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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독하다_서평] 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 - 시부사와 에이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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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장우영 (49.♡.190.134)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27회   작성일Date 25-01-04 19:39

    본문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이 책을 기록할 때,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자랑할 의도로 쓴 것이 아니라 친척들에게 남겨줄 유품 정도로 생각했다고 한다. 자전적인 이야기로 구성된 책은 흔한 역사책처럼 업적 중심의 구성이 아니라 인생의 풍파를 겪은 옆집 할아버지의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쓰여있다. 책은 시부사와가 아버지와 함께 살던 유년기~청년기, 막부의 신하가 되고 유럽으로 간 성년기, 망국의 신하에서 신정부의 관리(대장성)가 된 장년기, 그리고 관리(대장성)에서 사임할 때까지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시부사와는 대장성에서 사임하고 난 이후(그의 나이 33살이었다.) 민간사업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는데, 제일 국립은행 설립, 상법강습소(히토츠바시대학) 개교, 도쿄 상법 회의소 설립 등 엄청난 일을 해내었다. 다만, 본 책에서 시부사와가 민간사업에서 활동한 이야기는 기재되어있지 않다.

     

    평가 ★★★★ 훈련된 지성이 이루어낼 수 있는 위대한 삶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공적인 업적들은 나무위키만 찾아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공적인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고,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사적인 일화 세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책은 담백하고 건조하게 쓰여 있어 사적인 일화에 대해 자세히 기술되어있지는 않지만 군데군데 드러나 있는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해보겠다.


     먼저, 시부사와의 유년기 중 일어난 일화다. 시부사와의 아버지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아버지의 부재로 시부사와가 대신 사업에 판매되는 물건을 매입한 적이 있었다. 시부사와의 아버지는 일정 금액만큼만 구매하라고 지시하였지만, 시부사와는 아버지가 지시한 것보다 많은 양을 매입하였다. 시부사와 자신이 판단하였을 때, 그렇게 하는 것이 사업에 이익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출장에서 돌아온 후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꾸짖기는커녕 시부사와의 안목을 크게 칭찬하였다. 이러한 일화를 통하여 볼 때, 시부사와가 유년기에 받은 조기(?)교육을 통해 훗날 사업적 성공에 토대가 되는 안목을 기른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두 번째는 시부사와가 요코하마를 습격할 계획(막부 타도를 이유로)을 세우고 아버지에게 떠나겠다는 결심을 전하는 일화가 있다. 아버지의 판단으로 요코하마를 습격하는 계획은 젊은 아들의 객기로 결국 무의미한 죽음이 될 것이라고 충고한다. 밤새 토론을 펼쳤지만 시부사와는 제 뜻을 굽히지 않았고 아버지는 결국 부자 관계의 절연을 선언하며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일갈한다. 그러나 시부사와가 떠날 때는 부자 관계는 아니지만 뜻을 펼치라며 돈을 건네준다. 이는 감정적으로 아들을 대하는 아버지가 아닌 이성적인 토론으로 사건을 판단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일화를 통해 시부사와의 아버지 또한 시부사와와 마찬가지로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일화는 시부사와가 막부 타도를 위해 패기 넘치게 고향을 떠나지만, 결과적으로 막부의 신하가 되는 일화다. 감히 시부사와와 요시다 쇼인을 비교하여 판단하자면, 자신의 목숨을 어떻게 여기는지에 대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시다 쇼인은 뜻이 있다면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 말하였고 스스로 그러한 삶을 살았다. 따라서 쇼인이 시부사와의 상황에 부닥쳤다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 목숨을 잃을지라도, 자신이 품은 뜻(막부 타도)에 따라 요코하마를 습격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부사와는 제 죽음이 막부 타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없음을 깨닫고 오히려 막부의 신하가 되며 훗날을 도모한다. 책에서는 막부의 신하가 된 선택에 대해 어떠한 후회도 기록되어져 있지 않은데, 이는 시부사와가 자신의 안위를 생각해 내린 가벼운 결정이 아니라 훈련된 지성을 통해 이성적으로 내린 무거운 결정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본 책에서 인상 깊었던 일화 세 가지를 모두 소개하였다. 다만 아쉬운 것은 시부사와 삶의 전성기이자 재밌는 부분은 대장성에서 사임한 이후가 아닌가 생각한다. 시부사와는 본 책을 마무리하며 사업을 하는 동안의 이야기는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이야기이므로(본 책이 쓰이는 동안 사업을 하고 있었으므로) 이야기하지 않는 쪽이 좋겠다고 기록하였다. 33년간의 짧은 기록이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감탄하는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책이 마지막 페이지로 다다를수록 비슷한 나이인 나는 왜 그처럼 치열하게 살지 못했나 하는 질투의 마음이 생겨났다. 본 책은 지성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위대한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 자료라고 생각한다. 지성인으로 살고자 결심한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양심을 함양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지성을 함양하는 길은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쓰는 것이다. (/)

    인생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사업(취업이 아닌)을 해야 한다. (/)

    인간이 살아가며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경제적 자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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