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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과 모래와 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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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강상욱 (121.♡.165.248)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5,953회   작성일Date 20-08-30 00:36

    본문

    마당에 누워 밤하늘의 별들을 보았었지.
    어렸을 적, 초등학교 다닐 때로 기억한다. 한여름 저녁식사는 더위를 피해, 온 가족이 마당에 멍석을 펴고 했다. 식사가 끝나면 그 자리에 누워 별을 보았고 달을 보았다. 여름의 일상이었다.
    이제 하늘의 별을 보는 일이 쉽지 않다.
    마당에서 식사할 일도, 펼 멍석도, 모일 대가족도 없다. 한달 전 목요일 밤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술을 마시고 돗자리를 펼치고 누워 밤하늘을 보았다. 별과 달이 있었다. 마당에 나온 청년 조카에게 누워 보라고 했다.
    바람 쐬러 나온 백발의 형님에게 옆에 누워 보시라고 권했다. 별이, 달이, 밤이 어렸을 때 본 그것과 많이 달랐다. 마당과 집안에 있는 조명 때문만은 아니었다. 밤하늘마저도 자연 그대로 접하고 느끼기 힘든 세상이 되었고, 잠시 드러누울 수 있는 장소,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장마가 쉬는 여름밤 조카와 형님과의 마당 동침도 잠시뿐. 주인장과 가족들의 성화에 집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나이 들었다고 꿈을 꾸지 않을 수 없다. 밤하늘의 은하수와 별을 볼 수 있는 멍석을 펴거나 평상 하나만이라도 놓을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에 살 생각이다.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실 것이다. 하늘에 있는 별을 보고 달을 볼 것이다. 어떤 어른도 예전엔 모두 어린이었고 꿈, 여행, 모험...을 품었다.
    가보지 않은 길로, 혼자서는 아까울테니 어린왕자를 불러내어 별 여행을 할 것이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바람과 모래와 별들》을 들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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