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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사랑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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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노경민 (123.♡.33.101)
    댓글 댓글 2건   조회Hit 540회   작성일Date 24-12-22 18:21

    본문

    "너 자신을 사랑해라." 또는 "나를 사랑해야 한다." 같은 말을 (키배 뜰 때) 종종 들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쉽게 하지만 그 말 뜻을 제대로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경민아 너는 너를 사랑해야 해!!"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데??"


    "그니까 너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생각해야 해!!" 


    "나는 나를 아끼고 있는데?" 


    사실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포괄적이다. 그 이유는 사랑은 대상에 따라 의미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랑의 대상이 가족, 반려동물, 잘생긴 남성 또는 예쁜 여성, 물건 등에 따라 사랑의 본질과 따라오는 감정은 천지차이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이성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고 조용히 건넬 때는 다양한 감정이 솟아난다. 부끄러움과 수줍음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소문이 퍼질 것 같다는 걱정과 우려, 스토킹범죄로 처벌 당할 것다는 두려움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부모님께 편지를 보낼 때는 별 다른 감정 없이 태연하다. 때로는 낯 간지러울 수도 있고 때로는 용돈을 올려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을 수 있겠다.



    그렇다면 네이버 국어사전이 말하는 '사랑'을 바탕으로 "나를 사랑하는 것"의 의미를 파악하면 될까? 그래서 일단 네이버 국어사전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1.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2.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3.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 또는 그런 일. 

    4. 남녀 간에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런 일. 

    5. 성적인 매력에 이끌리는 마음. 또는 그런 일. 

    6.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 


    네이버 국어사전을 통해 "나를 사랑하는 것"을 해석하면, 단순하게 "나를 귀중히 여기고 이해하고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질문이 나온다. 그렇다면, 과도하게 나를 아끼고 이해하는 나르시시즘도 괜찮은 것인가?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당연히 없겠찌!!!!!!!!!!!!


    결국 질문에 그럴싸한 답을 하려면 네이버 국어사전이 아니라, 시선이 높은 사람들이 말한 사랑에 대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나는 앞선 <생각의 힘과 크기를 키우고 싶다면!? (3) (링크1) > 란 글에서 필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비밀노트에 필사해 놓은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해놓은 문장 일부를 소개하면서 "나를 사랑하는 것"이란 나만의 의미를 만들어보겠다.

    (* 과거에 펜으로 쓴 것이었기 때문에 글씨를 똒바로 알아보기 어렵다 ㅠㅠ 그리고 손이 아파서 대충 줄여서 쓴 것도 있기에 원문과 다를 수 있다.) 



    볼테르, <불온한 철학사전>

    사랑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무엇부터 정의를 내려야 좋을지 알 수 없다. 사랑은 며칠밖에 지속되지 않는 변덕에 쓰이고 있으며, 애착 없는 친밀성, 판단 없는 감상, 냉담한 습관, 낭만적 공상, 곧바로 싫증 나는 미각까지 사랑이라 불린다. 사람들은 수많은 공상까지 사랑이라 부른다.


    헤겔, <법철학>

    사랑의 첫번째 계기는 내가 나만으로서의 독립적인 인격이고자 하지 않는 것. 그렇다고 하여 그때에는 나는 자기를 결점이 많은 불충분한 것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두번째 계기는 내가 한 사람의 다른 인격 속에서 나 자신을 획득한다는 것. 내가 다른 사람 속에서 보람을 얻고 또 다른 사람도 나의 속에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랑은 최대의 모순이자,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없다. 그 이유는 부정과 동시에 긍정적인 것으로 품고 있는 자기 의식의 미묘함 만큼 어려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 사랑은 모순을 낳는 동시에 그것을 풀어 나가는 것. 모순을 푸는 것으로서 사랑은 윤리적 통합인 것이다.


    헤르만 헤세, <향수>

    사랑은 우리를 행복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사랑은 우리가 고뇌와 인내 속에서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를 자기에게 보이기 위해 있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사랑한다는 건 생산적인 능동성이다. 사람, 나무, 그림, 사상 등에 대한 돌봄, 앎, 반응, 긍정, 즐거움 등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의 생명력을 증대시키고 소생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자기를 재생시키고 자기를 증대시키는 하나의 과정.




    앞서 필사한 내용들을 보면, 시선의 높은 사람들이 사랑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물론 앞서 말했던 것처럼 사랑은 대상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1:1 방식으로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만 나만의 스타일로 "나를 사랑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성장의 가능성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일시적인 감정이나 환상에 빠지지 않고 고뇌와 인내를 통해 스스로를 밝혀나가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키우는 것이다." 


    이렇게 필사를 하고 나만의 언어로 바꾸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는 국어사전, 사회, 미디어가 말하는 사랑이 아닌, 나만의 사랑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내가 뱉는 말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까지 품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태도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의 시작일 지도 모른다. 이런 연습을 하다보면, 조금 더 나답게 연애편지를 쓸 수 있는 것이다. 필사한 내용들을 참고하여 나만의 언어로 바꾸면 아래와 같다. 


    "우린 사랑이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는 세상에 살고 있지. 그래서 나는 조금 두려워. 내가 너에게 전달하고픈 사랑하는 마음이 흐려질 것 같거든. 그러니 네가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 너에게 전하고 싶은건, 지금 내 마음은 단순 변덕스러운 욕망이나 일시적인 감정에 의존하고 있는 게 아니야. 진짜야. 난 지금 맨 정신 상태야. 술 마시지 않았어. 오늘 잠은 무려 18시간이나 잤기에 머리도 매우 맑은 상태지.....(길면 지루하니 생략)" 


    위의 내용이 좋은 연애편지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렇게 필사를 하고 나만의 언어로 바꿔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럴싸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물론 이건 찌질한 남자가 좋아하는 여성에게 쓰는 편지이고, 이 편지 내용을 매력적으로 봐줄 여성은 100명 중에 5명 정도로 보면 된다. (써먹을 사람이 없겠지만) 써먹는 것은 추천하지는 않는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좋은 연애 편지는 그 사람을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감정을 남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의 콧대가 오똑하다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넌 정말 강인하고 멋있는 여성이야. 너의 콧대에서 느껴지는 기품과 강한 소신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수 많은 역경과 고난을 극복할 수 있게 이끌어주지. 나는 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용기를 얻어. 그러니까 코 수술 하지마. (생략)" 

    급하게 썼기 때문에 다소 부족하다. 그런데 낯선 여성에게 이렇게 쓰면 스토킹 범죄로 처벌 당할 위험이 있는 음침한 메시지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연애편지는 상대를 바라봤을 때 피어나는 나만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게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만의 그럴싸하면서도 나만의 메시지를 상대에게 전달하고 싶다면 필사를 통해 나만의 언어로 바꾸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런데 여러 책들을 보면서 필사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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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의 공책(空冊)이다!!!!!!





    (* 뒷광고 아님)




    추천2 비추천0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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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훈님의 댓글

    이창훈 아이피 (211.♡.4.136) 작성일 Date

    경민 형님 덕분에 사랑을 배웁니다.

    기본학교의 "무한한 자기 사랑"이 무엇인지
    졸업 후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하고서야 실마리를 찾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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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님의 댓글

    박성진 아이피 (121.♡.160.219) 작성일 Date

    키배를 했던 두분 덕분에 저는 즐겁게 관전+사유 했습니다. 기념으로 오프라인 키배 한번 가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