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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리타가 남긴 새 말, 새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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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56살 경만이 (123.♡.33.101)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98회   작성일Date 24-11-23 10:33

    본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 를 말하면 여전히 거품무는 사람들이 많다. 당연하다. 이 작품은 중년 남성과 12살 소녀 사이의 금지된 사랑을 다루는 부도덕해 보이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거품무는 사람은 어쩌면 과거에 머물러 있는 사람일 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과거 금서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동성애'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난 뒤 금서에서 풀렸다. 지금은 어떠한가? 롤리타는 전체이용가다. 



    금기와 집착, 아이와 성인의 묘한 경계


    <롤리타>는 어느 중년 남성의 집착과 금기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는 아이를 사랑하는 자신의 욕망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독백을 이어가며 독자들에게 자신의 관점을 납득시키려 한다. 이 남성의 고백은 섬뜩하면서도 묘하게 아름답다. 그 시선이었으면, 다른 누구와도 아름다운 사랑을 그렸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묘한 아름다움은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넘어 죄책감을 파고들어 도덕과 전통, 관습의 틀을 조롱하듯 넘나드는 데 있다. 이 이야기는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 무언가를 깊게 파헤치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낳는다.


    <롤리타>의 힘은 단연 필력에 있다. 그의 문장은 아름다우면서도 날카롭다. 은유와 상징은 누군가의 손가락질로부터 벗어나려는 듯 유유히 빠져나간다. 예를 들어 중년 남성은 자신이 만든 롤리타라는 환상 속의 존재에 매달리면서 현실의 소녀와 점점 더 멀어져 가는데, 이러한 모습은 인간이 만들어낸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괴리를 얼마나 쉽게 느끼고 왜곡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억압하고 있는 사회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도덕이라는 이상을 쫓지만 현실은 억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브코프는 우리에게 고통스러우면서도 추잡한 질문을 던진다. 중년과 12살 소녀의 사랑, 금기를 넘나드는 욕망은 어디에 있는가? 불쾌하면서도 인간의 본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뤄야 하는지 묻는다.


    롤리타는 아동성애 피해자로 그려지지 않았다. 때로는 중년 남성을 유혹하고 조종하면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어린아이처럼 보이지만 성숙함과 순진함이 공존하고 있어, 우리에게 혼란을 준다. 롤리타는 미성숙한 아름다움과 순수한 이미지를 통해 자신이 필요할 때는 약하게, 원하는 게 있을 때는 강하게 중년 남성을 조종한다. 그녀의 행동은 단순 순수한 아이가 아닌, 아이와 성인의 경계를 오간다. 마치 우리 사회에서 그려지는 촉법 소년 범죄자들처럼. <롤리타>에서는 중년 성인의 권력과 아이의 권력이 충돌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인의 지배, 아이의 복종의 구도로 그려지지 않았다. 나브코프는 여기서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진짜 도덕인지 그리고 인간의 욕망과 개성은 어디까지 이해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해.


    새로운 말과 새로운 몸짓


    나브코프의 <롤리타>는 '아동성애'라는 새로운 말을 만들어냈고 이 말은 새로운 몸짓을 낳았다. 이는 아동성애를 옹호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가 되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런던만 보더라도 외부인의 유치원 및 초등학교 출입은 입구에서부터 엄격하게 금지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초등학교 또한 신분증을 맡겨놓지 않으면 학교에 출입할 수 없다. 이외에도 아동이 성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권리를 갖고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 미성년자의제강간죄라는 연령 조정도 함께 이루어졌고 이는 각 국가 또는 사회의 유권자 최저 연령 조정으로 이어져, 사회가 인정하는 성숙한 인간의 기준이 된다.


    롤리타의 부도덕함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도덕을 확립했고 또 다른 가르침을 얻었다. 아이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자명한 진실을 말이다. 특히 요즘처럼 SNS를 통해 낯선 사람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롤리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나브코프의 롤리타는 금지된 사랑과 죄책감 그리고 파멸을 언어로 아름답게 조각했다. 도덕의 경계에서 인간의 욕망을 탐구한 것으로 보아, 미켈란젤로의 손끝처럼 정교하면서도 섬세했기에 부도덕해 보이는 이야기를 새 말로 만들어 새 몸짓으로 이끈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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