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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한상도 (183.♡.104.228)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61회   작성일Date 24-12-20 20:56

    본문

    몸이 조금 고단하여 낮잠을 곤히 잤다. 달력을 보니 천년이 지났다.

     

    귀가 가려워 삽으로 귀를 후벼팠다. 귀지를 모아보니 쌀 다섯 섬 정도 모였다. 거름이 되라고 밭에 뿌려두었다.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다가 태양에 손을 데었다. 재빨리 바다에 손을 담구고, 이내 참았던 오줌을 싸 다섯 개의 강을 만들었다.

     

    고래를 잡아 간단히 요기하고 나니, 지루함이 이내 찾아왔다.

     

    시간을 내어 열 수레의 책을 읽고, 마음의 구김을 조금은 다리었다.

     

    세상을 열 조각으로 찢어내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 했으나, 이내 관두었다.

     

    박수를 세 번 쳐서 잠든 세상을 깨우고, 독서로 밝아진 눈으로 세상을 비추었다.

     

    펜을 들어 오백권의 경전을 써내고, 곧 생길 세상의 균열을 예고했다.

     

    몸이 근질거려 태양계를 몇 바퀴 돌고, 태평양에 몸을 담궈 땀을 식혔다.

     

    태양에 구름을 끓이고 별을 뿌려 간을 맞추었다. 금세 배가 찼다.

     

    하품을 늘어지게 하고 사하라 사막에 등을 대었다.

     

    내일은 세상에 균열을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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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Giant, also called The Colossus (unnumbered print, 1814–1818). Burnished aquatint etching by Francisco de Goya, the bottom part of the print, where the title would have been inserted, has been cro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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