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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증나니까, 빨리 좀 지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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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양수빈 (156.♡.59.2)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2,910회   작성일Date 24-04-23 06:05

    본문


    난 더위라는 녀석,, 아니 더위라는 새기가 참 짜증난다. 더위를 향한 짜증나는 마음이 큰 만큼, 과하게 의식해서 그럴까? 난 모든 계절을 더위로 연결짓는다.

    봄은 더위가 오고 있는 시기, 여름은 더위가 찾아온 시기, 가을은 더위와 멀어지는 시기, 겨울은 더위가 지나간 시기. 특히 더위가 찾아온 시기는 열대야의 연속이다. 덥고 습한 날씨를 마주하고 있으면, 길거리의 가로수들이 모두 선인장이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다. 미동이 없는 딱딱한 마네킹 조차도 더위로 인해 겨드랑이 땀에 흥건해지겠지. 


    더위라는 새기는 참 눈치가 없는 게, 내가 감추고 있던 비밀 같은 땀 냄새를 주위 사람들에게 여과없이 알린다. 난 그럴 때마다 알려진 비밀을 수습하듯 부지런히 땀을 닦고, 향수로 땀내를 가리려 애쓴다. 특히 검정색 셔츠를 입은 날이면, 소금 자국이 하얗게 남는다. 이는 나의 행동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집으로 도망치게 만든다. 이 하얀 자국은 과도한 나트륨 섭취의 폐해일까? 아니면 더위와 열렬하게 싸운 흔적일까? 나트륨 섭취를 피하면 검정색 셔츠에 남겨진 하얀 자국을 줄일 수 있을까?


    나에게 더위는 눈치 없이 끼어드는 불청객이지만, 날벌레들에게 더위는 매우 반가운 존재처럼 보인다. 날벌레들은 더위가 풍기는 후덥지근함을 활동의 에너지로 받아들이듯, 더위 속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며 그들만의 축제를 벌이고 번식하기 바쁘다. 이는 마치 가벼워진 옷차림과 함께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 젊은 남녀가 해변가에서 헌팅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그런데 이번 더위는 조금 궁금한 게 있다.  221년 만에 1,000조 마리의 매미떼가 미국에 들이닥친다는 소식이다. 올여름 미국의 여러 지역에 13년과 17년의 주기를 가진 두 부류의 매미가 지상으로 나와 활동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 주기는 13과 17의 최소공배수인 221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때가 바로 2024년이라고 한다. 두 부류에 포함된 7종의 매미가 미국에 한꺼번에 출현할 예정이라니. 하루 빨리 유튜브에서 중대될 미국의 풍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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