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光復), 빛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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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의한 한일병합은 한반도와 그 주변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 팽창이 세계를 휩쓸고 있었지만, 인구 2천만의 나라가 이렇게 급속히 무너져 타국과 합병된 것은 전무했다. 우리는 제대로 한번 싸워보지도 않고, 일제에 나라를 순순히 넘겨준 것이다. 왜란 후 300년 동안 각성하지 못한 조선은 1910년 일제의 국권 피탈로 무력하게 몰락했다.
(光 빛 광, 復 회복할 복) 빛을 회복한다. 광복은 일제에 빼앗긴 주권을 되찾음을 뜻한다. 하지만 1945년 8월 15일 과연 우리는 빛을 온전히 회복한 것이었을까? 광복을 가져온 주체는 우리가 아니었다. 우리 힘으로 이루지 못한 광복은 미군과 소련군의 신탁통치로 이어졌고, 결국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낳았다. 나라는 쪼개지고 남은 건 잿더미뿐. 광복은 완전히 소멸했다. 그러나 소멸은 또 다른 시작의 씨앗이다. 우리는 분연히 일어섰다. 이는 세계사에 전례 없는 기적이며, 수많은 땀과 눈물, 희생으로 일궈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무엇도 훼손치 못한 우리의 빛을 내는 것일까? 피 땀으로 세운 우리는 주권을 당당하게 펼치고 있는 것일까?
작금의 현실에서 진정한 광복은 아직 요원하다. 우리는 한반도 유사시 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현재 대한민국 전시작전권은 주한미군사령관이 행사한다. 전시 상황에서 우리의 운명을 미군이 쥐는 것이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열강들의 각축장 한가운데 위치한다. 정치와 외교는 언제나 그들의 힘에 굴복하거나, 이용당한다.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은 반목과 갈등으로 신음한다.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명분과 이념에 갇혀 국익은 등한시된다. 국력의 상승은 한계에 봉착했다. 이는 미국 또는 중국의 사대(事大)로 나라를 이끌려는 종속적 주체의 한계다. 우리는 배짱을 가진 능동적 주체로 상승해야 한다. 그렇다면 충만한 자신감이 분출하는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가? 근원은 실력이다. 국가의 실력은 타국을 압도하는 국방, 경제, 정치에서 발휘되며, 개인의 실력은 자신을 극복하는 체덕지(體德智)에서 발휘된다. 실력이 곧 힘이며, 힘은 두둑한 배짱으로 자신의 존엄을 침해하는 것들에 맞선다. 우리는 실력을 함양해야 한다. 실력의 함양은 그저 자기 삶을 좀 더 개선하려는 소박한 구호가 아니다. 그 분야에 최고가 되기 위한 야망이 깃든 자신과의 첨예한 투쟁이다. 이러한 개개인이 전면에 등장하여 자신의 존엄, 사회의 정의, 국익을 위한 원칙을 지켜 나아갈 때. 명분과 이념을 뛰어넘어 강건한 빛을 발하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빛은 에너지의 파장이다. 에너지는 운동에서 발생한다. 하여, 운동이 멈추면 빛은 소멸한다. 오직 대의명분에 집착하는 성리학이 조선을 지배할 때. 동시대 세계는 프랑스혁명이 발발하고, 산업혁명으로 문명의 대전환이 일어났다. 폭발적인 생산력을 바탕으로 제국주의가 확장한다. 권력투쟁과 당파싸움에 빠져 힘을 기르지 않은 조선은 뒤늦게 천지개벽을 목도하고 나라의 문을 걸어 잠갔다. 반면 메이지 유신으로 일찍이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은 어느덧 중국, 러시아를 압도하는 열강으로 거듭났다. 조선의 정체는 굴종과 굴복을 향했고, 열강으로의 운동은 드넓은 세계를 향했다. 우리가 안주하거나, 머물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끊임없는 운동만이 길을 밝혀 뻗어나갈 빛을 생성한다. 이제 새말새몸짓의 부단히 건너가는 운동으로 약육강식의 희생양이 아닌,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광복을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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