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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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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경팔이 (123.♡.33.101)
    댓글 댓글 2건   조회Hit 621회   작성일Date 24-12-06 02:54

    본문

    한 동안 키보드 배틀을 열심히 떴다. 키보드 배틀의 재미는 예상치 못한 질문이다. 예상치 못한 질문은 평소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며 나만의 답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고의 지평이 넓어진다. 그런데 키보드 배틀로 인한 후유증이 있다. 그것은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진석 교수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건 생각이 아니라 잡념이겠지!!! (* 일하기 싫어서 그런 것도 있음.)


    키보드 배틀을 뜰 때는 머라기 핑핑 돌아가기 바쁘다. 그런데 배틀이 끝났음에도 머리는 아직까지 핑핑 돌아가기 바쁘다. 일을 하고 있을 때에도 재미있는 생각들이 마구마구 떠올라 일에 집중이 되질 않는다. 도대체 언제 진정되는걸까? 


    잠시 매력적인 키보드 배틀 상대는 어떤 존재였을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답은 솔직한 사람이다. 자기 자신이 평범하다는 걸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마치 '노말 원'이라고 자신을 부른 축구 감독 위르겐 클롭처럼 말이다. 물론 틀린 것도 잘못된 것도 인정하는 솔직한 사람은 키보드 배틀 뿐만 아니라, 친구, 연애 등 모든 관계에서 좋은 사람이지. 



    진짜 매력은 평범함 속에


    과거 기본학교 칭구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멋진 작업 멘트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고, 어떤 여성분이 나에게 물었다.


    "가장 매력적인 작업 멘트는 뭐에요? 저에게 한 번 말해보세요." 


    "그건 말할 수 없어요. 매력적인 작업 멘트는 드라마 속 카사노바들처럼 바로 바로 던지는 게 아니에요. 그건 오랫동안 바라 봤을 때에야 할 수 있는 거라서요."

    (내 말을 들은 몇몇 기본학교 칭구들은 나를 용기 없는 겁쟁이 취급을 하며 비웃었다.. ㅠㅠㅠㅠ 매력적인 작업 멘트를 모르는 너희들이 더 웃기거든????? ㅠㅠㅠㅠ)


    생각해보면 누구나 매력을 품고 있다. 매력이라고 하면 상당히 특별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매력은 평범함을 오랫동안 들여다 보아야 드러나는 것이다. 각질이 없는 매끈한 팔꿈치라거나, 작은 모래 알갱이를 물고 어디론가 바삐 향하는 개미 한 마리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모습처럼 말이다. 이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 사람만의 색깔이 묻어나 있는 것이므로 고유한 매력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 속 인물도 다르지 않다. 굳이 예를 들자면 조지 앨리엇의 <미들마치>에 등장하는 도로시 브룩이다. 그녀는 겉으로 보기에는 동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목사의 아내다. 드라마로 놓고 보면 동네 여성(251) 정도에 가까운 평범한 사람인데, 작가는 평범한 여성의 깊은 내면을 독자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 특별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겉으로만 보면 평범한 사람이지만 그 사람의 내면에는 강렬한 도덕, 지적 열망을 추구하여, 양파처럼 까도 까도 새로운 면이 드러난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매력적인 인물을 꼽자면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게츠비>의 게츠비도 있다. 부와 성공을 이룬 부자(212)처럼 보이지만, 과거를 통해 자기만의 고유한 동기가 드러나면서 매력이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미들마치>의 도로시 브룩, <위대한 게츠비>의 게츠비의 매력은 어디에 있었나? 단연 평범함이었다. 평범함을 오랫동안 들여다 보니, 매력이 드러난 셈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평범함을 부끄럽게 여겨 화려하게 치장하느라 자기 자신을 가리는 사람은 매력도 재미도 없다. 백과사전을 들춰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지식을 나열하느라 진짜 본인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ㅂ으로 시작해서 ㅅ으로 끝나는 말이 끊임없이 떠오를 정도다. 오해하지 마라!!! 박사다 박사!!! 이런 박사님들을 보면 마치 안개꽃으로 가득 채워진 꽃다발처럼 무미건조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계속 들여다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내일 점심에 뭐 먹을까 고민하게 만든다. 최근 2030 남성들이 호캉스를 즐기는 여성을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 이유, 2030 여성들이 시계와 자동차로 허세 부리는 남성을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 이유와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나라는 꽃을 드러내지 못하고 안개꽃 속으로 숨어버렸기 때문이다. 

     (* 물론 누군가는 지금 내 글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지.)


