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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비밀>, 폴 트루니에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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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노경민 (123.♡.33.101)
    댓글 댓글 1건   조회Hit 132회   작성일Date 25-01-07 19:44

    본문


    서평을 쓴 이유


    이 책은 김재익 사무국장님이 추천해주신 책이다. 추천해주신 이유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답하려면,> 란 글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으므로 생략하겠다! 


    근데 왜 이제야 서평을 쓰냐고!?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답하려면,>에서 "나는 누구인가?"에 제대로 답하려면 콤플렉스, 흑역사, 섹스 등까지 들여다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나는 섹스가 무엇인지 접근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여기서 또 쎾쓰쎾쓰를 외치면 3차 키보드 배틀이 일어날 수 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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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나는 <비밀> 서평을 통해 섹스를 포함한 내밀한 비밀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려고 한다!!!



    소개


    저자는 의사이자 기독교적 성향을 가진 정신분석가이자 상담자다. 그는 심리학과 신학을 아우르는 시각으로 비밀에 대한 생각을 펼친다. 저자는 정신 치료 장면에서 벌어지는 대화가 결혼 생활, 우정, 부모 자녀 관계, 그리고 신앙에까지 연결되는 흐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책은 비밀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거짓말”, “사소한 숨김”, “고백하고 싶은 마음”에서 “숨겨진 욕망”, “죄책감” 같은 주제까지 폭넓게 다뤘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는 얼마나 솔직하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내면을 숨기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책 말미에 이를 때 즈음 저자는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과 하나님 간의 관계”가 결국 상호 자유로운 선택과 깊은 고백을 통해 완성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부분은 종교적 색채가 강하기에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나처럼 무교인 사람은 인간에게 절대 의존하지 않는 ‘궁극의 존재’를 상정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개요



    <비밀>은 인간이 ‘비밀’을 통해 어떻게 독립적 인격체로 성장하고, 동시에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 결혼을 비롯한 성인기의 친밀한 인간관계, 나아가 신(神)과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비밀’의 양상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이 책이 풀어내고 있는 비밀의 가치는 크게 세 가지다.


    1. 개인의 형성과 비밀의 가치

    아이가 혼자 학교에 가는 상황(프란시스의 예시)에서처럼, 누군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던 ‘아이’가 ‘나만의 비밀’을 갖게 되는 순간이 ‘독립된 개인’이 되어가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한다.


    2. 비밀이 주는 관계

    개인은 자신만의 생각, 행동, 경험을 숨김으로써 부모 혹은 기존의 권위(어른, 교사 등)로부터 자유롭게 된다. 그리고 내키는 상대(친구, 배우자, 상담자 등)를 선택하여, 원하는 만큼만 그 비밀을 ‘고백’함으로써 상호 신뢰와 깊은 유대를 형성하게 된다.


    3. 신 앞에서의 비밀

    저자는 신앙적 시각에서, 결국 인간과 하나님 사이에도 “숨김과 드러냄”이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 고백하고 의지하는 것은, 스스로의 약점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보다 성숙해지는 과정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서술한다. 

    (* 참고로 우리 집은 천주교 집안이고, 나의 세례명은 요셉이지만, 나는 무교다.)



    주요 내용


    1. 비밀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


    책의 서두에 등장하는 “프란시스”의 일화는, 부모 곁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걸어본 뒤 처음으로 생겨난 아주 사소한 거짓말 혹은 숨김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이 지점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엇이든 다 엄마에게 말해 오던 아이가, 의도치 않게 혹은 무의식적으로 ‘비밀’을 만들게 되면서, ‘나는 엄마와 분리된 존재’라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어린이가 독립된 개인이 되기 위해서는 비밀이 불가결하다”고 주장한다. 부모가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존중해 준다면, 자녀는 점진적으로 “나만의 것”을 지켜나가며 정서적으로 건강한 독립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부모가 “너는 나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해야 해”라고 계속 강요한다면, 자녀는 부모와 완전하게 분리되지 못하거나, 혹은 갈등과 반항을 키워 나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2. 결혼 생활에서의 비밀


    독립된 “개인”이 된 뒤에도, 인간은 더 깊고 풍요로운 대인관계를 맺기 위해서 또 다른 과정을 겪습니다. 트루니예는 결혼 생활을 예로 들며 “함께 산다는 것, 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곧 비밀이 없어야 한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크게 세 가지 주장을 펼쳤다.


    1) 비밀 없이는 친밀함이 생기지 않는다. 스스로를 어느 정도 숨김으로써, 상대에게 자신을 어떻게 드러낼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자유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2) 때로는 적절한 개방과 투명성이 필요하다. 배우자에게 솔직히 털어놓을 부분과, 여전히 스스로 간직하고 싶은 영역을 신중히 조절해야 한다. 


    3) 숨김과 드러냄’의 균형은 결혼 생활을 풍성하게 만드는 동시에 끊임없이 ‘다시 맞춰가야 하는 도전 과제’다.


    저자는 이 과정을 정신 치료, 우정, 부모-자녀 관계 등 다른 인간관계에도 확대해 적용했다. 비밀은 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켜주고, 동시에 고백(혹은 털어놓기)은 깊은 유대와 사랑을 일구어 낸다는 것이다.


    3. 신 앞에서의 고백


    마지막 장에 가까워질 때 즈음, 트루니예는 인간과 신과의 관계도 이 ‘숨김과 드러냄’의 프레임으로 해석한다.


