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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독하다_서평]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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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노경민 (218.♡.110.45)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261회   작성일Date 24-01-06 17:41

    본문

    책소개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은 고전 문학을 저자인 철학자 최진석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저자는 고전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고전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읽는 시각을 공유하여, 자기 성찰과 자아 탐구의 여정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은 열 편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탐색하며 인생에 대하여 깊게 사색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래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먼저 권장하고 싶은 책이다. 

    <돈키호테>를 시작으로 <어린 왕자>, <페스트> 와 같은 고전 문학을 통해 저자인 철학자 최진석은 '자신을 섬기는 자'가 되는 길을 제시한다. 자신의 길을 걷는 것이 자신의 내면과 진정으로 마주하는 길이며, 이 책이 지닌 핵심 메시지다.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수적 요소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타인의 생각에 의존하는 게 아닌, 스스로 생각하며 해석하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준다. 고전을 읽고 숭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를 향해 걸어가는 길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탐구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은 독자들에게 고전 문학에 그치지 않고 나를 향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책에서 멈추지 않고 내 삶에 적용시키는 시발점이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철학자의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을 통해 고전문학을 들여다보고 싶은 이에게도 권장하고 싶은 책이다.



     평가

    고전을 읽어주는 책들 대부분은 공통된 틀로 이루어져 있어 다소 식상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은 다르다. 저자인 철학자 최진석은 자신이 부과해놓은 규칙과 생각에 의존한 상태로 고전을 읽어 나간다. 다시 말해, 고유한 비린내를 풍기며 읽어준다. 그래서 철학자 최진석의 비린내를 맡아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식상함이 아닌 오랫동안 품고 싶은 향기로 다가올 것이다. 이 비린내는 우리의 삶과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최진석 교수님의 통찰력과 깊이 있는 사유는 고전을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는 경험으로 바꾸어 놓는다. 이는 독자들에게 고전 문학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며, 자신의 삶 속에서 그 교훈을 적용할 수 있는 영감을 준다.

    고전 문학은 다소 따분한 서사로 얽혀있어 지루하게 다가오지만 저자는 이를 간결하게 요약하여 핵심을 짚어 지루함 없이 읽도록 도와주었다. 청소년 도서 또는 교양을 빠른 시간 내에 쌓고 싶어하는 현대인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논의할 만한 내용



    -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에서 다룬 고전 중 다른 이와 공유하고 싶은 문장이나 이야기가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있다]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의 <돈키호테> 편에서 다루지 않았으나, 저자 최진석을 떠오르게 하는 문장이 있다.


    "돈 디에고는 자신의 아들이 법학 공부도, 신학 공부도 하지 않고 시만 본다며 걱정한다. 이에 돈키호테는 학문하는 자식에게 전공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고 타고난 별의 인도대로 놓으라 충고한다. 그리고 인문학은 신사에게 가장 멋진 학문으로 인격을 치장하고 명예롭게 한다고 치장한다."

    돈끼호떼2, 제18장 초록빛 외투의 기사가 사는 성에서 일어난 일과 황당무계한 여러 가지 사건에 대해서(동서문화사) 


    "속담을 줄줄 꿰는 데에는 아무도 자네를 말릴 수 없지. 아무 때나 속담을 주워서 삼키다 보면 대화가 천박하게 흐른다는 점도 명심해야해. 천성이 나쁘면 아무리 공부해도 소용없어. 자네는 천성이 착하니 하느님의 가호를 비네. "

    돈끼호떼2, 제 43장 돈끼호떼가 산초 빤사에게 준 두 번째 충고에 대해서 … 969 (동서문화사)

    (* 과거에 메모해놓았고 현재는 이 책이 집에 없어 정확하지 않음.)




    -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에서 다루는 고전 중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먼저 읽었으면 하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그 이유는?


    [있다] 돈키호테다. <돈키호테>는 종종 코미디 소설로 읽혀질 수 있다. 주인공 돈키호테의 모험은 각 장을 넘어갈 때마다 그가 겪는 매질과 고난을 통해 희극적 요소를 제공한다. 이는 마치 진상 부리는 술주정뱅이 연기하는 코미디언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우연히 맞으며 통쾌함을 선사하는 꽁트처럼 다가온다. 모자가 비에 젖지 않도록 하기 위해 쓴 세숫대야를 요술 투구라고 말하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운 바보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돈키호테를 국가 그리고 개인으로 대입하여 바라보면 우리에게 더 큰 교훈을 안겨준다.


