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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 2차 시험문제] 구체적인 현실 세계(世界)와 추상적인 개념(概念) 사이의 관계를 논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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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전민정 (218.♡.110.70)
    댓글 댓글 1건   조회Hit 4,741회   작성일Date 23-10-23 07:37

    본문

    구체적인 현실 세계(世界)와 추상적인 개념(概念) 사이의 관계를 논하시오. 


    구체적인 현실이 태양이라면, 추상적인 개념은 달과 수 많은 별 그리고 조명이다. 태양은 우리를 살아 숨쉬게, 세상을 볼 수 있게 이끌어주는 근원적인 에너지다. 하지만 우리는 맨눈으로 태양을 정확하고 면밀하게 들여다 볼 수 없다. 하지만 밤에 빛나는 달과 별을 통하여 태양빛을 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으며, 조명을 통해 태양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추상적인 개념은 들여다 볼 수 없는 구체적인 현실의 일부를 들여다 보게 만들어준다. 


    가치투자의 창시자로 알려진 벤저민 그레이엄은 주식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의 스승으로 유명하다. 그는 구체적인 현실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는지, 추상적인 개념으로 기업을 들여다 봤다. 그래서 그는 기업을 투자할 때 해당 기업이 어떤 상품을 팔고 있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현실이 아닌, 정량성과 유형성 측면이란 추상적인 방식으로 구체적인 현실을 보려 했다. 

    태양이 달 뿐만 아니라 수 많은 별들을 빛나게 하는 것처럼 구체적인 현실은 수 많은 추상적인 개념을 만들어낸다. 이는 하이데거를 통해서도 찾을 수 있다. 그는 존재라는 구체적인 현실을 설명하기 위하여 존재와 관련된 100여 개의 복합어인 추상적인 개념을 만들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 그가 쓴 존재와 시간은 어려워서 못 읽었다.)

    이처럼 추상적인 개념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구체적인 현실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이끌어준다. 우리는 인지를 통하여 추상적이고 모호함을 느끼지만, 추상적인 개념으로 정리되어 있는 책을 읽으면 보다 선명한 형태와 윤곽이 드러난 인식과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추상적인 개념은 구체적인 현실을 더욱 선명하고 명확하게 그릴 수 있는 기틀이 된다.  

    하지만 추상적인 개념에만 매몰되면 구체적인 현실을 망각하게 만든다. 중세시대 사람들이 추상적인 개념에 가까운 신을 쫓느라, 구체적인 현실에 가까운 과학을 외면하려 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이 앞으로 더 나아가려면 추상적인 개념만 들여다 보는 게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A를 통하여 구체적인 현실 세계를 들여다 보고, 추상적인 개념A가 드러내지 못한 또 다른 구체적인 현실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공간 양자라는 개념을 들 수 있겠다. 현대 물리학이 발전하면서 공간에는 균일한 물질이 채워져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공간 양자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면, 상당히 심도 있는 수학적 이해력을 요구한다. (* 그래서 내가 이해 못한다.)

    추상적 개념은 구체적인 현실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도구와 같다. 그런데 추상적인 개념이 주는 편리함에만 매몰되면 안 된다. 추상적인 개념을 통하여 세상을 바라볼 때에는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적인 현실 세계를 완전히 드러낼 수 없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호기로운 자기 확신에 휩싸인 상태로 추상적 개념을 통해 세상을 보려고 하면 폭력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닫힌 마음, 호기심이 질식된 상태로 추상적인 개념을 통해 구체적인 현실을 바라보려는 태도는 앞으로 나아갈 동력까지 앗아간다.


    낮에는 햇빛이 밤에는 달빛과 별빛이 우리는 비쳐준다. 세상을 환하게 밝힐 때에도 구체적인 현실과 추상적인 개념을 활용해야 한다. 물론 세상은 햇빛과 달빛 그리고 별빛이 닿지 않아 어둠으로 휩싸인 곳도 있다. 만약 햇빛과 달빛, 별빛으로도 부족하다면, 우리는 새로운 추상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조명을 사용해서라도 환하게 비출 준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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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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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훈님의 댓글

    이창훈 아이피 (211.♡.4.136) 작성일 Date

    안녕하세요!
    민정님의 글을 읽으면서

    종교는 '인간의 정신을 추상한 결과'지만 과학은 '인간의 정신과 땅, 바다, 공기, 다른 생물들까지 추상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종교의 추상으로 정치와 무역, 전쟁을 통제할 수 있지만 (인간의 정신이 모여 작동하므로)
    (인간의 정신이 내재해있지 않은) 증기열차, 파나마 운하, 코로나 백신까지 만들어내기는 어렵다고 미뤄 짐작해봤습니다.

    생각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