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로그인
  • 참여
  • 자유게시판
  • 참여

    자유게시판

    돈키호테를 읽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김은주 (112.♡.135.248)
    댓글 댓글 1건   조회Hit 11,807회   작성일Date 20-07-24 00:29

    본문

    난생처음 권당 700쪽이 넘는 책을 그것도
    1.2편으로 나뉜 두꺼운 책을 처음 읽었다.
    책의 두께에 비하여 책은 상당히 재미있고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면이 있는데다
    엉뚱한 재미와 돈키호테와 그의 종자 산초판사의
    익살스러움이 책읽는 즐거움을 더하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이다.

    돈키호테는 기사소설에 미쳐  스스로 편력기사로써
    세상에 정의를 내리고 불의를 타파하며 약한 자들을
    돕겠다는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의 종자
    산초판사와 함께 모험을 그린 소설이다.

    모험을 하며 이런저런 황당한 일들을 겪지만
    결코 꿈을 잃지않고 그 꿈을 향해 돌진만 하던
    돈키호테는 결국 <하얀달의기사>로 분장한
    삼손카라스코라는 지인(돈키호테는 속았지만)과
    기사로써 대결을 벌이다 패배하여 편력기사로서의
    모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꿈을 잃은 자로서
    우울증에 빠져 죽는다.

    오로지 자신의 이상만을 추구하며 비록 실패
    했을지라도 실패에 대한 미련도 없이 꿈을 향해
    달렸다는 용기 하나만으로 좌절하지 않던 광인
    돈키호테, 이런 돈키호테와 모험을 함께 하며
    어떤 상황에도 현실을 잊지않고 욕심을 채우며
    겁도 많고, 단순하고, 유쾌한, 그럼에도 주인에게
    충실하기 그지없는 순박한 종자 산초.
    이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가 함께 하며
    나누는 대화는 정말 이 소설의 진미라
    할 수 있다.  미쳐살다 제 정신이 돌아와서야
    죽음을 맞이하는 돈키호테.

    역자는 말한다.
    이성의 논리속에서 이해관계를 따지며 사는것이
    옳은 삶인지, 아니면 진정 우리가 꿈꾸는 것을
    그것이 불가능한 꿈이라 할지라도 실현시키고자
    하는것이 옳은 삶인지를 돈키호테를 통해서
    심오한 삶의 교훈을 얻는다고.

    그리고 작가인 세르반테스는 이미 인간  이성의
    한계를 풍자하고 데카르트에 의해 정립될 이성
    중심 주의라는 반쪽자리 인간의 삶에 대응하는
    다른 반쪽을 예단하여 [돈키호테]로써 현대
    질서를 꿰뚫고, 개방적이고 유연하고 확장된
    지적 지평을 열며 문학에 영원한 생명을 부여하여
    이성만으로는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을 바로 세울 수가 없기에 광기를 통해 이를
    구원하고자 했다고 역자는 말한다.

    돈키호테는 말한다.
    비겁함과 무모함이라는 극단적인 두 악덕사이에
    놓여 있는 미덕이 바로 용기이다.
    용기있는 자는 비겁함으로 내려가 그 한계에
    접하는 것보다, 무모함으로 올라가 그 한계에
    이르는 편이 나을 것이다.
    무모한자가 진정으로 용기있는 자가 되는것이
    비겁한 자가 진정한 용기로 오르는 것보다
    훨씬 쉽다. 라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알고
    용기를 가지고 무모한 꿈일지라도 꿈을
    향해 열정을 불사르다 꿈을 잃어 버리니
    죽고마는 돈키호테.

    나는 반평생을 살아 왔어도 꿈이 무엇이었는지
    꿈이있었는지,  내가 누구였는지 조차도
    아직 잘 모르겠다.  그냥 주어지는대로
    바쁘게만 살아온것 같다. 왜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채로...

    무엇에 미쳐서 산다는것
    그것이 도덕적 윤리적  양심에 반하지
    않는것이라면, 그리고 아직 늦지 않았다면
    나도 미쳐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돈키호테는 후회없는 삶을
    살다간 아름다운 미치광이다.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profile_image

    최진석님의 댓글

    최진석 아이피 (223.♡.178.146) 작성일 Date

    감상문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돈키호테를 아름다운 미치광이로 후회없는 삶을 산 사람이라고 평가하신 점에 동의합니다.  700쪽이 넘는 두 권의 책에 도전하셔서 다 읽어내셨으니 이미 돈키호테 이상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