    돈키호테를 국가에 대입하면 바보가 아닌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돈키호테 저자인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살았던 1588년 스페인은 칼레 해전 패배와 같은 중대한 사건을 통해 군사적, 정치적 몰락을 경험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할 때, 돈키호테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모험을 넘어서 스페인의 국가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588년 칼레 해전 패배는 패권을 쥐고 있던 스페인이 유럽에서의 군사적 주도권을 잃게 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패권을 쥐던 스페인은 왜 몰락하게 되었는가? 세르반테스는 개인의 몰락을 제국의 몰락으로 연결지었고, 돈키호테와 당시의 스페인을 동일하게 보고 있는 것처럼 다가온다. 돈키호테가 현재의 상황을 냉철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 매질을 당하거나 굴욕을 당할 때 마술이라며 정신승리하는 모습은 종교개혁, 자본주의라는 숙명을 완수하여 근대로 넘어가지 않고 중세에 머무르려고 하는 스페인의 모습에 가까웠다. 결국 스페인은 식민지 수탈체제를 바탕으로 가져온 원재료는 값싸게 수출하고 완제품을 비싼 값에 사들이는 바보짓을 반복하다가 경제위기를 맞게 된다. 돈키호테가 모험을 떠나면서 마주한 마술과 환상은 당시 스페인의 중세 가톨릭 세계관에서 근대로 전환되는 세상을 바라본 시선과 유사할 수 있다. 어쩌면 돈키호테는 서서히 무너져 가는 걸 모르는 스페인의 모습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세르반테스의 삶을 함께 담은 것일 지도 모른다. 

    망상이 조금 과한 해석은 우리나라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이 과거에 머무르기보다는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다. 역사적 사례와 망상력이 더해진 해석은 돈키호테가 단순한 소설을 넘어, 시간을 초월하여 아직까지 교훈을 제공하는 훌륭한 고전임을 보여준다.


    돈키호테를 개인에 대입하여 바라보면 용기로 다가온다. 돈키호테는 돈키호테는 주관적 신념과 객관적 현실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4차원적 세계를 창조한다. 이는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상을 추구하는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과 모험을 상징한다. 돈키호테가 마주하는 실패와 장애물을 마술로 표현하는 반응은 자신을 믿는 자기 최면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실현되지 않은 꿈과 이상에 대한 끊임없는 싸움을 의미하며, 언젠가 마술이 풀리면 그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돈키호테는 중세시대에 머물러 있던 스페인 사람이며, 기사도 소설을 사랑했기에 중세인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자신의 삶과 이름을 스스로 부여한 순간 근대인이다. 작품 말미에 환멸에 젖은 나머지 현실주의자로 전락하게 된다. 이를 패배라 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그는 산초를 이상주의자로 변모시켰기 때문이다. 현실주의자인 산초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산초처럼 바뀔 것이란 기대를 품게 만든다. 돈키호테가 머물렀던 세계는 중세였지만 이제 곧 근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꿈을 품게 만든다.

    이러한 해석은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돈키호테의 이야기는 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겪는 실패와 장애는 결코 끝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과 변화의 시작임을 보여준다. 이는 불확실한 미래로 나아가는 도전적인 여정을 겪는 이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심어주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힘을 선물한다.


    <돈키호테>가 던지는 질문, "현실이란 무엇인가?"를 들여다 보면 과학의 가치를 보게 된다. 근대로 넘어가는 중세의 전환기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작품의 주인공 돈키호테는 기사도 소설에 몰두하며, 그가 사는 현실 세계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돈키호테가 마주한 세상의 풍경은 그에게 마술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는 현실과 이상,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인간의 심리도 있겠으나, 돈키호테가 던진 질문은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며,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과학을 공부하자!"라는 답을 떠올리게 된다.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현실을 객관적이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과학적 사고방식은 현실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본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키호테를 국가, 개인으로 대입하여 바라본 시각과 돈키호테가 제시한 질문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며 충분히 가치있다.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에서 가장 먼저 읽었으면 하는 책으로 선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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