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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기의 시대에 광인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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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배동진 (223.♡.164.110)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5,362회   작성일Date 20-08-01 13:17

    본문

    광기의 시대에 광인을 그리며
    (돈키호테 델 라만차를 읽고)


    돈(Don)이라고 이름에 붙으면 스페인에서는 최소 집 하나는 소유한 남자를 말한다.  소설 돈키호테는 기사도 이야기에 미친 나머지 자신이 스스로 편력기사의 길을 떠나는 정상인들의 관점에서는 할일없는 한가한 노인의 정신이상적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지만 오늘날 소설에 비교하여 그 전개되는 재미가 한번 책을 잡으면 손에 놓기가 어렵다.


    미셀푸코에 의하면 광인들이 정신병동이나 감옥에 격리되기 시작한 것은 인문주의적 이성으로 세상의 질서를 세우려는 근래의 일이다. 그전에는 광인들이 때로는 신탁을 받은 현인, 영감을 받은 특별한 자로 취급되기도 했다.  약간 맛(?)이 간 광인들과 함께 사는 것은 종교의 시대이었던 유럽의 과거에는 그렇게 이상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오늘 날도 정신병원에 가지 않을 정도로 어떤 일에 미치는 것이 덕목(?)으로 받아지고 있다.  '아이돌'에 미쳤다던지 신앙에 미쳤다 같은 표현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은 데카르트이래 인간의 이성으로만 광기여부를 재단하여 축출할 수 없고 광기와 이성은 더불어 인간 내부에 함께 존재하는 태극과 같은 본질적 존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이책을 읽는 내내 버릴 수가 없었다.


    돈키호테의 모험은 오늘날에도 계속된다. 조국과 사랑한 이를 지키는 007 제임스 본드의 외로운 싸움, 돈키호테의 이룰 수 없는 불가능한 미션과 똑같은 '미션임파시블', '배트맨'은 부자이라 더 첨단무기를 장치한 것만 다를 뿐 현대의 기사(knight)이다. 세상의 악을 물리치고 귀중한 연인에게 공을 돌리고...  소년을 남성(?)답게 꿈을 키우게 하는 광인 양육시스템은 여전히 다행스럽게 작동되고 있다. 물론 아이들에게 영화나 이야기속의 모험이 현실과 터무니없이 동떨어져있어 대리만족이나 시켜주는 정도이지마는...


    언젠가 부터 이세상은 누군가가 '이룰 수 있는 꿈,  이루지 못 하는 꿈'이라고 정하여 통제하는 곳이 된 것 같다. 아니 스스로가 정한 자신의 굴레에서 자유의지로는 썩은 밧줄조차 끊어 버리지 못하는 코끼리처럼 굴종하며 살 뿐이다. 실제로 자신의 꿈을 따라가는 의지와 용기는 기득권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지지를 받기 어렵다. 손가락질 당하고 뭇매를 맞고 심지어 강금될 수도 있다. 돈키호테가 그의 모험 내내 독자가 지리할 정도로 당했던 것 처럼...  그렇지만 돈키호테를 읽다보면 좌절하고 실망하고 끝까지 무기력해진 우리들은 마음속 깊이 잠든 야성이라는 로시안테를 깨워 올라타서 떠날 때가 되었다고 미친듯 느끼게 된다.  특히 남북으로 갈리고 영호남으로 갈리고, 하다 못해 숫가락 재질로  가르고 갈라 모든 것이 정파적이익과 정치 공학적으로만 해석하고 서로 반목하게하는 패거리들의 아귀다툼으로 변해버린 광기의 시대를 맞은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제대로 사랑을 찾고 화해와 용서의 꿈을 꾸는 '미친 놈'이 어떤가 보여 주고 싶을 뿐이다.


    돈키호테는 마지막으로 돌아갈 집과 고향이 있어 긴 모험을 마친다. 그렇다. 우리도 돌아 오기 위하여 우리는 여행을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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