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전쟁 130주년 기념전시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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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를 하러왔다. 청일전쟁130년주년 기념 전시회가 인천시립박물관에서 10월 27일까지 열린다. 시모노세키 박물관 해설사가 물었다. 청일전쟁 130주년 기념 전시가 인천에서 열리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얼마나 전시에 관심이 있나요? 도발에 가까운 질문이다.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사실 매주 인천을 오가고 있지만 전시가 있는지 몰랐다. 전시회를 다녀 오지 않으면 이 찜찜함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일본 기행은 이 전시를 봐야 마무리가 될 것 같다은 느킴적인 느킴이든다,
전시는 역시 동학농민에서 시작된다. 그때 사용되었던 무기들이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농민군의 일본의 무기의 차이에서 다시 한번 가슴이 저민다. 송두호, 정종혁.. 사발통상문에 적힌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본다. 전봉준 이름에서 다시 마음이 저민다. 청일전쟁을 묘사한 판화가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본은 청일전쟁을 소재로한 출판물을 대량으로 만들어 전쟁을 정당화 하는데 사용한다. 일본의 만행도 놀랍지만 이정도의 정교한 프린트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에 한번 더 놀랐다. 이 치밀한 못됨이란... 조선 주사위놀이인 조선쌍육놀이보드게임도 전시 되어 있었다. 일본은 정말 브루마블을 하듯 조선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게임속 조선은 게으르고 신라, 백제, 고구려는 일본에 조공을 받쳤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에서 한국병합조약을 강제한 데라우치 마사타계에 도착해 오름에 말을 놓으면 이기는 게임이다.
풍도해전을 시작으로 시모노세키조약까지 청일전쟁이 일어난 순서가 지도와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청일전쟁 이후 이제 조선을 기다리는 것은 을미사변, 러일전쟁, 을사조약 그리고 경술국치이다. 산넘어 산이다.
전시회는 무언가 좀 아쉽다. 전쟁의 논리적인 분석보다 여전히 일본의 만행을 감정적으로만 다룬다. 마치 힘없는 어린아이가 가족에게 이르듯 일본의 나쁜짓만 열거되어 있다. 왜 우리가 우리가 청일 전쟁에서 당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자기반성은 빠져있다. 감정적으로 문제를 보면 제대로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조금 더 감성적인 접근보다 이성적인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
전봉준이 조금 더 궁금해 졌다. 김상웅 작가님의 평전은 책 머리부터 강렬했다. 역사는 강물과 같아서 평지를 만나면 천천히 흐르고 경사를 만나면 더 빠르게 흐르기도 하고 둑을 만나면 때로는 둑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전봉준의 시절은 물살이 빨랐지만 둑이 무너지지 못했다. 일본은 둑이 무너졌는데 왜 조선은 힘들었을까? 지금의 대한민국은 물살은 어떤가? 둑에 막혀 고여 있는 물을 잔잔한 호수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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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9등급님의 댓글
한국사 9등급 아이피 (118.♡.238.33) 작성일 Date역사는 여러 시각에서 해석하는 재미가 있는데, 역사관이 주입되는 바람에 재미가 반감된 게 있어 보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