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작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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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창훈님의 댓글
이창훈 아이피 (211.♡.4.136) 작성일 Date
진영님의 글이 제 마음을 흔들어놓네요!
몇 가지 질문을 드려도 괜찮을까요~
1. '작품 앞에 머물러 있는 누군가'를 발견해 동요를 느끼고, 이렇게 글을 남긴 진영님도 하나의 사랑을 하신 게 아닐까요?
2. 네 번째 문단, '나와 비슷한 뿌리를 둔 사람'들과 진영님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는지 궁금합니다.
3. 진영님께서는 '상대방을 오랫동안 바라보려 노력하는 사기꾼이나 카사노바'와 '사진만 찍고 바삐 자리를 옮기는, 또는 차가워진 마음으로 침대를 떠나는 누군가' 중 어느 쪽을 더 긍정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변진영님의 댓글의 댓글
변진영 아이피 (218.♡.110.45) 작성일 Date
아 ㅋㅋㅋ 주저리 주저리인데 감사합니다.
1. 맞습니다 ㅋㅋㅋㅋ 사실 저는 미술관에 있는 작품보다 작품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을 사랑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작품을 보지 않고 사람들만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15년 동안 한 사람만 짝사랑한 이야기, 3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을 아직까지 그리워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여기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생각해요.
2. 가장 큰 공통점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대륙이라 생각해요. 저기는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였는데요. 한 작품 앞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는 사람들은 실제 거주하는 대륙이 유럽이 아닌 다른 곳에 위치한 사람들이었어요. 같은 한국 또는 동양 사람이어도 유럽에 오랫동안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여유롭게 작품 앞에 앉아 즐길 줄 알았거든요. 저 사진 속 여성분 또한 동양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거주하고 있는 대륙이 유럽이 아닌 사람들은 정해진 시간 내에 많은 걸 경험하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했어요. 이는 동양인 뿐만 아니라 서양인도 비슷하게 적용되었습니다. 물론 예외도 있을겁니다. 런던에만 이주일 동안 머물렀던 한국 사람을 만났었는데요. 그 분은 내셔널 갤러리, 지질박물관을 10번도 넘게 갔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그 분이 한 작품 앞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3. 언급하신 사람들은 큰 틀에서 보면 모두 같은 유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굳이 분류한 다음 긍정하는 쪽을 꼽자면, 카사노바입니다. 사기꾼은 상대를 기망하려는 의도가 녹아있기 때문에 진심이 부족하죠. 사진만 찍고 자리를 떠나는 사람, 차가워진 마음으로 침대를 떠나는 사람 또한 진심이 완전히 식어있는 상태입니다. 카사노바도 유형이 다양하게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몇몇은 한 사람을 오랫동안 바라보지 못할 뿐, 사랑할 때 만큼은 진심과 영혼을 담아 임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파블로 피카소처럼요. 피카소는 연인이 바뀔 때마다 그림이 바뀌었거든요. 누군가를 사랑할 때마다 글씨체를 바꾸는 게 쉽지 않듯 피카소처럼 여자가 바뀔 대마다 그림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한 사람에게 온전히 정착하지 못했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때만큼은 얼마나 진심을 다했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