간은 결코 절대적이지 않다. 중력장 안에서는 시간이 휘어지고,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빛보다 빠른것이 존재한다면 자전거와 마차의 실험처럼 인과에 상관없는 일들이 시공간에 펼쳐지게 된다. 실험에서 마차가 보이기도 전에 핸들을 꺾어던 것처럼 빛보다 빠른것이 존재 한다는 것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을 수도 있다는 말과 같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에 익숙한 사고를 하고 있지만 상대적인 시간 개념은 우리의 사유의 틀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단순히 시계 바늘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시간은 늘 거기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경험하고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다.


     요즘 나를 힘들게 하는 들뢰즈의 시간이 겹쳐보였다. 들뢰즈는 시간과 공간을 철학적으로 다시 사유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시간은 사건들이 차례로 쌓이는 직선적 흐름이 아니라, 사건이 생겨나기 전에 이미 그 주변을 진동하는 생성의 리듬이라고 말한다. 그는 '운동-이미지'의 고리가 끊길 때, 즉 인과로 설명되지 않는정지와 틈에서 '시간-이미지'가 솟아난다고 이야기 한다. 시간은 세계의 배경이 아니라, 사건과 감각이 나타나는 조건이자, 존재 그 자체가 생성되는 방식다. 시간은 단지 움직임이 아니라, 세계가 스스로를 응축하고, 느리고, 되돌아보는 방식이다. 1톤의 질량이 숟가락 크기로 수축되면 시간은 그 주변에서 느리게 흐른다. 이 과학적 사실은 곧 존재의 밀도, 혹은 감각의 압력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철학적 상상으로 확장된다. 결국 시간은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빛의 속도보다 느린 존재들이 느끼는 세계의 떨림이며, 중력에 끌리고, 정동에 응축되고, 생성의 틈에서 솟아나는 차이의 리듬이다. 우리는 시간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으로 존재한다. 그것은 흐름이며, 접힘이며, 그리고 반복되지만 결코 같지 않은 생성의 나선이다. 


    칼 세이건과 들뢰즈는 전혀 다른 언어와 방식으로 말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느 시간을 살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단지 지리적, 천체물리학적 답변이 아니라, 시간과 감각, 사유와 존재의 층위를 포함한 질문이다. 나는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이면서도, 시간의 절대적인 한계성을 느끼고 반대의 무한한 시간의 상대성을 사유하는 존재이다. 절대적으로 유한하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무한한 시간을 나는 어떻게 채워 나가고 싶은가? 나는 어느 시간에 다시 4번째 코스모스를 만나게 될까? 그때 나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그때의 시간도 코스모스도 전혀 다른 것 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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