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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6] 특별하고 아쉬운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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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ㅋㅋㅋㅋㅋㅋㅋ (223.♡.210.56)
    댓글 댓글 1건   조회Hit 6,575회   작성일Date 23-04-17 12:35

    본문

    기본학교 졸업 했습니다ㅋㅋㅋ 특별함과 아쉬움이 공존했는데요. 특별함은 동지들이 함께 꾸린 공간과 프로그램으로 졸업식이 이루어진 점, 양향자 의원님과 이주희 동신대학교 총장님께서 함께 해주셨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미세먼지로 인하여 등산 일정이 취소된 점, 모든 동지가 모여 뒤풀이를 하지 못한 점, 추가 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이 있습니다.
    저는 제대로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을 건강하게 숙성시키고자 5주 동안 남은 생각들을 되짚으며 정리할 생각입니다.


    최진석 교수님께서는 기본학교 3기 졸업식 축사에서 ‘부족함’이란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 금붕어 기억력이라 아닐 수 있음.) 저는 이 ‘부족함’을 사랑으로 해석했습니다. 기본학교 학생들에게 주고 싶었던 게 산더미 같았지만 그만큼 주지 못한 걸 아쉬워하는 부모님의 사랑처럼 느껴졌거든요.
    부모님의 사랑은 이주희 총장님과 양향자 의원님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주희 총장님께서는 가족 일정이 있으셨음에도 불구하고 기본학교까지 잠시 방문해 주셨거든요. 거기다 떡까지 선물해 주셨습니다. 저는 아침과 점심을 굶고 왔는데, 이주희 총장님 덕분에 배부른 상태로 졸업식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양향자 의원님 또한 기본학교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생각과 기운들을 불어넣어 주고자, 살면서 깨달은 점들을 과거에 만났을 때보다 더 많이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양향자 의원님께서는 ‘남는 게 돈이다.” 와 같은 말을 해주셨는데요. 이는 저 같은 먹보들이 맘 놓고 편히 먹길 바라는 부모님의 사랑처럼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앉은 테이블에서는 육회를 두 접시나 박살 냈습니다.

    등산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미세먼지로 인하여 취소되었습니다. 제가 기다린 일정이 취소되어 정말 정말*2,184 아쉬웠습니다. 저는 마지막 등산을 어떻게 할 것인가 머릿속으로 이미 그렸기 때문입니다. 산에 오를 때는 사무국장님과 발을 맞추고 산을 내려갈 때는 교수님과 발을 맞추고 싶었거든요.
    사무국장님께서는 제가 처음 산을 오를 때 뱉었던 징징거림을 할 수 있다는 용기로 전환시켜 주셨습니다. 이번 사무국장님과 산에 오를 때는 징징거림이 아닌 이온음료와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내려갈 때는 그동안 정말 궁금했지만, 뺨을 맞을 것 같아 뱉지 못했던 질문들을 교수님께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등산 일정이 취소되면서 제가 머릿속으로 그린 풍경에 닿을 수 없게 되었네요.

    아쉬운 결말은 찝찝합니다. 그런데 찝찝함, 아쉬움과 같은 불완전함은 매력적입니다. 불완전한 것들은 대부분 아름답거든요. 이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과 짝사랑을 향한 짙은 여운과 비슷합니다. 저에게 기본학교 또한 긴 여운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나름 정신승리를 하자면, 불완전한 것은 가장 한국스러운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전통음식인 김치와 젓갈 등은 모두 발효식품인데요. 발효는 산소가 없이 이루어지는 불완전 연소입니다. 발효를 위한 ‘삭힘’의 과정은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타자인 미생물이 개입한 것인데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은 삭힘을 이끌어 소화할 수 없는 것도 소화할 수 있도록 합니다.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이 발효식품인 치즈는 곧잘 먹는 이유가 이에 기인하겠죠. 어려운 지식과 개념들도 최진석 교수님께서 발효시켜 주신 덕분에 제가 건강하게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발효는 미생물이라는 타자, 기본학교 졸업식은 미세먼지라는 타자가 개입하여 다른 결과를 발생시켰습니다. 타자가 개입할 수 있는 빈틈은 다소 허술하여 원치 않는 결과를 내기도 하지만, 낯선 아름다움을 낳기도 합니다. 최진석 교수님의 졸업식 축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부족함’ 또한 타자가 개입할 수 있는 빈틈이기에 앞으로 더 아름다워질 것이란 기대를 품게 합니다. 제가 기본학교에서 보낸 시간이 아름다웠던 이유도 최진석 교수님, 김태유 교수님, 김문수 교수님 김재익 사무국장님, 기본학교 동지, 이주희 총장님, 양향자 의원님, 오종남 고문님 그리고 새말새몸짓 후원자 등 수 많은 타자들이 개입한 덕분이겠죠.

    아름다운 세상 또한 빈틈을 끊임없이 발견하고 채우는 과정을 반복하는 세상이 아닐까 합니다. 새말새몸짓의 빈틈을 채우기 위해 후원해주신 분들을 떠올릴 때마다 아름다운 세상이 머릿 속으로 그려지는 이유도 이에 기인하겠죠.
    후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저는 6개월이란 시간동안 아름답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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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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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훈님의 댓글

    이창훈 아이피 (211.♡.4.136) 작성일 Date

    ㅋㅋㅋㅋㅋㅋㅋ님께서 기록을 남겨주신 덕에 여운이 다시 진해지네요.
    6부작을 또 어떻게 이어가실지 기다려집니다.
    졸업식을 지나왔지만 끝이 아닌 듯한 기분은 왜일까요
    아직 제대로 시작조차 못 해본 듯 애타는 마음이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