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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길에서 마주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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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홍윤진 (218.♡.110.70)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018회   작성일Date 23-10-05 05:47

    본문

    어린이의 군것질은 편의점에서 어른의 군것질은 카페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난 어른이니까 카페에서 각종 음료와 디저트로 군것질을 즐긴다. 만약 조금 더 재미있는 군것질을 원한다면 개성있는 공간을 구현한 개인 카페로 향하면 된다.
    난 재미있는 군것질을 위하여 개인 카페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러다 비좁은 골목길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이 골목길은 차량 두 대와 사람 한 명이 지나갈 수 있을 법한 면적이었다. 그런데 한쪽은 불법 주차한 차량들이 줄지어 있는 바람에 차량 한 대와 사람 한 명이 지날 정도로 좁아졌다.
    골목길 맨 앞쪽에는 폐지를 잔뜩 담은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아버지 그 뒤에는 고물로 보이는 것들을 싣고 가는 봉고 트럭 그 뒤에 군것질을 위해 카페로 향하는 내가 있었다.
    봉고 트럭 운전자는 할아버지가 답답했는지 매서운 경적 소리를 울렸다. 리어카를 끌고 가시던 할아버지는 경적소리에 깜짝 놀라며 허둥지둥 쫓기듯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할아버지의 모습은 강자의 위협에 놀라며 항상 눈치 보고 쫓기며 살아온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 같았다. 그리고 리어카와 봉고트럭 간의 관계는 마치 세대, 부자와 빈자 간의 이해 불충분으로 인한 갈등으로 다가왔다. 감수성이 터져버린 나는 할아버지의 리어카를 밀어드리며, 봉고차에게 양해를 구했다. 내가 뒤에서 리어카를 밀어준 덕분에 할아버지는 골목길을 빠르게 탈출할 수 있었고 뒤 따르던 봉고 트럭은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리어카를 밀어준 나를 향해 오히려 짜증을 내셨다. 내가 리어카를 너무 세게 밀어버리는 바람에 여러 번 넘어질 뻔하셨나 보다. 이런 나의 모습은 상대에 대한 이해를 완전히 배제한 상태에서 나만의 속도를 강요하는 대한민국의 노사 갈등처럼 다가왔다.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아 좁아진 골목길. 더 커다란 존재에게 쫓기듯이 나아가는 할아버지, 타인을 향한 존중과 배려가 결여된 봉고트럭 운전자와 내 모습은 선진국의 탈을 쓰고 있는 후진적인 대한민국에 가까웠다. 하지만 힘겹게 카페에 도착하여 마주한 음료와 디저트는 선진국 그 자체였다 ^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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