    인간의 모든 비밀을 이미 아시는 하나님께 굳이 기도하고 고백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저자는 “자신의 인격적인 자유 의지로, 스스로 고백하고 털어놓지 않으면 참된 해방을 누리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모르는 정보를 알리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하나님을 신뢰하고 선택함을 고백하는 차원’에서 비밀을 아뢰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인간이 자기 영혼 깊은 곳까지, 더 나아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영역”까지 다다르려면 “끊임없이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신적인 존재가 필요하다”는 기독교적 결론으로 이어진다.



    개인적인 생각


    나는 키보드 배틀을 뜰 때, 본인이 뱉은 말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려는 모습을 볼 때마다 혼란스러운 감정을 여러 번 겪었다. 난 이 과정이 이름 모를 그림자를 끌어안고 허우적대는 인간 군상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폴 트루니에의 <비밀>을 들여다 보면 모진 삶의 굴곡 속에서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비밀이 어떻게 나 자신을 이끌고 뒤흔드는지 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이는 마치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서 죄책감과 구원을 다루듯,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누적된 어둠과 그속에서 피어나는 희망과 흡사하다. 


    트루니예는 어릴 적부터 시작되는 숨기고 싶은 충동을 예로 들어, 그 작은 비밀이 어떻게 독립된 인격의 출발점이 되는지 설명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를 떠올릴 수 있다. 그는 사소한 거짓말이나 은밀한 충동 또는 남들 눈에 띄고 싶지 않은 두려움으로부터 자기만의 세계를 꾸려 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결국 심리적 분열과 불안에서 비롯됨으로 귀결된다. 라스콜리니코프가 처절하게 갈등하며 끝내 숨기지 못한 속내를 토로하는 순간이야 말로 이 책의 저자가 ㅁ라한 "인간이 진정 독립적 존재로 거듭날 때 맞닥뜨리는 비밀의 기로"와 유사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비밀을 통해 성숙해 간다. 방탕과 고뇌, 광기와 자비가 소용돌이치는 내면 속에서 무수한 죄책감에 짓눌리지 않고자 망상에서라도 탈출구를 찾으려고 애쓴다. 폴 트루니예의 <비밀>은 '비밀을 가진 자'가 결국 그것을 깨어내고 '고백할 용기'를 낼 떄 성숙과 해방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어둠 속에서 몸부림치는 영혼이 자신의 가장 은밀한 부분을 솔직히 마주하고, 기꺼이 드러낼 수 있을 때에야 진정한 자유가 손에 쥐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비밀이라는 건, 단순 감추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어두운 방에서 내 그림자를 인식하게 하는 스위치와 같다. 개인의 정신세계가 지니고 있는 무의식은 우주처럼 방대하다. 그래서 비밀은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하고, 알아차리지 않으려고 하고, 드러나지 않았으면 하기도 한다. 이러한 비밀을 온전히 인식하여 품고 있는 것이야 말로 무의식이라는 그림자를 더욱 선명하게 인지하여 그 속에서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칼 구스타프 융이 설명한 그림자라는 개념,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말하는 바가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며, 최진석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타조 이야기> 또한 여기에 적용시켜 볼 수 있다.


    무의식에 감춰진 어떠한 부분도 외부로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면, 이는 마치 영혼의 그림자와 결탁하여 자신을 끊임없이 뒤흔들게 된다. 그림자처럼 실체가 없는 움직임은 심리적 갈등의 온성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비밀을 스스로 발견하여, "이것을 품고 있다." 라고 인정하는 순간 어두침침한 그림자는 친숙한 상으로 다가오게 된다. 내가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서 나의 콤플렉스와 섹스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 봐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인간의 개성화를 들여다 보면, 온전한 자기(Self)를 찾기 위해 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 모습 그리고 그 이면에 존재하는 무의식적인 요소까지 인식해야 한다. 여기에 때때로 우주처럼 심연에 묻어 놓은 비밀도 포함이다. 여기서 비밀을 완전히 없애거나 외면하려는 게 아니라 스스로 품고 있으나 언제든 깨어 볼 용기의 불씨 정도는 품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무의식과 의식이 대치되지 않고 상호 소통의 길을 트게 되어 나 자신이 하나로 통합된다. 이는 헤르만 헤세 <데미안>의 결말 부분 해석으로도 연결지을 수 있다.


    <비밀>은 인간 깊숙이 감춰진 내면과 그것을 헤집고자 하는 갈망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영혼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는 우리의 삶에서 마주하는 딜레마이자, 인간 실존의 숭고한 본질이 담겨져 있다. "숨기고 싶지만 털어놓고 싶은" 이라는 모순 속에 탄생하는 비극과 희망의 지점이 <비밀> 속 페이지마다 드러나 있다. 이를 마주하는 독자는 결국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볼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이 서평이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나처럼 답변하기 어려웠던 사람, 뱉은 말에 책임지고 설명하지 않고 회피하는 사람, 섹스를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_^b



    뒷광고 아니고 내 돈 내산이다!!! ^_^b


    맨 밑에 있는 책은 최진석 교수님이 종종 언급하시는 서정춘 시인의 <하류>가 맞다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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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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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도님의 댓글

    한상도 아이피 (39.♡.46.173) 작성일 Date

    프사가 백남준 작가의 작품이라니. 뭘 좀 아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