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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학교 4기 2차 에세이] "구체적인 현실 세계(世界)와 추상적인 개념(概念) 사이의 관계를 논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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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차예은 (218.♡.110.70)
    댓글 댓글 1건   조회Hit 6,381회   작성일Date 23-10-22 14:21

    본문

    "구체적인 현실 세계(世界)와 추상적인 개념(概念) 사이의 관계를 논하시오." 


    구체적인 현실 세계와 추상적인 개념은 닭과 알의 관계다. 구체적인 현실 세계가 닭이라면, 추상적인 개념은 알이다. 닭이 알을 낳고, 알이 닭이 되어 알을 낳는 것이지, 알이 닭을 낳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현실 세계와 추상적인 개념 간의 관계도 그렇다. 구체적인 현실 세계가 추상적인 개념을 낳는 것이지,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적인 현실 세계를 낳는 것이 아니다. 알에서 깨어난 닭이 세상에 적응하면서 새로워진 알을 낳아 새로운 개체가 형성되듯이, 현실 세계 A가 낳은 특정 개념 A에 의하여 변화한 현실 세계 A-1가 새로운 개념 A-1을 낳아 세계는 B로 변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변화를 혁명이라 한다. 


    추상적인 개념은 구체적인 현실 세계 뒤에 등장한다. 그럼에도 추상적인 개념은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 복종하지 않으려는 성격을 갖고 있다. 나뭇가지가 나무의 기둥 보다 더 높이, 더 멀리 뻗어나가려고 하듯이 추상적인 개념은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 안주하지 않고 초월하려고 한다.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적인 현실 세계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음에도 말이다. 그래서 여러 추상적인 개념에는 다양한 시도가 들어가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한정적으로 설명해 놓은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다가 부족한 부분을 인간의 상상력과 고유한 시선으로 채워놓는다. 그런데 추상적인 개념에 인간의 상상력과 고유한 시선을 지나치게 많이 넣어 구체적인 현실 세계의 총량을 넘어서면, 폭력이 발생한다. 이 세상은 이질적이고 복잡다단한 요소로 얽혀있다. 구체적인 현실은 여러 관점과 해석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으므로 다양한 개념이 파생된다. 그런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상을 단 하나의 거대한 개념으로 설명하기 시작하면, 해당 개념에 부합하면 선, 부합하지 않으면 악으로 구분된다. 이는 차별과 배제를 부르는 폭력의 근원이다.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적인 세계를 앞지를 수 없다. 하지만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적인 현실 세계를 바꿀 수는 있다. 구체적인 현실 세계는 항상 낡은 것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구체적인 현실 세계가 낳은 추상적인 개념도 다르지 않다. 추상적인 개념은 일정 시기동안 구체적인 현실 세계를 살고 있는 특정 집단들이 공유하는 신념과 가치로 형성된다. 하지만 이는 꾸준히 쌓여나가는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 의하여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개념이 등장해 틀이 바뀔 때가 있다. 이 변화가 혁명이며, 서양식으로 거칠게 표현하자면 부친살해 정도로 볼 수 있겠으며, 최진석 교수님은 새말 새몸짓으로 공손하게 표현하시는 것 같다. 새로운 구조로 이루어진 추상적인 개념은 구체적인 현실 세계의 틀을 완전히 뒤엎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구조로 이루어진 개념을 통하여 구체적인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이 바뀐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구체적인 현실이 완전히 바뀌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는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안겨다 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구체적인 현실 세계 속에서 혁명을 꿈꿔야 하는 이유이며,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적인 현실 세계를 앞지를 수 없다는 이유로 개념을 등한시 해선 안 되는 이유다.


    (* 닭보다 알이 먼저라는 댓글은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 정중하게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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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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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훈님의 댓글

    이창훈 아이피 (211.♡.4.136) 작성일 Date

    닭과 알, 나무와 나뭇가지, 혁명-부친살해-새말새몸짓까지.
    비유 하나하나가 생생하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생각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