    누군가는 상대의 특별함에 매료되어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이 오랫동안 유지되려면 한 사람의 특별함, 화려함, 장점에 오랫동안 빠지는 게 아니라 평범함을 오랫동안 바라보며 빠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평범함 속에서 피어나는 그 사람의 고유한 특별함, 매력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사랑도 못해본 놈이 ㅋㅋㅋ"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사실 이 생각이 더욱 선명해진 이유는 최진석 교수님께서 사모님과 통화하실 때 은은하게 피어난 미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통화 내용은 공부와 관련된 이야기로 지극히 평범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단 하나도 없는데 교수님은 은은하게 미소를 품고 계셨다. 불행하게도 우리 부모님을 통해서는 이런 미소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ㅠㅠㅠㅠㅠㅠ 물론 부모님이 쑥쓰러워서 내 앞에서 드러내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ㅎㅎㅎ 물론 드러내지 않으셔도 괜찮다ㅎㅎ 나와 잡담을 나누실 때 이런 미소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쁜 사람이 매력적인 이유


    여러 문화 콘텐츠에서 그려지는 소위 나쁜 남자, 나쁜 여자는 평범해 보이지 않지만 평범한 존재에 가깝다. 평범한 이유는 매우 솔직하다는 것이다. 이 솔직한 시선은 지극히 평범한 걸 넘어, 단순하고 보편 타당하다. 예를 들면,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없는 걸 지어내지 않는다. 비위를 맞추려고 알랑거리거나 거짓말도 하지 않는다. 왜곡되지 않은 보편적인 시선으로 들여다 보고 말한다. 나쁜 새키를 나쁜 새키라 말하고, 쓰레기를 쓰레기라 말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이 솔직함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 솔직함도 때로는 사회적 기대를 넘어선 용기를 발휘해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용기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솔직함을 드러낸다면 그때서야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고로 솔직함이라는 지극히 보편타당한 평범함이 특별함으로 다가오려면, 오랫동안 바라봐야만 한다. 

    때로는 나쁜 남자와 나쁜 여자는 '나쁜' 이라는 캐릭터에 맞지 않게 상대방에게 그들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매력이 무엇인지 짚어주기도 한다. 이 또한 솔직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쁜 남자와 나쁜 여자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현대인은 자신의 매력을 과도하게 믿는 게 아닌,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느라 매력을 외면하며 살아가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이 어떤 점에서 사랑스럽지 않고 부족한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어떤 점이 사랑스럽고 충분한 지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본인이 보지 못했던 매력을 짚어준다? 거기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이? 그럼 얘기는 끝난거지.


    나쁜 남자와 나쁜 여자의 매력은 타인 뿐만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도 왜곡되지 않는 게 매력이다. 그래서 본인의 삶을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성격이나 외모, 삶에 결함이 있음에도 그들은 어떤 면으로 좋은 점이 있으며, 여건이 된다면 자기 자신은 여러 이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을 정도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상기시키기도 한다. 샬럿 브론테의 <제인에어>에 등장하는 나쁜 남자 로체스터처럼 말이다. 로체스터는 결핍과 고난으로 가득 찬 인물이지만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제인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로체스터라는 존재 덕분에 제인은 평범한 여성(851) 정도로 그려지지 않고 독립성과 도덕성이 빛을 발하여 특별한 인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나쁜 남자와 나쁜 여자란 존재는 평범한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수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열광하는 게 아닐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지식인들 중에서도 바른 것만 말하는 사람과 다소 거칠지만 솔직한 말을 뱉는 사람 중 후자가 더 매력적이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최진석 교수님처럼 말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소유적인 태도이기도 하지만, 최진석 교수님은 종종 <데미안>과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을 추천하신다. 난 그럴 때마다 섬뜩 섬뜪 썸뜪해진다. "이러다 최진석 교수님도 바른 것만 말하는 노잼 지식인으로 전락하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걱정은 금방 사그라든다. 교수님 또한 고유한 비린내를 유지하고 싶어하시며, 대략 2달 전 다소 부도덕해 보이는 결혼 기념일 일화를 유튜브 커뮤니티에 고백하신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 ~~~ (하품 아님.) 이제 그만 빈둥거리고 다시 일하러 가야겠다.

    아니다 산책 조금만 하고 일해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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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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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님의 댓글

    박성진 아이피 (124.♡.47.203) 작성일 Date

    좋아하는 건 적고, 싫어하는 건 많습니다. 적은 것들 와중에 경팔님 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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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당 인턴 6개월차님의 댓글의 댓글

    무당 인턴 6개월차 아이피 (123.♡.33.101) 작성일 Date

    흠~~~~~~~ 수줍음이 많은 박애주의자시군요~
    수줍겠지만 글 자주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